[한중FTA를 듣는다](1) 전농 제주도연맹 박태관 의장..."1차산업 지키기 위해 막아야"

▲ 전농 제주도연맹 박태관 의장
"한중 FTA가 체결되면 제주 1차산업이란 말이 없어질 지 모릅니다"

한중 FTA 2차 협상이 제주 중문단지 롯데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박태관 의장을 만났다.

박 의장은 한미 FTA에 비해 만약 한중 FTA가 체결되면 제주 1차산업에 대한 피해는 엄청나다고 걱정부터 앞섰다.

당장 감귤산업 뿐만 아니라 마늘.양파.당근 등 제주 1차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밭작물이 끝장난다고 박 의장은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중FTA 체결시 10년간 제주감귤 생산량이 최대 1조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최대 3조원 이상 피해가 우려된다.

이 뿐이 아니다. 밭작물 피해 규모는 집계조차 하기 어렵다. 제주산 양식광어 415억원, 갈치 373억원, 조기 105억원 등 수산업 분야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의장은 "한중 FTA가 체결되면 제주에는 농업이라는 1차산업이라는 것이 없어질 수 있다는 의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중국이라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달리 농업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렇게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는데도 한중FTA 추진을 강행하는 것은 제주 농어민들에게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중국은 비료대와 종자대, 수확대, 농기계를 보조해 주고 있어서 생산비의 50~60%를 지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생산비 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최소 5배, 최대 10배 가격이 싼 중국 농산물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전농 제주도연맹 박태관 의장
한미 FTA와 한중 FTA에 차이점에 대해 박 의장은 "미국에서 직접적으로 농산물을 곧바로 수입할 수 없다"며 "하지만 중국의 경우 거의 모든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시일 내에 수입이 가능해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중국은 인구의 50% 가까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FTA가 체결되면 예외품목을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수입되고 있는 메밀.콩.채소류 등 중국산 농산물이 차지하고 있는 데 농산물 전 품목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장은 배추농사의 예를 들며 "6~7년전 중국에서 배추 수입이 되기 전에는 생산면적이 유지돼 왔지만 저린 배추가 수입되면서 제주 배추농업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2년전 배추 파동이 일어나자 이명박 정부에서 중국산 겨울배추를 수입하면서 제주에서는 겨울배추 농사를 접어버렸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한중 FTA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가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협상 중단을 위해 모든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실제로 전농과 전여농을 중심으로 4~5일 협상장 인근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협상 중단을 요구할 방침이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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