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산지천 일대에서 오는 14일부터 10월 말까지 12회에 걸쳐 '2012 제주 자청비데이 프린지 페스티벌'가 개최된다. ⓒ제주의소리
지난 8일 제주시 각 북카페에서 열린 '2012 제주 자청비데이 프린지 페스티벌' 간담회. ⓒ제주의소리
제주시 산지천 일대에서 오는 14일부터 10월 말까지 12회에 걸쳐 '2012 제주 자청비데이 프린지 페스티벌'가 개최된다. ⓒ제주의소리

이달부터 10월 말까지 제주시 산지천서...주류-비주류, 프로-아마추어 경계 허물기 '시도'

▲ 제주시 산지천 일대에서 오는 14일부터 10월 말까지 12회에 걸쳐 '2012 제주 자청비데이 프린지 페스티벌'가 개최된다. ⓒ제주의소리

제주 구도심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프린지’(Fringe)라는 문화 씨앗이 심어진다.

가장자리, 비주류라는 뜻을 지닌 ‘프린지’(Fringe)는 1947년 영국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이 처음 열리던 해 초청받지 못한 비주류 예술가들이 축제장 변두리에서 공연한 것에서 시작했다. 60여년이 지난 현재는 전 세계 70여개가 넘는 도시에서 치러지면서 비상업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의 축제의 대명사로 꼽힌다.

이러한 ‘프린지’ 정신을 내걸고 제주 안팎의 문화예술인들이 어깨를 건다.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제주시 산지천변을 무대삼아 펼쳐질 ‘2012 제주 자청비데이 프린지페스티벌’에서다.

제주의 여신이자 대지의 신인 ‘자청비’가 타이틀 맨 앞에 붙은 이유는 토요일을 제주적으로 해석한데서 비롯됐다. 영어로 토요일을 뜻하는 새터데이(Saturday)는 대지의 신 사투르누스(Saturnus)에서 유래된 단어라는 점에 착안해 새터 대신 ‘자청비’가 붙은 것.

▲ 제주시 산지천 일대에서 오는 14일부터 10월 말까지 12회에 걸쳐 '2012 제주 자청비데이 프린지 페스티벌'가 개최된다. ⓒ제주의소리

축제는 크게 공연과 전시, 아트마켓 세 부분으로 나뉜다. 그러나 말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무엇이 됐든, 어떤 방식을 빌리든 누구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프린지’ 정신이다.

산지천 일대를 중심으로 아트로드(프린지 공연), 아트스페이스(전시 및 체험마당), 프린지 아트마켓(아트상품 판매), 프린지 오프마켓(주변상가 할인행사), 프린지 구석구석 모관골목탐색(구도심 역사문화기행), 프린지 알리미(매거진과 다큐) 등의 프로그램이 채워진다.

이곳에선 아마추어와 전문 예술단체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특히 지역 내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무는 역할도 해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방분권’을 선언한 (사)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회(이사장 박경훈)가 주최를 맡아 축제의 전반을 진행하게 된다. 이들은 토대를 마련할 뿐 참여자들이 직접 씨앗을 뿌리고 거두는 것이 축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박경훈 이사장은 “이미 만들어진 판에서 쳇바퀴 돌듯 주류단체의 기획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가급적 공급자와 수용자 즉 연기하는 자와 관람객이 서로 엮이는 구조를 지향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지난 8일 제주시 각 북카페에서 열린 '2012 제주 자청비데이 프린지 페스티벌' 간담회. ⓒ제주의소리

이러한 움직임에 문화예술인들의 관심도 상당하다. 지난 8일 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는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등 문화예술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해 다양한 주문을 쏟아내는가 하면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결국엔 이들이 꾸려갈 축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문화기획자는 “관객이 많이 와야 성공하는 축제가 아니라 하는 사람이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 ‘이게 예술이야?’싶을 정도로 일반 무대에선 쉽게 볼 수 없는 것까지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주최측도, 문화예술인들도 “잘 안되면 어쩌나” 우려보다는 기대가 더욱 크다. 그 밖에 것을 채워가는 건 참여자들의 몫이기 때문. 그러나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의 의견을 어떻게 조율해가야 할지는 주최측의 과제로 남았다.

‘2012 제주 자청비데이 프린지페스티벌’은 오는 14일 첫발을 뗀다. 이들은 메인 프로그램 외에도 구도심 역사문화 탐방 등을 통해 제주의 근현대사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지역 상권과 연계해 할인 행사 등을 내놓는 등 주변 지역 활성화를 꾀할 다양한 시도를 펼치게 된다.

그동안 구도심 공동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치와 행정, 상권 등에서 각종 방안을 내놓았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지 않아 골머리를 앓던 참이었다. 이 가운데 문화예술이 뿌리는 씨앗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이목을 끌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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