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포럼] 우리사회 남과 여 '50·50'을 만들자

제주시 주최, 제주YWCA(회장 임강자) 주관의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50·50 사회만들기 여성포럼'이 9일 제주도중소기업지원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김숙희 전 교육부장관이 참석해 '가정과 직장 양립의 웰빙 전략 세우기' 주제강연을 펼쳤다.

김 전 교육부장관은 "결혼을 하면서 아내, 며느리, 어머니 등의 다양한 역할이 부여되는 여성이 가정과 직장을 양립해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며 "이는 사회전반의 '양성평등'이 이뤄져야 가능한 것이지만 개인의 특성에 따라 패턴이나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교육부장관은 " 직장여성의 가정과 직장의 양립 웰빙은 경제적인 독립과 가사노동에 대한 여성 스스로의 비하가 없어져야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하며 "가정 내에서의 양성평등이 이뤄져야 하고 그 개념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전 교육부장관은 "자기 생활을 아름답고 기쁘게 생각하고 유쾌한 순간 만들기에 고민한다면 인생이 즐거워진다"고 마무리했다.

김 전 교육부장관의 주제강연 후 각 주제별로 패널들의 발제가 이어졌다.

'가족관계 재정립'에 대해 발제 한 하순애 제주시여성정책자문위원장은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웰빙'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직장 여성의 웰빙은 여성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회 전반의 모순된 현실 타파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 자문위원장은 "가정과 가족을 위한 희생과 헌신이 여성의 삶을 억압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희생과 순종을 강요당하는,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부여된 신화 깨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발제 한 고의숙 전교조 제주지부 정책실장은 '출산·육아'에 대해 "직장여성 2명 중 1명이 출산이나 육아로 인한 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있다"며 "출산·육아는 소중하고 위대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직장과의 양립을 고민하다 결국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여성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고 정책실장은 이어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한 법 제정은 이미 이뤄진 상태지만 현장에서의 어려움으로 이행되지 않는 실정"이라며 "법적으로 보장된 여성의 권리 찾기가 사회적 갈등으로 작용하지 않게 사회 전반의 시책이 뒤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출산·육아는 여성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적 책임으로 받아들여 사회적 복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자기관리·개발'에 대해 발제 한 고혜영 전문직여성클럽 부회장은 "공적인 생활의 어떤 성공도 가정에서의 실패를 보상해 주지는 않는다"며 "행복이란 본인의 마음먹기에 달렸으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행복을 찾으며 자기 개발에 노력해야 자신감도 생기고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고 부회장은 또 "가정과 직장의 양립을 위해서는 균형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신이 실력을 갖췄을 때 가정과 직장에서 빛나는 여성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여가·시간관리'를 발제 한 서은숙씨는 "무엇보다도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필요한 이 때에 가부장적 사회인식은 근로하는 여성의 여가 시간을 가사노동에 할애하기를 강요하고 이런 부담감은 여성 인력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시작했다.

"'과도한 가사노동'이 현대 여성 결혼 회피 이유로 나타나는 시점에서 사회적으로 여성의 경제 기여도에 상응하는 여가 시간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근로여성의 '웰빙'"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직업군에 따른 다양한 여가 선용 프로그램 개발과 여성 스스로의 여가 선용 필요성 인지가 선행돼야 하고 소비형태가 아닌 생산적·미래지향적 여가선용 프로그램 개발에 공공기관이 주관이 돼 정책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발제를 마쳤다.

양수열 제주은행 종합기획부 부부장은 '재무관리'에 대해 "사회 전반에 '남자가 돈 벌고 여자가 관리한다'는 생각이 팽배한데 돈은 버는 것보다 관리가 중요하다"며 "각 라이프사이클별 재무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부부장은 "라이프사이클은 '아동기→청소년기→청년기→신혼기→자녀양육1기→자녀양육2기→자녀독립기→노년기'로 나뉘는데 각 사이클의 변화에 맞춰 저축, 투자, 자금 운용 등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성공한 재무관리라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웰빙'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제도적 마련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장여성들의 가정과 직장 양립문제와 더불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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