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승효상 제주도 경관위원장, 그린시티 사업 ‘부결·대폭 수정’ 시사

▲ 제주시 연동 그린시티 조성사업 조감도. ⓒ제주의소리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시 연동 ‘그린시티’ 사업과 관련해 승효상 제주도 경관위원장이 21일 “그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승효상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인 제주미래전략산업연구회가 개최한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왜 지켜야 하는가’주제의 정책토론회에 참가차 제주를 찾았다. 지난 17일 열린 경관위원회 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던 그다.

토론회가 끝나기 전 급하게 일어서던 승 위원장을 쫓아간 기자가 “논란이 되고 있는 연동 그린시티 조성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승 위원장은 “그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대기 중이던 차량에 급하게 올라 공항으로 향했다.

▲ 승효상 제주도 경관위원회 위원장. ⓒ제주의소리
이날 승 위원장의 말은 사업자인 (주)푸른솔이 제안한 용도변경 및 고도완화를 전제로 한 그린시티 사업 추진이 원활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암시’로 풀이된다.

(주)푸른솔이 제안한 그린시티 조성사업은 건폐율과 용적률을 낮추는 대신 건축높이를 30m이하에서 50m이하로 대폭 상향 조정하고, 용도를 변경해 상업지구에 대규모 공동주택을 짓겠다는 내용이다.

이전 사업자와의 형평성, 주변 경관과의 조화 등과 맞물려 특혜 논란이 뜨거운 곳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이례적으로 도시계획(지구단위계획)을 입안하기 전에 경관위원회 자문을 구했지만, 경관위원회는 지난 17일 열린 회의에서 “두 번에 걸쳐 자문과 심의를 따로 할 필요가 이유가 없다”며 자문을 포기했다. 이날 승 위원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 위원장은 이날 기자에게 “그린시티 사업내용을 알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이날 “그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란 승 위원장의 말은 사업내용을 인지한 상태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경관심의 때 부결 또는 대폭적인 수정을 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열린 제주도 도시계획위원회(7월13일)는 그린시티 특혜 의혹의 양대 축인 용도변경과 건축물 고도완화 문제를 재검토하라는 의견을 냈었다.

이에 (주)푸른솔은 조치계획을 통해 용도변경의 경우 일일 교통량, 상·하수도, 전기, 초등학교 학생 수용 등의 면에서 기존 기반시설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주도에 제출했다. 다만 건축물 높이와 관련해서는 경관위원회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제주도는 경관위원회가 자문을 포기함에 따라 조만간 도시계획 입안 여부를 결정한 뒤 도시계획위원회→경관위원회→도시건축공동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도시계획 입안 여부는 빠르면 8월중, 3개 위원회 심의에 속도를 낼 경우 지구단위계획 변경 여부 고시는 12월에서 내년 1월로 예상된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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