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연휴 최대5일, 민속행사·전시·공연 등 문화행사 다양

조상들이 추석을 가리켜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했던 건 먹을거리가 가장 풍성한 명절이면서 무엇보다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데서 나온 말일 것이다.

올해 추석연휴는 29일부터 31일까지. 추석 당일은 일요일이지만 공휴일인 개천절이 수요일인 덕분에 운이 좋다면 5일간 쉴 수 있다.

연휴 내내 흐린 날씨가 예고됐다. 추석인 30일에는 ‘곳에 따라 비’라는 야속한 소식도 덧붙었다. 하지만 기상청은 구름 사이로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차례상을 접고 나면 간만에 모인 가족과 ‘뭘 하고 놀까’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걱정 마시라. 민속행사, 공연, 전시, 축제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가 준비돼 있다. 입맛 따라 취향 따라 그저 고르기만 하면 된다.

#. “추석엔 역시 민속놀이지”

▲ 국립제주박물관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추석 맞이 민속행사. ⓒ제주의소리

◇제주시 목관아지 = 제주시 삼도동에 위치한 제주 목관아. 탐라국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제주의 정치·행정·문화를 아우르는 중심지였던 옛 모습을 복원해 8년 전부터 시민과 관광객을 발길을 끌고 있다.
 
제주시 문화유적지관리사무소(소장 고매숙)는 29일부터 1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사이 ‘전통 민속놀이 체험마당’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제주 관덕정이 지닌 역사성에 알맞게 국궁(활쏘기), 진검베기, 병장기 등 전통무예를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한 조선시대 용맹한 전통무예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한 전통무예시연도 펼쳐질 예정.

이밖에도 투호놀이, 제기차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윷놀이, 널뛰기 등 전통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국립제주박물관 = 제주시 일도동에 위치한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권상열)에서는 ‘민속놀이 한마당’이 펼쳐진다.

29일부터 1일까지 박물관 야외정원에서 제기차기, 투호놀이, 널뛰기, 대형 윷놀이, 굴렁쇠 굴리기, 풍속화 퍼즐 맞추기 등 전통 민속놀이와 함께 고리던지기, 공기놀이 등 잊히는 추억의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사랑의 굴렁쇠 굴리기’ 가족 경연으로 우승팀에는 상품도 지급된다.
 
또한 떡메치기 체험장이 마련돼 제주도 전통 떡인 기름떡과 인절미 직접 만들고 맛도 볼 수 있다. 상설 프로그램인 ‘탁본·목판인쇄 체험코너’와 체험관 ‘어린이 올레’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문의=064-720-8000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 제주시 일도동에 위치한 제주자연사민속박물관(관장 홍성보) 역시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로 발길을 붙든다.

굴렁쇠굴리기, 투호놀이, 제기차기 등 대표 민속놀이를 ‘가족대항’으로 벌인다. 또한 체험마당으로 빙떡 만들기, 추억의 달고나 만들기. 전통 놀이 마당으로 동차타기, 사방치기, 굴렁쇠돌리기, 투호놀이, 딱지치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을 준비했다. 문의=064-710-7708

#. 농경의 신 ‘자청비’와 산지천에서 맞는 보름달 

▲ 제주시 산지천변을 무대로 펼쳐지는 '2012제주 자청비데이 프린지페스티벌'. ⓒ제주의소리

제주 구도심 산지천변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펼쳐지는 ‘2012 제주 자청비데이 프린지페스티벌’. 이번 주에는 추석을 맞아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간 열린다.

“농경의 신 자청비야말로 오곡을 풍성하게 거두는 한가위에 꼭 들어맞기 때문”이라고 페스티벌 조직위는 설명했다.

이 페스티벌은 산지교, 북성교, 광제교 산지천변 세 다리와 분수광장, 해양호(피난선) 다섯 군데를 중심으로 갖가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아트로드(프린지 공연)에는 인디뮤지션·퍼포먼스팀·풍물·마임이 들어차고, 아트스페이스(전시 및 체험마당)와 프린지 아트마켓(아트상품 판매)이 채워진다.

28일에는 명절 기분 듬뿍 내고자 특별히 ‘민속’적인 무대로 꾸려진다. 산지천 세 다리에 우리 가락으로 한가위 흥취를 돋울 예정. 제주소리, 민요패 소리왓, 어린이민요단 소리나라, 가향판소리 마당과 태평소, 대금, 소금 시나위 등이 채워진다.

29일에는 전 부치고 고기 굽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편안한’ 공연들이 준비됐다. 대부분 클래식통기타 공연으로 달 차오르는 저녁을 책임진다. 또한 9월부터 페스티벌 조직위가 야심차게 내놓은 ‘도심역사.문화여행’과 ‘북콘서트’도 빼놓을 수 없다. 문의=010-9698-1238.

#. 한가위 보름달 어디서 볼까? ‘별빛누리공원’
시내에서 약간만 벗어났을 뿐인데 별 총총 쏟아지는 곳이 있다. 제주시 아라동에 위치한 별빛누리공원. 맞붙은 고층건물이 없어 시야가 탁 트여 야경을 만끽하기에도 그만이다.

추석 당일과 휴관일인 월요일에도 문을 열어 관객들을 맞는다. 날씨만 궂지 않으면 관측실에서 600mm 카세그레인식 망원경으로 보름달과 여름 별자리 등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우주를 테마로한 전시실, 천체투영실 등 흔히 볼 수 없는 것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미리 예약해두면 4D입체영상관도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 5천원. 미취학 아동은 무료다. 문의=064-728-8901.

#. 한 박자 쉼엔 ‘공연’과 ‘전시’가 제격

▲ 김병국 作 '보다 #.12'

◇제주 난타 = 제주에 상설 공연장을 연 ‘난타’가 추석을 맞아 제주도민에게 70% 파격 할인 혜택을 내놨다.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제주시 제주영상미디어센터 예술극장 전용관에서 상설 공연 중인 난타 관람료 7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5만원인 S석은 1만5천원에, 6만원인 VIP석은 1만8천원에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제주도가 발급한 재외제주도민증(국내 거주자에 한함)을 소지하고 있는 관람객에게도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제주 난타는 지난 2008년 4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매일 오후 5시와 8시에 상설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문의=064-723-8878

◇제주의 표정展 = 제주 섬의 표정을 붓으로 훑은 ‘제주의 표정’展이 28일부터 10월2일까지 제주도 문예회관 2전시실에서 열린다.

‘제주의 표정’은 전·현직 제주대 미술학부 교수 36명으로 구성된 미술동인이다. 이번이 열네 번째 전시로 줄곧 동인 이름을 그대로 주제로 삼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부터 한국화, 조각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거칠고 메마른 그러나 늘 푸근한 ‘섬’의 표정은 물론, 섬 땅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이들을 통해 드러난다. 문의=064-710-7662.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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