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멸 감독의 독립장편영화 '끝나지 않은 세월II-지슬'. ⓒ제주의소리
오는 10월4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끝나지 않은 세월II-지슬> 상영시간표.

오멸 감독 4.3장편영화 '지슬'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일정 예고

 

▲ 오멸 감독의 독립장편영화 '끝나지 않은 세월II-지슬'. ⓒ제주의소리

오멸 감독의 4·3영화 <끝나지 않은 세월II-지슬>이 10개월의 준비기간에 마침표를 찍고 국제무대에서 첫 선을 보인다.

<지슬>은 4·3광풍이 온 섬에 휘몰아치던 1948년 겨울, 동광리 큰넓궤 동굴로 피해있던 마을주민 수십 명의 실화를 ‘흑백’의 시선으로 훑은 작품이다. 제주 최초로 4·3을 장편영화로 옮긴 선배(故 김경률 감독)의 뜻을 잇기 위해 ‘끝나지 않은 세월II’라는 제목이 붙었다.

오멸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제주4.3에 희생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희망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던 만큼 4·3의 통증을 드러내는 작업보다는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 오는 10월4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끝나지 않은 세월II-지슬> 상영시간표.

<지슬>은 오는 10월 4일부터 13일 열리는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6일부터 11일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 상영 후 GV(Guest Visit)로 관객과의 눈맞춤도 예고됐다.

이 영화에는 ‘4·3영화'라는 타이틀에 ‘함께 만든’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말 그대로 도민들이 함께 만든 영화이기 때문이다.

손에 쥔 돈 없이 4·3에 대한 사명감 하나만 갖고 지난해 12월부터 촬영을 시작한 영화는 제작비라는 벽에 부딪히며 여러 번 고비를 넘겼다. 후반부 작업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제작비 부족으로 작업이 중단되자 온라인 펀딩 프로젝트로 누리꾼들의 정성을 모아 겨우 영화를 완성시켰다. 물품과 재능 기부 등도 보태졌다.

또한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아시아 영화 발굴 제작 지원프로그램 ‘아시아영화펀드’(ACF)의 올해 지원대상작으로 자막과 CG 등 영화의 후반부 작업을 지원받았다.

특히 세 부문으로 나뉘는 ACF에서도 ‘장편독립영화 후반작업 지원펀드’ 프로젝트는 매년 부산국제영화제의 화제작을 발굴하기로 유명하다. 이번 기회로 국내외 영화인들의 주목을 이끄는 한편 ‘탐라우드’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게 됐다.

부산 나들이를 앞둔 오멸 감독은 작업을 마친 후련함보다는 부담감이 더 큰 듯 했다. 영화 작업을 마쳤다고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얼마나 ‘4·3’을 각인시키느냐가 작품의 완성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오 감독은 “매 맞으러 간다”고 말했다.

한 편의 영화가 개봉으로 이어지기까지 마케팅에 쓰는 돈은 평균 10억. 1억 원 남짓으로 만든 <지슬>은 엄두도 못 낼 금액이다. 때문에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들에겐 희망의 빛줄기와 다름없다. 오 감독은 “이번에 부딪혀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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