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레고레타 주한 대사관 통해 입장 표명  "철거 예외 인정된다면..."

▲ 지난달 제주를 찾았던 빅토르 레고레타. <제주의소리DB>

세계적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의 작품인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앵커호텔 모델하우스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철거가 유보된 가운데 그의 아들인 빅토르 레고레타(45)가 ‘더 갤러리’가 보존됐으면 하는 바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빅토르 레고레타는 4일 주한 멕시코 대사관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3년 전부터 건축사무소를 운영해왔다.

이번 공식입장 발표문에서 빅토르는 “지난 달 ‘레고레타+레고레타’ 건축사무소장으로 카사 델 아구아 프로젝트 내 갤러리 철거와 관련해 진실과 다르게 다뤄지는 듯 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여겼다”고 말머리를 열었다.

빅토르는 “(앵커호텔) 프로젝트는 2년여 전 당시 저희 아버지인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지휘 아레 '레고레타+레고레타' 건축사무소의 이름으로 진행됐다. 앵커호텔을 마무리 짓는 취지로 현재 건축주인 (주)부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의 입장을 취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본 콘셉트에 따른 올바른 마무리를 위해 최근 제주도에 방문했을 때 현 개발자에게 이에 대한 자료를 제공했다. 현재 저희는 (주)부영으로부터 본래 프로젝트에 의거한 마무리를 짓기 위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을 보탰다.

그는 “철거를 목적으로 이 프로젝트 홍보 차 건설된 갤러리를 아우르는 파빌리온은 저희 아버지의 건축관을 대표하는 훌륭한 작품이다. 이것이 보존된다면 굉장히 기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더 갤러리가 제한구역에 위치해 임시 허가를 받아 지어진 건축물이기 때문에 법적 문제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카사 델 아구아'의 건축가로서 이에 따른 예외가 인정된다면 사무소 차원에서 굉장히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빅토르는 얼마전 제주 방문을 두고 일부에서 ‘제주도로부터 돈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전 소유주가 프로젝트에 대해 지불을 마쳤기 때문에 당시 방문의 목적은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작품을 끝마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빅토르는 지난 달 (주)부영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다. 그는 출국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더 갤러리보다 앵커호텔 완공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줄곧 반대 목소리를 냈던 멕시코 대사관에서는 “빅토르 레고레타만이 일치하지 않은 목소리를 냈다는 점은 주목되어야 한다”고 빅토르가 ‘다른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랬던 빅토르가 더 갤러리의 ‘보존’을 바라는 입장을 내 놓은 건 ‘더 갤러리’ 철거가 유보되는 등 상황이 바뀐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