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 눈, 눈, 눈...이오니스의 100개의 눈

학기가 시작되어 중반기 정도에 난 친구들에게 눈에 대한 재미있는 신화 한 편을 들려준다.

'이오니스의 100개의 눈'

'물결쳐 흐르는 이나코스강 에게는 이오라고 하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어.
이오를 흠모한 제우스는 매일 밤 꿈 속에서 다정한 말로 이오를 유혹하지.

결국 제우스는 이오를 얻은데 성공하지만 아내 헤라의 질투를 두려워하며 이오를 알아보지 못하게 흰 암소로 바꾸어 버렸어.
헤라는 온 몸에 백 개의 눈을 달고 있는 아르고스에게 이오를 지키게해.
제우스가 곁에 오지 못하게...

아르고스는 잠잘 때도 두 개의 눈만 감고 아흔 여덟 개의 눈을 떠 사방을 감시할 수 있는 괴물이야.
이오를 불쌍히 여긴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시켜 아르고스를 죽이지.
날개가 달린 신발을 신고, 최면장을 든 헤르메스는 갈대피리를 불어 아르고스의
백 개의 눈을 잠들게 하는데 성공해.

마지막 눈이 감기자마자 초승달 같은 칼을 들어 목을 쳤어.
아르고스의 머리가 떨어지자 그 많던 눈들은 빛을 잃고, 백 개의 눈은 모두 어둠에 잠겼어. 헤라는 아르고스의 눈을 모아 자신을 상징하는 새, 공작의 꼬리깃털에 보석처럼 달아 두었다는 이야기.

 

▲ ⓒ고현주

'재밌지? 근데 이 이야기 듣고 무슨 생각이 들었어?'
여기저기서 먼저 얘기 하겠다고 저요! 저요!

그 중 제일 목소리큰 송이가 번쩍 손을 들더니,
'샘!
눈이 아무리 많아도 보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말입니다.'

친구들은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지!
우린 겨우 두 개의 눈 밖에 없지만 100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보다 더 많은 걸 볼 수 있어.
어떻게 보면 될까?
또 송이가 큰 소리로 말한다.
"잘..."
여기저기서 큭큭 거린다.
명품 답이다.
정말 잘 보면 된다. 잘 보면 보인다.
잘 보면 사물의 뒷면, 사람의 내면까지 보인다.

 

▲ ⓒ고현주

이 신화는 친구들에게 사진을 찍을 때 눈을 어떻게 쓸 건지에 대해 정확히 알려준다.
사진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사진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은 보는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는 거다.
이야기 한 편으로 이렇게 큰 효과를 본다.
'이렇게 찍어봐, 저렇게 찍어봐' 란 말이 필요 없지 않은가!

우리들은 겨우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지만 깨어있다면 공작의 꼬리깃털 장식품이 되어버린
아르고스의 수 많은 눈 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시선 그 너머에 있는 것까지....

중요한 것은 마음의 눈!
중요한 것은 눈이 아닌 가슴!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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