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화재에 항시 대기…2000년 이후 순직.부상 소방관 43명

▲ 엄청난 화마가 휩싸인 화재현장에도 소방관들은 생명을 아랑곳 하지 않고 불길 속으로 뛰어든다.
한라산에 작년에 비해 한달이나 이른 첫눈이 내렸다.

추위와 함께 증가하는 화재로 24시간 긴장을 늦추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띠리릭! 띠리릭! 화재출동!’

매일 밤낮으로 어김없이 들리는 화재출동 싸이렌 소리로 추위 따위에 움추릴 여유가 없다. 생각하기 조차 싫은 끔찍한 상황에도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들...

바로 빨간 제복의 사람, 소방관들이다.

소방관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보면 소방관들의 삶을 치열하게 다룬다. 주인공은 뜨거운 불과 냉혹한 현실과 싸우며 불속에 뛰어들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멋있게 구해낸다.

▲ 영화에서나 봄직한 위험한 장면들도 소방관들에게는 일상생활이나 다름 없다.
이처럼 화재등 사고현장에서 사람들의 목숨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 소방관들의 몫이다.

그러나 영화속 주인공처럼 모두가 항상 천하무적이나 만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화마와 맞서다 보면 때론 부상을 입기도 하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오는 11월 9일은 소방의 43번째 맞는 생일이다. 이맘때가 되면 각종 현장 출동으로 잠시나마 잊고 지냈던 옛 동료들이 떠오른다. 이제 다시는 우리와 함께 오늘을 맞을 수 없는 순직 소방관들.

2000년도부터 올해까지 화재사고 등 소방현장활동과 교육훈련 등의 소방업무 수행 중 사고를 당한 소방공무원은 43명.

▲ 사고 현장에는 항상 빨간 제복을 입은 그들이 있다.
이 가운데 순직공무원이 4명, 공상자가 39명에 이른다. 지난 2002년 5월에는 도로개설에 따른 소방차 출동 확인업무를 수행하던 중 교통사고로 고 김성호 소방위가 순직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제주소방서 항만파출소 추자분소에 근무하던 고 이경훈 소방교가 방파제 추락사고 신고를 받고 구급차로 출동하던 중 급경사 길를 돌다 절벽으로 추락해 숨졌다.

또한 올해 5월에는 소방훈련을 하는 중 부상을 입는 등 소방관들은 직업특성상 항상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모두들 자신의 안전보다 주민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화마와 싸우는 이 일을 천직이라 여기며 오늘도 분주하게 현장을 누비고 있다.

▲ 한라산에서 발생한 조난자 구조도 119 대원들의 몫이다.
오광배 소방교(연동파출소)는 ‘동료들이 현장에서 다치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서로가 남을 위해 살아가는 희생·봉사의 길이 내 천직이라고 믿고 일하고 있다. 그리고 화재현장에서 두려울 만도 할 것 같지만 이상하게 빨간 제복만 입으면 왠지 모를 용기가 뿜어져 나온다.’며 웃는다.

‘그리고 가끔 새벽에 화재진압 후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오면 아내가 잠 한숨 못 잔채 충혈된 눈으로 나를 반가이 맞아줄 때는 너무 미안하지만 그래도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자신도 커서 119대원이 되겠다고 말하는 여섯 살 짜리 아들을 볼 때면 피곤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내 일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며 말한다.

▲ 소방재난관리본부 김현중
우리가 흘리는 땀방울 속에 주민들의 안전과 행복이 달려있다며 오늘도 불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시커먼 화염속으로 뛰어들어가는 빨간제복의 사람들의 뒷모습이 믿음직하다.

김현중님은 제주도소방재난관리본부 홍보팀에 근무하며, 소방공무원의 활약상과 도민의 재난안전을 위해 발로 뛰고 있습니다.

제43주년 소방의 날을 맞아 제주의 소리에 소방공무원의 애환을 글로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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