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로 다가온 제주의 꽃(23)

오늘은 제주에서 만난 꽃 중에서 아주 작은 꽃, 그래서 '이것도 꽃이냐?'고 하실지도 모르는 꽃을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어쩌면 이 꽃은 모양새보다도 꽃향기보다도 이파리와 뿌리의 냄새가 더 좋은 꽃입니다.

제주는 사시사철 푸른 것을 볼 수 있으니 나물문화가 그리 발달하지 않았지만 육지에서는 겨울에 푸른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니 긴 겨울을 보내고 봄이 오면 땅에서 돋아나는 새싹들 모두가 귀한 먹거리랍니다. 봄나물 중 빼어놓을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그것이 오늘 소개해 드리는 냉이랍니다.

그런데 시국이 이렇게 어수선한 상황에 무슨 한가하게 꽃이야기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글쓰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제 삶이 힘들 때마다 위로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글쓰기이기에 이 작은 꽃에 저의 심정을 담아 글을 쓰려는 것입니다. 조금 격해도 그냥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월 12일은 국민들을 위해서 일해야할 의원 나으리들이 쿠테타를 일으킨 날입니다. 그들에게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권력이라는 맘몬만 보이니 그리한 것 같습니다. 때늦은 후회를 하지만 이미 늦었죠.

쿠데타가 있은 이후 국민들은 분노했습니다.
권력에 눈이 먼 이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던 국민들, 별볼일 없는 것 같았던 국민들이 하나 둘 모여 촛불을 밝히니 거대한 혁명의 불길이 타오르는 것 같습니다.

이젠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언론사의 탓으로 돌리고, 자기들을 반대하는 세력은 모두 '급진세력'이라고 매도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들의 쿠데타를 용납할 수 없으니 졸지에 '급진세력'이 되었습니다. 군사독재시절 툭하면 민주인사들을 '용공분자'라고 몰아부치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냉이꽃을 보여주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자, 봐라! 아주 작고 작아서 별볼일 없는 꽃이지? 그런데 봐라, 이렇게 모이고 또 모여서 피니 어떠냐? 꽃밭을 이루었어. 큰 꽃만 예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겠지.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이 있어. 다른 꽃에 비하면 생김새는 별로고 꽃에 향기도 없는 듯 하지만 이파리와 뿌리에는 얼마나 좋은 향기가 들어있는지 몰라. 보이지 않는 생명의 향기, 이것을 정중동의 향기라고 말하지. 그런데 권좌에만 눈이 멀어 있는 너희들, 외향에만 치우쳐 있는 너희들에게는 작은 냉이꽃이 무슨 대수겠니? 그런데 우리들은 이렇게 작은 것도 소중하다구.'

아주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의 소박한 꿈까지도 빼앗아 가버리는 이들, 그들은 외향은 멋진지 몰라도 그 이파리와 뿌리, 그 속내로 들어가보면 역겨운 냄새밖에는 나질 않습니다.

요즘 감자놓기가 한창입니다.
감자를 놓는 촌로에게 "올해는 감자값이 좋아서 좋으셨겠어요."했더니 그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만 좋으면 죄짓는거고, 폭설로 피해를 입은 그 사람들에게 미안하우다."

이게 우리 농심입니다. 그리고 서민들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라고 뽑아주었더니 당신들은 당장의 권력을 지키는 것에만 눈이 어두워 하지 말아야 할 부끄러운 일들을 하셨습니다.

작은 꽃이지만 모이고 모여서 꽃밭을 이루었죠?

우리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은 작지만 이제 당신들이 권좌에서 물러날 때까지 이들처럼 모이고 모여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국민들이 작다고 깔보지 마시고 지금이라도 이번 노무형대통령 단핵안 발의에 서명을 하고 찬성하신 분들은 국민들에게 용서를 비십시오. 아직은 용서할 수 있는 여분이 조금은 있으니까요.

생명의 향기를 품은 작은 꽃 '냉이'같은 지도자를 우리는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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