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문화=관광상품(?), 제주전통문화엑스포 21일부터 25일까지 

▲ 제주 큰굿 재연 장면. 굿 페스티벌에서는 24일 오후 12시부터 펼쳐진다. <제주의소리DB>

바야흐로 ‘퓨전’이다. 그 동안 무속신앙으로 학계나 문화계에만 머무르던 제주 굿에 관광산업을 얹었다.

제주 무속 문화를 관광상품으로 다듬은 ‘제주 전통 굿 페스티벌’이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닷새 동안 열린다. 국립제주박물관을 주무대로 도내 일원에서 펼쳐진다.

제주도 관광협회(회장 김영진)와 제주전통문화연구소(이사장 김상철)가 지식경제부 제주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사업 휴양형 마이스(MICE)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된 결과다. 올해 한 번 반짝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2년, 3년 지나 자리를 잡고나면 홀로서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 굿 페스티벌 행사 일정표. ⓒ제주의소리

제주는 물론 국내 대표 굿을 나란하게 가져다놓는다.

서울 새남굿(중요무형문화재 제 104호), 동해안 별신굿(중요무형문화재 제 82-가호) 등 국내 대표굿과 제주큰굿(제주도 무형문화재 제 13호), 제주칠머리당 영등굿(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이다.

각 굿마다 유형이나 지방색은 다르지만 한국의 굿이라는 큰 줄기를 같이 한다. 같으면서도 다른 것을 찾아가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 굿 문화는 그만큼 문화적으로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제주 굿이 ‘여전히 맥이 뛰는 전통문화이면서 미래 다양한 문화상품의 원형’이라는 점에서국내외 전통굿에 대한 실태 및 보존사례와 향후 문화상품화 활용방안을 함께 찾는 세미나도 마련됐다.

닷새 내내 제주 굿 문화를 원형으로 삼은 관광상품이 잘 차린 성찬처럼 한 상 푸짐하다. 기메전, 제주전통문화 놀이굿 공연단 시연, 굿음식체험, 신당체험 등이 코스 요리처럼 차례를 맡았다.

각각 떼어놓고 봐도 내공이 만만치 않다.

 

▲ 제주의 굿판을 장식하는 기, 살장, 지전, 물색, 등을 통칭하여 ‘기메’라 한다. 이번 굿 페스티벌에서 기메를 한데 모아놓은 기메전이 마련된다. ⓒ제주의소리

굿판을 장식하는 ‘기메’는 하나의 작품으로 소개된다. 굿판을 굿판답게 만드는 기메는 기능과 형태 또한 저마다 다르다. 제주큰굿보존회 강대원 심방이 제작을 맡아 관람객들이 직접 만들고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페스티벌 저녁 시간은 흥겨운 춤판이 책임지고 나선다. 풍물굿패 신나락의 ‘초공풀이’, 제주춤아카데미(대표 김희숙)의 ‘제주 굿 춤’, 제주큰굿보존회 ‘제주심방굿놀이’ 등이 무대에 오른다.

실제 굿판을 찾아다니더라도 굿 음식을 맛보기는 쉽지 않은 일.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양용진 요리연구가가 제주의 굿판에 오르는 음식을 중심으로 '굿 음식 체험코너'를 운영한다. 고기국수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제주생태관광에서 진행하는 ‘아름다운 제주신당 문화유산 답사’는 도내 주요 마을의 신당을 찾아다니는 여행 코스다. 21일에는 마을공동체 축제의 장, 본향당굿, 23일은 소원을 들어주는 미륵돌 신앙의 유래, 24일 제주본향당신화의 전승과 의미 등 날마다 주제와 장소가 다른 곳을 찾아다닌다.

닷새 동안의 일정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칠머리당영등굿의 환송제로 마무리 짓는다. 축제 일정을 이때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바람과 풍요의 여신인 영등할망은 2월 초하루에 찾아와 제주 바다밭에 어종 씨를 뿌린다고 알려졌다. 예부터 영등할망을 잘 대접해야 한해 농사와 어업이 풍요롭다고 여겨왔다. 영등할망이 입도한지 열나흘 째인 25일 영등송별제를 거나하게 치르곤 했다.

문의=제주도관광협회(064-742-8861)·제주전통문화연구소(064-755-7372).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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