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 칼럼> 이젠 성공한 대통령 모습을 보고 싶다


# 정치지도자의 취임일성 : 개혁

G2 경제 대국인 중국은 지난 3월 17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리커창(李克强) 총리 투톱 체제로 공식 출범했다.

시진핑-리커창 호의 취임 일성이  '중화부흥,  경제성장 7% 그리고 '개혁이다. 이들은 취임시에  개혁이란 단어를 29차례 언급하였다고 한다. “개혁은 뱀에 물린 팔뚝을 자르는 결단이 필요하지만 기득권의 이익을 건드리는 것은 영혼을 건드리는 것보다 어렵다”고 호소하면서 취임하였다.

퇴임하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역시 취임 당시 개혁이란 말을 34번 강조했다. "정부는 대중의 감시를  받아야하며 정치 개혁에 성공하지 못하면 경제 개혁이 끝까지 이뤄질 수 없을 뿐 아니라, 문화대혁명 같은 비극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

개혁은 이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문화대혁명이후 30여년간 줄기차게 개혁을 부르짖었으나 성과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는 그 동안 민주항쟁이후 30여년동안 5명의 대통령이 나왔고 취임일성으로 정치개혁을 앞세우고 ‘보통사람시대’로 시작하여 , ‘문민정부’,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국민 성공시대’ 정부를  출범시켰으나  퇴임시 평균 지지율은 17%에 불과했다.

# 정치개혁  왜 어려운가

사회주의 국가나 민주주의국가 어디에서든 개혁은 참으로 어렵다. 동서고금을 통해 지도자들이  정의와 공정을 표방하면서도  왜 이처럼 정치개혁이 어려운 것인가?

결론적으로 '제밥 그릇 싸움'의 탐욕, 보수와 진보의 이념갈등 그리고 자기진영 논리에 익숙한 계파정치와 하도급정치가 판을 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진정성은 사라지고 탐욕과 음모 그리고 상대방 비방과 흑심으로 얼룩진 악순환이 반복된다.
 
정치인이라면  탐진치 (貪瞋癡) 란 말을 모를 사람이 없을 것이다. 중생들을 깨우칠 때 사용하는 불교의 기본교리로서 깨달음에 장애가 되는 세 가지 번뇌 즉 탐욕 어리석음 화냄을 일컬음이다.

탐진치란 말은 말을 쉽지만 실천이 어렵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이 세 가지는 열반에 장애가 된다 해서 삼독(三毒)이라하여 경계하였다. 탐욕은 대체로 식욕 성욕 재물욕 권력욕 명예욕이 있다, 그러나 이중에도 가장 강렬하면서도 끝이 없는 욕망은 정치적 욕망이다. 그 속에는 돈과 권력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는 늘 공정과 정의의 실현이라 표방하면서도 실제 속내는 그렇치 않다. 사람사는 세상에 돈과 권력은 필요하다. 돈과 권력을 싫어하거나 나무랄 사람이 누가 있겠는 가 다만 상식과 법의 테두리를 넘어 활개치는 돈과 권력 이것을 서민들은 증오하는 것이다.

# 정치의 속성  돈과 권력 그리고 음모
 
부패사술이 생기는 원인은 돈과 권력 주변에 많은 커네팅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선거논공행상으로  시작하여  정경유착, 언경유착, 측근비리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권력의 세계는 삼독의 세계를 넘어서기가 어렵다.

정치가 아무리 정의롭고 착한 정치를 하려해도 자기를 당선시켜준 측근사람들의 욕망과 요구를 해결하려면 정치인이나 대통령인들 어찌 할 것인가. 삼독에 빠지지 않고서는 정치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자금줄을 옥죄면 시민운동은 위축되고 관변단체는 약진하는 기형적인 사회구조를 함께 가지고 있다. 최근 복지부장관을 지냈고 큰 정치를 꿈꾸던 한 정치인이 얼마 전 정치를 떠나면서 고백을 했다.

“흙 탕물인 정치가 밝은 전망이 보이지도 않고 나는 졌다. 정치세계는 ‘나쁜 놈’(the bad)과 ‘이상한 놈’(the ugly) 사이에서 ‘착한 놈’(the good)이 나타나기 어려운 프레임(구조)이다”라는 말로 설명했다.

이 프레임은 인간의 근본을 고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돈에 대한 탐욕이 자본주의를 만들었고 권력에 대한 탐욕이 국가를 만들었지 않았는가. 그런 과정에 통치자와 피통치자가 생기고 자연히 불공정과 빈부의 격차가 생기는 것이다.

# 대통령의 지지율 용두사미

1987년 민주항쟁이후  우리는 5명의 대통령을 직선으로 선출했다. 한 결 같이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를 표방하면서 출범했다.

그러나 한국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취임시와 -퇴임 직전 지지율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노태우(57%→12%), 김영삼(86%→6%), 김대중(71%→24%), 노무현(60%→21%) 이명박(52%-24%)등이었다. 5명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할 때 평균 지지율은 65%였고, 떠날 때에는 17%였다.

왜 그럴까  권력은 사회조직과 사회시스템을 지탱하는 기둥이며 한편으로는 불공평과 빈부 격차를  부추기는 유인이기도하다. 

‘필요악’인 권력은 사회가 인정해 준 공식적인 영역을 벗어나 은밀하게 그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서민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들이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에겐 ‘쉬운 일’이 되는 사회이다.  아무리 정치를 잘하고 성군이 나오려 해도 부패사술의 낡은 프레임( 사회구조)을 부술 수 없으면 새 정치는 어렵다. 그렇다면 과연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실현은 요원한 것인가.

# 고따마 싯달따의 개혁
 
새삼 2600여년전 가비라왕국 왕자로 태어난 고따마 싯달따의 고민이 떠오른다.

고대 인도 국가는 통치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카스트란 신분 차별 제도를 만들었다. 왕자로 태어났지만 어린 나이에도 고따마 싯달따는 탐욕과 부패사술의 원인은 귀족과 서민, 통치자와 피통치자로 계급을 나눈 카스트제도에 있다고 판단하여 신분 차별 제도를 타파하기에 앞장 섰다. 요즘 말로 하면 정치개혁인 셈이다. 그는 왕자로 태어나 권력과 부를 얼마든지 가질 수 있었지만 일찍부터 마음을 비워 권력과 돈을 내던지고 사회개혁과  정치개혁에 앞장섰다.  

고따마 싯달따 개혁의 중심에는 늘 자유와 평등사상이 있었다. 이 두 가지 가치는 영원한 인류 보편적 가치이다. 오늘날  경제구조든 정치구조든 모든 사회조직은 이 가치에 맞춰 가는 추세다. 고따마 싯달따는 자비와 열반을 통하여 이 두 가지 가치를 실천했다. 오늘 날 복지개념과 유사하다 할 수 있다.

▲ 김호성 전 제주도 행정부지사
박근혜 대통령 정부 시작이 역대 어느 정부보다 지지율이 낮아 걱정이 되지만 새 정부는 비교적 정경유착, 언경유착 ,측근비리가 적을 것이라는 국민기대가 높다. 퇴임시는 역대 어느정권보다 가장 높은 지지율이 나와 주기를 희망한다. 

하루속히  새로운 정치 로드맵을 내놓아 정치개혁, 사회개혁을 과감히  단행하기를 기대 한다. 고따마 싯달따다처럼 초심부터 마음을 비우고 돈과 권력을 아낌없이 내려놓으면 성공할 수 있다. 그러면 후일 부처님 우리 부처님처럼  영원히 청사에 빛날 대통령님 우리 대통령님이 될 것이다. / 김호성 전 제주도행정부지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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