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현지계좌로 부정수표 입금한 뒤 현금인 것 처럼 속여···피해액 5억원 넘어 

 

▲ 태국과 한국의 입금 시스템이 다르다는 점을 피의자들은 노렸다. CLN은 수표라는 입금구분, CRN은 입금취소라는 표시다. 하지만 한국의 에이전트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와 서울지역 카지노를 속여 5억원 상당의 카지노칩을 부정수령하고 수천만원의 수수료까지 챙긴 국제사기단의 주범 태국인이 검거됐다.

이들은 태국계좌에서 수표를 입금해도 그것이 현금인지 수표인지 한국에서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노려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는 부정수표를 통해 카지노칩을 부정 수령해 게임을 즐긴 태국인 S모(32)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사기 혐의로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S씨 등 태국인과 미국인 일당 10명은 국내 2개 카지노 업체를 대상으로 1400만 바트, 우리 돈으로 약 5억원 상당의 카지노칩을 부정 수령해 게임을 즐기고 수수료 명목으로 4500만원까지 받은 혐의다.

경찰은 이들이 부정수표를 입금해도 1일간은 정상처리 된 것으로 현출되고, 국내에서는 입금구분이 현금인지 수표인지 식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S씨는 지난 달 18일쯤 제주시 모 카지노 해외마케팅 에이전트 A모(32)씨에게 카지노에서 게임을 즐기고 싶으나 환율을 거론하며 현금을 직접 한국에 들고가기 어렵다는 핑계로 태국 현지 계좌 개설을 유도한 뒤 500만바트(약 1억6000만원) 상당의 부정수표를 입금했다.

계좌에 정상입금 처리된 것을 확인한 에이전트는 이들에게 카지노 칩을 지불했고 이들은 3일간 제주에서 카지노 게임을 즐기고 수수료 명목으로 현금 3000만원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피의자들이 입금한 부정수표. ⓒ제주의소리

카지노 에이전트는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수표가 지급정지 사유로 입금취소 된 사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S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범행도 드러났다. 제주 카지노와 같은 수법으로 지난 15일쯤 서울 모 카지노에서 3억 4천만원 상당의 카지노칩을 부정 수령하고 게임을 즐기고, 현금으로 1500만원도 수령한 혐의도 나타난 것.

해당 카지노는 피해사실 확인 전화를 할 때까지 지급정지 사유로 수표가 입금취소가 된 사실을 알지 못할 정도였다.

제주서부경찰서 장요한 수사과장은 “수억원을 국내 카지노에서 소비할 수 있는 태국의 VIP 고객들이 방문해 영업실적을 올려 줄 수 있을 것처럼 에이전트를 현혹했다”며 “부정수표가 통장거래 내역 상 정상입금된 것으로 잠시 현출되는 점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S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공항과 태국 현지 주재관, 인터폴 등과 협조를 통해 나머지 피의자 9명도 검거할 계획이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