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SG실증 종료 눈앞] (1) 부분철수 움직임...시설.인원 감축 불가피

스마트그리드 종합 홍보체험관 내부 모습. <제주의소리 DB>
제주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실증사업에 참여했던 일부 기업들의 부분 철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관련 업계와 제주도는 "완전철수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새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 여부와 맞물려 이들 업체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8일 제주도와 업계에 따르면 제주시 구좌읍 일대를 대상으로 2009년 12월 시작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구축사업이 다음달 완료될 예정인 가운데 실증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끈 대기업을 중심으로 짐을 싸려는 조짐이 일고 있다.

실증사업에 참여한 제주 업체 관계자는 "실증사업이 5월이면 끝나는데 기업들이 비즈니스(수익모델)가 안보이니까 더이상 투자를 꺼리게 되고, 정부 내 분위기도 예전같지 않다고 여겼는지 철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좌읍 현지에선 업체들이 사업 홍보용으로 내걸었던 현수막 등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고, 5대 실증분야 중 하나인 스마트가정(스마트소비자)을 상징하는 기기 '스마트 미터'(Smart Meter.전력량계)도 철거가 시작되면서 상황 변화를 짐작케 하고 있다.

스마트 미터는 전력의 역전송 확인이 가능한 일종의 계량기로, 구좌읍 2200여가구에 보급됐다.

그런가 하면 각 분야의 실증사업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구좌읍 동복리에 조성한 SK체험관과 세화리의 KT/GS칼텍스체험관, 하도리 LG전자체험관도 철거가 검토되고 있다. 제주 인력을 줄이게 되면 사실상 운영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녹색성장의 핵심 인프라인 스마트그리드 기술 실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개발된 기술의 조기 상용화와 수출산업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은 기본단계로 2011년 5월까지 인프라 구축에 이어 확장단계로 올 5월까지 인프라를 통합운영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실증 대상은 구좌읍 일대 약 6000가구다. 총 사업비는 2395억원(정부 685억원, 민간 1710억원). 국비 지원은 완료된 상태다.

스마트소비자, 스마트운송, 스마트신재생(에너지), 스마트전력망, 스마트전력시장 등 5개 분야에 168개 업체가 12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이중 제주 업체는 6곳이다. 

각 분야별 컨소시엄의 주도 기업은 △스마트소비자 SK텔레콤, KT, LG전자, 한국전력 △스마트운송 한국전력,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스마트신재생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포스코 ICT △스마트전력망 한국전력 △스마트전력시장 한국전력.전력거래소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증사업이 끝나더라도 구축된 시스템 유지.보수에 머물지 않고 계속 업그레이드 돼야 앞으로 거점지구로 끌고 갈 수 있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업 종료와 함께 짐을 싸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지만 일부의 우려 대로 완전 철수는 아니"라며 "기업마다 시설과 인원을 조금씩 줄이려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또 기기 철거는 사업초기에 설치해 지금은 호환이 안되는 낡은 기종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의 스마트그리드 기업 생태계가 채 조성되지 않았고, 새 정부가 스마트그리드 정책에 미온적인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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