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위, ‘민선4기-5기’ 편가르기 발언에 의회출입금지 초강수…도지사 공개사과도 요구

▲ 9일 속개된 제308회 제1차 정례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안동우) 제2차 회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는 이명도 제주도 문화관광스포츠국장. ⓒ제주의소리DB

고위 공직자의 민선4기-민선5기를 편 가르는 듯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결산심사가 중단되는 사단이 벌어졌다.

제주도의회는 해당 국장에게 의회 출입금지 조치를 내리는 한편 고위간부의 불성실한 답변 대도에 대해 도지사의 공개 사과를 요구,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안동우)는 9일 제308회 제1차 정례회를 속개해 제주도 문화관광스포츠국 소관 ‘2010 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을 상정, 심사하고 있다.

문제는 불용액 및 이월사업에 대한 질문 도중 발생했다.

문화관광위원회 소관 계속비이월사업은 일반회계 3건 112억1939만. 이는 지출액 737억4342만원의 15%가 넘는 규모다.

이 중에는 서귀포종합문예회관 건립사업 예산 51억여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안창남 의원은 “전년도에도 이월액이 57억원이나 됐다. 지난 2010에는 예산 집행률이 25% 밖에 안됐다”면서 “이렇게 예산만 확보해놓고, 일은 하지 않고 이월시키면서 예산을 달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안 의원은 또 “민생예산, 민생예산 하면서 진짜 민생예산이 필요한 행정시에는 돈이 없어 난리”라며 제주도정의 주먹구구식 예산편성-집행 관행을 문제 삼았다.

▲ 안동우 문화관광위원장. ⓒ제주의소리
이에 이명도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서귀포종합문예회관 건립사업은 전임 민선4기 도정에서 시작된 사업…”이라며 민선5기 우근민 도정을 탓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뉘앙스로 답변을 했다.

서귀포종합문예회관 건립사업은 민선4기 때인 2007년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서귀포시 서홍동 삼매봉 공원 일대 4만4240㎡ 대지에 347억8000만원을 투입해 대극장 802석과 소공연장 190석, 전시실, 다목적실, 연습실, 사무실, 편의시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이 국장의 ‘전임 민선4기 도정’ 답변을 지켜보던 안동우 위원장이 순간 발끈했다.

안 위원장은 “제주도 공직사회엔 민선 4기 공무원, 민선 5기 공무원이 따로 있느냐. 공무원으로서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고 질책했고, 이에 이 국장도 “지금은 민선 시대다. 위원장이 언성을 높일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강창수, 이선화 의원 등이 “국장의 불성실한 답변태도로 상임위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회를 요청했고, 안 위원장은 오전 11시30분쯤 정회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정회가 된 뒤 이 국장은 “의원들도 민선 4기, 민선 5기라고 말을 하면서 왜 집행부는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고, 이 국장의 이같은 불만은 마이크가 작동중인 인터넷생중계 시스템을 통해 그대로 외부에 노출됐다.

오후 2시 회의가 속개된 뒤에도 이 국장의 불성실한 답변태도를 성토하는 목소리는 봇물을 이뤘다.

안 위원장은 “이명도 국장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에 대해서는 도지사가 도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하겠다”면서 “만약 의회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에 상응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은 배석한 간부들에게 “앞으로 불성실한 답변이 나오지 않도록 명심하라”고 공개 주문했다.

“오후에는 출석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을 받은 이 국장은 오후 회의에는 아예 출석하지 않았다.

한편 문화관광위원회는 이명도 국장에게 의회 출입금지 조치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 국장은 앞서는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문제로 의회와 충돌을 빚으면서 의회출입금지를 당한 바 있다. 벌써 두번째 출입금지인 셈이다.

이보다 앞서서는 새해예산안 심의 결과에 반발해 ‘삭발 시위’를 벌인 차우진 전 경영기획실장이 처음으로 의회출입금지 조치를 받은 바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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