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과 지역기업이 ‘동반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산·학 협력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산업체는 대학으로부터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제공받고, 대학은 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형 우수 인재를 취업시키는 상생모델로서 지역대학과 지역기업 간의 네트워크인 ‘가족회사’ 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다. <제주의소리>가 지난해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 전문대학으로 선정된 제주한라대학교와 업무제휴를 맺고 대학 가족회사들을 집중 소개함으로서 지역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산학협력 선순환 환경 조성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일출랜드 아트센터 강춘일 원장(52). 한국화를 전공하고 13년을 교단에 서다 아트 디렉터로 변신, 인생2막을 일궈가고 있다. 강 원장이 아트센터 전시실 내 자신의 도자 작품 앞에서 제주의 흙으로 빚은 그릇 이야기에 빠져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제주한라대, 힘내라 가족회사](2) 일출랜드 아트센터 강춘일 원장

이 사람. 교직을 영락없는 천직으로 생각하고 살다 운명처럼 이 길에 들어섰다. 아트 디렉터이자 사업가로의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그는 흙을 만지고 쪽을 물들이며 자연 속에서 매일 매일 새로운 사람들과 가슴 속에 떠오르는 새로운 해를 맞는 행복한 사람이다.

제주관광의 명소 ‘미천굴관광지구 일출랜드 아트센터’의 강춘일 원장(52). 아트 디렉터(Art Director)로 살고 있는 그를 만났다.

   미술교사 13년 아트디렉터 11년…두 삶 모두 천직

강춘일 원장은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미술교사로 13년을 교단에 섰다. 보람도 컸고 또 적성에도 잘 맞았다. 그렇게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강산이 바뀐다는 10년 세월을 훌쩍 넘겨 ‘선생님’으로 살던 그에게 예기치 않은 일이 다가왔다. 
 
그의 고향인 제주 성산읍 삼달리에 부친인 강재업 대표가 지난 2002년 제주 동부지역의 새로운 자연관광 명소 ‘일출랜드’의 문을 연 것이다. 황무지 빌레왓(돌밭)이던 약 15만㎡의 부지에 자연제주의 생태·예술·문화·체험관광 명소를 세우며 일출랜드 내 아트센터의 운영을 그에게 맡긴 것이다. 벌써 만 11년째다.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했고, 교단에 서면서도 대학원에 진학해 도자기를 전공했던 그에게 제2의 천직이 다가온 셈이다.

이제 막 나이 마흔을 넘겼던 당시 기억을 떠올린 강 원장은 “사람의 운명이라는 것이 제 의지와 달리 방향을 바꾸어야 할 때가 있나 봅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라며 수줍게 웃는다.

일출랜드 아트센터. 도자기·자연염색 등 공예체험 공간인 이곳은 제주에선 최대 규모의 체험학습 교육기관이다. 일출랜드 내에 자리잡고 있는 일출아트센터는 도예교실·염색체험실·가마실·전시실 등 실내공간 1000여㎡와 야외작업장을 포함한 약 2200㎡의 야외공간이 마련돼 있다.

▲ 제주 동부권 관광명소인 일출랜드에는 제주 최대의 자연체험학습장이 있다. 일출랜드 아트센터의 아름다운 야경 모습  ⓒ제주의소리
▲ 일출랜드 아트센터 전시실 전경. 도자기에서부터 천연염색 섬유, 천연염색 옷, 관광공예품 등 갖가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제주의소리

   한라대와 가족회사 맺어, “지역대학과 지역기업 상생” 철학  

일출랜드 아트센터는 한 번에 최대 약 500명의 단체 체험까지 가능하고 교차 진행시 1000명까지도 체험교육이 가능해 각 급 학교나 단체의 체험학습 활동 장소로 인기가 높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전통문화·인성교육 위탁 지정 교육기관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육성사업(LINC)인 한라대학교와 ‘가족회사’로 업무협약을 맺고 대학과 공동으로 인력양성과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역대학과 지역기업의 공생발전은 당연하다는 일출랜드 강재업 대표와 일출랜드 아크센터 강춘일 원장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 일출랜드 아트센터 강춘일 원장은 대학에선 한국화를 전공했고, 대학원에선 도자기를 전공했다. 요즘은 천연염색, 특히 쪽 염색에 푹 빠져 살고 있다. 그러나 자연이 주는 색은 무엇이든 건강하고 아름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현재 일출랜드 아트센터는 한라대학교와 가족회사 네트워크를 맺은 후 지난해부터 한라대 재학생들의 활발한 실습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도자기와 천연염색·칠보 등 공예분야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들이 3~4개월 코스로 현장실습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현장을 배우러 온 학생들에겐 간접적인 사회경험도 경험이지만,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도 큰 보람이라고 강 원장은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다가 좋은 인재도 발굴했다. 지난해 아트센터에서 실습활동을 벌였던 학생 중 1명을 올해 정식 취업시킨 것이다. 채용 만족도도 매우 높다고 했다. 이미 실습과정을 거쳤기에 업무 이해도가 매우 빠르다는 장점이 있고, 고용주와 취업자 모두 ‘서로를 잘 아는’ 관계라는 것이다.

고용주도 자기 조직에 맞는 취업희망자의 품성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반대로 취업희망자 역시 고용주나 직장 분위위, 근무여건까지 살필 수 있었기에 서로 다 장점이 있다는 얘기다.

강 원장은 “수개월 동안 학생이 보여준 재능이나 품성을 모두 고려해서 자신 있게 취업을 시킬 수 있었다”면서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고, 하나를 잘하면 열 가지도 잘 할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일출랜드 아트센터가 낳은 제주의 작품들. (위에서 아래 시계 방향으로) 제주의 흙과 정성으로 빚은 도자기, 제주 돌하르방 이미지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기념품, 한때 바다와 물고기에 꽂혀 살던 그가 만든 물고기 도자.    ⓒ제주의소리
▲ 강춘일 원장은 요즘 쪽빛에 푹 빠져 산다. 어느 것 하나 서로 같지 않은 자연의 색은 넉넉하고 아름답다. 일출랜드 아트센터 야외체험장에 쪽염이 햇빛을 온몸으로 쬐고 있다.  ⓒ제주의소리

   타고난 ‘소질’보다 성실한 ‘열정’을...

그는 개인적으로는 ‘소질’보다 ‘열정’을 더 중요시한다. “그림이든, 도자기든, 천연염색이든, 타고난 소질이 있으면이야 좋은 것이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소질과 열정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열정’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뛰어난 재능만 믿고 게으른 것 보다, 소질이 부족해도 성실한 열정이 있다면 반드시 재능보다 성실이 앞선다는 믿음이 그에겐 확고했다. 그런 믿음이 대학과 맺은 가족회사 네트워크를 더 탄탄하게 했다. 지역대학과 지역기업의 상시적·체계적 네트워크는 무조건 ‘플러스 효과’를 낸다는 것 또한 강 원장의 지론이다.

“향토(지역)기업은 대부분 규모가 작거나 영세하기에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여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역시 지역대학도 전문 지식은 가지고 있지만 실전, 즉 현장에는 약하다. 대학생들은 특히 더 그렇다. 향토기업과 지역대학은 상생하는 관계다. 누군가 물어오면 저는 무조건 대학과 가족회사가 되라고 추천하겠다. 가족회사 관계는 무조건 플러스 효과를 가져온다”

끝으로 강 원장에게 한라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직장으로서의 일출랜드 아트센터 자랑거리와 당부를 부탁했다.

“사회가 풍요로울수록 자연을 찾고 자연적인 것을 원한다. 일출랜드는 미천굴을 중심으로 아열대식물원, 수변공원, 현무암분재정원, 아트센터 등 제주의 자연을 그대로 품고 있는 테마공원이다”며 “제주의 청년 대학생이라면 향토기업인 일출랜드 아트센터에서 자기를 계발하고 꿈을 키우라. 문은 열려있다”

매순간 정성스럽게 빚은 흙이 가마 속에서 뜨거운 불과 만나 비로소 그릇이 탄생하는 것 처럼, 제주 청년들의 열정과 순수가 강 원장의 고집스러움과 만날 때 지역을 위한 그릇, 즉 좋은 인재가 탄생할 거란 믿음이 더욱 딴딴해진다. 일출랜드 아트센터.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1010번지. 전화(064)782-7654번.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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