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경제 희망찾기(7)] 영어조합법인 탐라바당 대표 오정욱

# 신선함의 비결, 24시간 원스톱 서비스

“청정 바다에서 잡아 올린 제주산 갈치와 옥돔, 고등어를 안방에 그대로 배달해 드리겠습니다.”

제주시 도두1동에 자리 잡은 영어조합법인 탐라바당(대표 오정욱·43)은 제주산 갈치와 옥돔, 고등어 등을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대표적인 수산물 가공, 유통 전문업체로 품질 면에서 도내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2004년과 올해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으로부터 품질인증을 획득할 만큼 기술 및 노하우 축적 면에서 앞서가는 탐라바당은 제주 청정지역의 참 맛을 고스란히 소비자의 안방에 전달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탐라바당은 2002년 제주시로부터 품질 우수성이 인정돼 우체국 우편주문 판매상품으로 추천받은 것을 시작으로 제주도로부터 2002년과 2004년 ‘FCS품질보증업체’로 지정 받았다.
탐라바당은 1994년 7월 해공수산으로 출발해 2001년 3월 영어조합법인으로 상호를 바꾼 후 2004년 12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현재 종업원은 일용직을 포함해 11명으로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연 80t 가량의 수산물을 가공·판매하고 있다.
이 업체는 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해 2003년에 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공단 등으로부터 ‘클린(CLEAN)사업장’에 선정됐다.
탐라바당은 자체 온라인 쇼핑몰(www.tamrabadang.co.kr)을 운영하면서 이곳을 통해 주문을 받거나 통신판매 등을 통해 제주 근해와 연근해의 은갈치와 옥돔, 고등어를 공급하고 있다.
탐라바당의 가장 큰 장점은 산지의 신선도를 유지, 바다에서 안방까지 24시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갓 잡은 생선을 급속냉동 가공처리를 통해 뼈와 내장을 최단시간 내 제거한 뒤 개별 진공포장을 거쳐 안방까지 직송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구매 후에도 환불 및 반품 등에 적극 대처하는 소비자와의 신뢰 유지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음으로써 소비자로부터 맛과 영양을 인정받고 있다. 위생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원재료 구입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에서 제품의 이상유무를 확인해 청정 해역의 싱싱한 맛을 그대로 식탁에서 맛볼 수 있게 했다.

   
대표 제품인 은갈치는 제주근해에서 채낚기로 잡은 갈치만을 엄선해 머리와 꼬리, 내장을 제거한 후 영하 45도에 급냉한 청정 자연식품이다. 옥돔은 제주 연근에서 겨울 내내 채낚기로 잡은 옥돔만을 골라 청정 지하해수로 세척한 뒤 햇볕에서 건조하기 때문에 맛이 더 담백하다. 고등어는 제주 근해에서 어획한 34cm 내외의 겨울 고등어만을 고집, 청정 제주 햇볕에서 자연건조한 고등어와 녹차를 가미해 건조한 ‘녹차고등어’를 판매하고 있다.
탐라바당의 수산물세트는 생선특유의 신선함을 유지하면서도 생선특유의 비린 맛과 손질의 번거로움을 해결해 핵가족과 맞벌이 부부들이 손쉽게 요리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오정욱 사장은 “최근 들어 ‘웰빙’이 강조되는 만큼 수산물은 무엇보다 품질이 최우선”이라며 “최고의 품질로 소비자를 만족시킨 탓인지는 몰라도 상품을 찾는 고객이 전국적으로 6000명 정도에 이른다”고 밝혔다.

# 시작이 반이라지만 남은 건 빚뿐
군 제대 후 여행업체에 근무하던 오 사장이 이 사업에 뛰어 든 것은 1994년. 열심히 일했지만 월급이 쥐꼬리 만해 미련 없이 직장을 버렸다.

▲ 오정욱 대표.
“직접 배를 타면서 수산물 유통업까지 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의 매장 영업이 제대로 안 됐어요. 친구가 영업을 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겼어요. 왜냐하면 다년간 여행사에서 영업직으로 일해 왔으니까요. 그래서 전세를 사글세로 돌리고 2300만원으로 아내와 함께 옥돔판매장을 차렸죠.”

그러나 사업초반에는 고생이 많았다. 생선의 기본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 오 사장에게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마디로 경험부족이었다. 그는 “어떤 옥돔이 싱싱한 것인지 구별하지도 못했어요. 그리고 좋은 품질의 옥돔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팔아야 하지만 그 방법을 몰랐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장사한 지 1년 만에 빚이 1억 5000만원에 달했다. 오 사장은 휘청거렸고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날이 반복됐다. 그는 사업을 포기하고 고기국수집을 해볼까하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그에게는 영원한 동반자 아내 문정윤씨(42)가 있었다. 아내가 죽더라도 끝까지 해보자며 용기를 북돋아줬다.
동문시장에서 옥돔가게를 크게 했던 은인을 만난 것도 이 무렵. 평소 오 사장의 성실성을 지켜본 은인은 수산물유통업에 눈을 뜨게 했다. 직접 육지부 어시장까지 데리고 가 상품성이 뛰어난 옥돔을 저렴한 값에 구입할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준 것이다.

“산지에서 얻은 지식은 옥돔에 대한 기본 이해를 도와주는 것과 동시에 최고의 상품을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됐죠. 위탁가공을 포함하여 원가가 제주지역 거래가보다 저렴했어요. 그걸 알게 된 후 중문 여미지식물원에 샘플을 갖고 가서 시중가보다 조금 싸게 공급하겠다고 했어요. 가격이 저렴한데다 품질도 뒤지지 않아서 공급할 수 있게 됐던 겁니다!”

소문이 순식간에 퍼져 중문 등 서귀포시 일대에서 주문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5년 만에 빚도 갚고 매출도 급신장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 ‘살 고등어’ 호평에 이은 상품개발과 유통혁신
자신감을 회복한 오 사장은 도매업에 멈추지 않고 제조·위탁가공업까지 손 댈 욕심을 냈다. 옥돔의 어획고가 줄어든 데다 너도나도 수산물 도매업에 뛰어들면서 난립현상 마저 보여 품목을 확대하고 규모를 확충하는 등 방향 전환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오 사장은 2000년 도두동에 땅 300평을 산 뒤 공장과 판매장을 짓고 ‘등대와 바당’이라는 상호의 식당을 차렸다. 이어 영어조합법인을 설립해 머리와 뼈를 제거한 ‘살 고등어’를 첫 작품으로 내놓았다. 한진택배 ‘고향맛’ 편에 통신판매를 했는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추석대목에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살 고등어’ 개발을 통해 맛과 고객의 선호도를 파악하는 능력을 키운 오사장은 ‘토막 낸 갈캄와 ‘녹차 간 고등어’를 잇따라 선보여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수산물 가공에 대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오 사장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 4월 출시를 목표로 중소기업청 및 제주대학교와 연계해 ‘생선뼈 연화기술’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상품을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
오 사장은 “생선에 있는 강한 뼈가 소비자들이 먹을 때 불편을 주기 때문에 뼈를 발라내지 않고 통째로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기술이 개발되면 가공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칼슘, 인과 같은 필수 무기질과 콜라겐 섭취가 가능해져 영양적 가치가 매우 높은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오 사장이 요즘 또 하나 매진하는 것이 있다. 고기를 잡은 뒤 항구에 도착하는 과정부터 산지 경매, 내장 제거 및 세척, 진공포장, 검사 등 제품 제조의 전 과정을 촬영, 인터넷으로 실시간 동영상 방영해 싱싱한 자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 사장은 “매년 더욱 뚜렷해지는 어획량 감소 현상과 수 년 내로 닥칠 시장개방 등으로 제주 수산업이 흔들리고 있지만 지속적인 상품 개발 및 연구와 유통 혁신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고자 하는 제품에 전문가가 돼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제주지역 산지를 돌아다니며 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이 있는 생선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오 사장은 남다른 열정과 부지런함으로 성공신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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