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17명 본회의 표결처리 요구 서명안 제출…박 의장 “지하수는 제주의 생명” 불변

제주도의회 의원 17명이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산 동의안 본회의 표결 처리를 요구하고 나서, 그 동안 ‘증산 반대’ 입장을 견지해온 박희수 의장의 대응이 주목된다.

▲ 허창옥 의원(대정, 무소속) 등 17명이 한국공항(주)의 지하수 증산 동의안을 10일 열리는 제2차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 박희수 의장이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제주의소리
이번 의원들의 본회의 표결 촉구는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 제출 형식으로 이뤄졌다. 제7회 대한민국의정대상 최고의장상 및 최고의원상 수상 관계로 박 의장의 출장이 예정되어 있는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제주도의회 허창옥 의원(대정, 무소속)은 9일 지난 4일 제30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지하수 증산 동의안 본회의 상정 처리를 주장한 데 이어 동료 의원의 서명을 받아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서명에 참여한 의원은 허 의원을 포함해 모두 17명(새누리당 8명, 민주당 4명, 교육의원 3명, 무소속 2명)이다.

허 의원 등은 의사일정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는 의회의 민주적 절차인 표결을 통해 가·부를 결정하다는 취지다.

허 의원 등은 이날 제출한 의사일정 변경동의 이유서를 통해 “아무리 취지가 옳다고 하더라도 대다수가 동의하는 민주주의 절차와 형식을 지키지 않는 것은 진정한 민주주의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하수 개발과 이용 문제는 월동채소 항공물류와 별개의 문제로 볼 수 있다”면서도 “지난 303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에서 지하수 이용의 부대조건으로 항공물류가 제시됐고, 이제 모든 도민이 지하수 이용과 항공물류 문제를 연계 인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의원들은 특히 “월동채소를 재배하고 있는 농업인들의 입장에서는 이 안건을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공항(주) 지하수개발·이용시설 변경허가 동의안의 제30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표결 처리를 요구하는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 서명의원 명단. ⓒ제주의소리
허창옥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제출이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 동의안을 반드시 통과시키자는 취지는 아니”라고 전제한 뒤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처리한 결과를 토대로 그 다음을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처리 역시 칼자루는 박희수 의장이 쥐고 있다.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처리 역시 본회의에서 상정해 표결을 통해 채택할 수 있다. 증산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지 여부는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이 처리됐을 때라야 가능하다.

현재로선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역시 상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의장은 9월 임시회 개회사에서 “지하수가 사기업의 영리를 위해 쓰여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한 바 있기 때문이다.

박 의장은 이날 <제주의소리>와 전화통화에서 “사기업의 영리를 위해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10일 열리는 제2차 본회의는 출장 중인 박 의장은 대신해 방문추 부의장이 의사봉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서도 박 의장은 “부의장께서 현명하게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에 서명한 의원은 △구성지 △서대길 △손유원 △신영근 △이선화 △하민철 △허진영 △현정화(이상 새누리당 8명) △김도웅 △김진덕 △박규헌 △현우범(이상 민주당 4명) △문석호 △오대익 △윤두호(이상 교육의원 3명) △안동우 △허창옥(이상 무소속 2명) 등 17명이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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