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과 밀양, 강정의 양극화
분당과 밀양, 강정의 양극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영후 칼럼> 갈등해결에도 지역 간 양극화 현상이 있다

우리가 매일 세상을 보는 미디어의 창에는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지만 사회적 갈등과 관련된 뉴스들이 돋보인다. 언론에서 다루는 갈등 이슈는 정부의 정책과 관련된 공공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공동체의 유지 발전을 위한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데 정부와 이해 당사자들 간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갈등은 정부와 주민, 정부와 지자체, 지역과 지역 사이에 이해관계의 충돌로 빚어진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정책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좋은 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분당과 밀양, 강정이 갈등의 모습으로 크게 부각되었다. 분당은 단기간에 사라졌고, 밀양과 강정은 진행 중이다. 성남보호관찰소의 분당 중심지 이전, 밀양 송전탑과 강정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지역 주민의 반발로 갈등이 발생했다. 분당은 안전과 생활여건, 밀양은 에너지 공급과 주민 생존권, 강정은 안보와 주민 생존권, 환경 보존이 갈등의 핵심 내용이다.

분당의 갈등은 중심지에 성남보호관찰소가 이전하면서 비롯되었다.

주민들은 주민과 인근 학교 학생들이 범죄에 노출되어 안전을 위협받는다고 주장, 이전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의 강한 반발은 법무부가 재검토 방침을 밝힘에 따라 누그러졌다. 보호관찰소는 범죄자 수용기관이 아닌 범죄예방시설로 분류된다. 범죄를 최소화하는 데 원용되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과 유사하다.

밀양 송전탑 갈등은 8년여를 끌어 왔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직접 밀양에 내려가 주민들과 보상안을 협의하면서 해결을 시도했다. 총리 수준의 고위 관료가 갈등 현장을 찾는 일은 드문 일이지만 송전선로 반대대책위 주민들이 공사 재개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완전 해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에너지 공급의 시급성을 이유로 곧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고, 생존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주민들은 결사항전의 자세다.

제주 강정마을에 짓고 있는 해군기지 공사는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정부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민군복합항으로 관광 사업을 내세우고 해군기지사업의 경제효과를 홍보해서 제주지역의 여론을 얻으려고 한다. 토건사업의 속성상 경제효과는 과장되고 환경 영향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분당과 밀양, 강정의 갈등에서 주목할 점은 갈등 해결과정, 지역이기주의 논란, 언론의 역할에서 나타난 중앙과 지방 사이의 양극화 현상이다.

먼저 분당에서 정부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과 함께 언론과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효과를 보았다. 정치권은 내년 선거를, 언론은 독자층을 염두에 두다보니 문제점 분석과 대안제시에 소홀했다.

‘정책은 정치를 창출한다’는 경구가 증명된 셈이다. 밀양, 강정은 정부의 강력한 추진의지와 주민의 지속적인 반대가 팽팽하다. 주민과의 소통보다는 대못 박기에 치중하는 정부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정부가 제시한 보상안은 정당한 보상보다는 일부 주민들을 돈으로 회유할려고 한다는 의구심을 지우기에 역부족이다.

분당과 관련 고소득 중산층의 지역이기주의라는 지적에, 주민들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반박한다. 밀양, 강정에서는 지역이기주의를 지적하며 주민들의 수용을 강조하는 반면, 주민의 생존권과 생태 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점차 힘을 잃고 있다. 지역발전과 주민의 생존권 보호,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같은 지역이기주의의 순기능에 대한 몰이해가 안타깝다.

언론은 공공갈등에서 중재나 해결보다는 갈등을 부채질하거나 잠재우는 데 치중하는 듯한 인상이다. 언론의 의제설정 기능이 낳은 편향성은 여론을 극단적인 방향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 여론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중앙 언론은 분당 이슈를 두고 갈등에 대한 근원적 분석보다는 한 목소리로 주민들의 입장을 전달하여 주민 의사가 일방적으로 반영되도록 했다.

밀양, 강정과 관련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 치열하게 논쟁을 벌여 왔지만 공감대 형성보다는 자기 주장만 수용하라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의 태도에서 물러섬이 없다.

▲ 권영후 소통기획자.

지역 간 갈등 처리의 양극화는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촉매작용을 할 것이다. 갈등이 첨예화 되면 갈등해결에 시간이 늘어나고 사회적인 처리 비용도 천문학적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갈등 해결의 양극화 현상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인식 전환이 중요한 이유다. 정부 정책과정의 재구조화, 언론의 역할, 시민 참여와 정보공개, 법·제도 정비 등에 대한 지속적이며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 권영후 소통기획자

<제주의소리/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1
이경훈 2013-09-25 14:05:11
그래서 어쩌라고.....대안없이 쓴 글을 무책임이라 한다,,,
12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