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과 지역기업이 ‘동반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산·학 협력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산업체는 대학으로부터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제공받고, 대학은 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형 우수 인재를 취업시키는 상생모델로서 지역대학과 지역기업 간의 네트워크인 ‘가족회사’ 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다. <제주의소리>가 지난해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 전문대학으로 선정된 제주한라대학교와 업무제휴를 맺고 대학 가족회사들을 집중 소개함으로서 지역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산학협력 선순환 환경 조성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제주한라대, 힘내라 가족회사](4) (주)제주쇼코아르 김우실 대표이사

프랑스의 어느 조용한 마을. 이 마을에 비안느라는 여인이 딸과 함께 이사와 초콜릿 가게를 열면서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사랑의 열병(?)에 빠지는 것으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 '초콜릿'이다.

비안느(줄리엣 비노쉬 분)라는 여인이 만든 초콜릿을 먹은 사람은 영화 속에서 누구나 사랑에 빠진다. 실제로 초콜릿에는 페닐에틸아민, 테오브로민, 트립토판 등 긴장을 풀고 편안함을 느끼게 하거나 기분을 좋게 하는 여러 가지 성분들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초콜릿을 ‘신이 내린 사랑의 묘약’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 초콜릿의 비안느처럼 제주에서 제주 천연재료들을 가지고 손수 만든 프리미엄 수제 초콜릿으로 사람들에게 부드러운 열정과 달콤한 추억에 빠지게 하는 이가 있다. 제주도의 프리미엄 수제초콜릿전문회사 (주)제주쇼코아르의 김우실 대표이사(49)다.

▲ (주)제주쇼코아르 김우실 대표이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주)제주쇼코아르 건물 앞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나이 서른 넘어 ‘초콜릿’과 사랑에 빠지다
 
김우실 대표를 제주시 광양로터리 인근에 위치한 로스팅·초콜릿 카페 ‘쇼코아르 쇼콜라’에서 만났다. 달콤 쌉싸래한 수제 초콜릿과 신선한 풍미를 뽐내는 로스팅 커피 향이 잘 어우러진 공간이다. 이 카페 건물 2~3층엔 제주 수제초콜릿을 만드는 (주)제주쇼코아르가 있다. (주)제주쇼코아르, 그리고 직영 카페인 쇼코아르 쇼콜라는 모두 그녀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그녀가 어떻게 초콜릿을 만났을까. 입으로 초콜릿의 매력을 만난 건 유년 시절부터이고, 가슴으로 초콜릿을 만난 건 나이 서른을 넘기면서다.

유년 시절, 아버지가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며 사다 주시는 초콜릿은 늘 달콤했고, 대학·대학원에서 식생활학·조리과학·식품영양학을 공부한 그녀가 나이 서른을 훌쩍 넘겨 프랑스 유학에서 만난 초콜릿은 뜨거웠다.

음식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그녀는 중앙대학교와 대학원을 거치며 우리나라의 궁중음식부터 먼저 시작했고, 고향 제주로 돌아와 제주한라대학에서도 궁중음식을 강의했다. 그러나 새로운 열정이 서른 나이를 넘긴 그녀를 다시 꿈틀거리게 했다. 그것이 수제 초콜릿이었다.
 
당시 국내에서는 초콜릿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초콜릿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그녀는 온갖 수소문 끝에 프랑스 에꼴드 꼬르동블루 요리전문학교(요리·제과·제빵·케이터링·초콜릿)로 유학길에 올랐다.

▲ (주)제주쇼코아르 김우실 대표이사가 만들어낸 수제 프리미엄 초콜릿에는 우도땅콩이나 비자열매 같은 제주의 천연재료들을 사용하고 있다. 유럽에서나 맛볼 수 있는 고급 수제 초콜릿을 제주쇼코아르에서 만날 수 있다. 그녀가 고집스럽게 초컬릿회사 이름에 '제주'를 붙이는 것은 제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초콜릿을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궁중음식서 한식·양식, 초콜릿까지…밑바탕엔 늘 ‘제주’

그곳에서 Grand Diplome(종합학위)를 취득하고, 국내 2호 Trateur(Buffet technique : Catering과정) certificat 취득하고 국내에 돌아왔다. 그리고는 식품영양학을 이학박사과정을 공부하고 프랑스 르 로지 쥬비니에서 수제쨈 견습과정을 거쳐, 스타쥬프랑스 Bellouet conseil에서 초콜릿전문가과정, 뉴벨엉트르메과정,  꽁피씨에과정 certificat 취득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오정미푸드아트 인스티튜드 푸드스타일 과정, 또다시 프랑스로 가서 에꼴드 벨루이꽁세이 요리전문학교, 프랑스 르 로지쥬비니의 수제 잼 제조과정 견습, 프랑스 에꼴드 르 노트르 요리전문학교 초콜릿 전문가 과정 등 초콜릿에 대한 배움의 길을 쉼 없이 달렸다. 그의 이력에서 초콜릿에 대한 열정이 그대로 묻어난다.

20~30대 한창 시기를 그렇게 고향 제주를 떠나 있으면서도 그녀는 자신이 ‘제주인’임을 잊지 않았다. 사람들이 종종 “제주음식은 맛이 없다라”라고 하면 그 소리에 ‘욱’하고 화가 났다. 정말 제주음식의 참맛을 느끼지 못한 그 사람들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그래서 늘 마음 한쪽엔 제주음식에 대한 논문도 쓰겠다고 다짐했고, 한식·양식을 공부하면서도 밑바탕엔 항상 제주를 염두에 두고자 했다.

이따금씩 “글로벌시대에 왜 ‘쇼코아르’ 앞에 ‘제주’를 붙여 ‘제주쇼코아르’라고 회사 이름을 붙였는냐”는 질문을 받는다는 그녀는 “제주 제품이 우리나라 대표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단순히 지역특산품 수준이 아니라 제주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주)제주쇼코아르 김우실 대표이사의 초콜릿 작품에는 늘 '제주'의 색이 입혀진다. 초콜릿 본연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 제주의 색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은 국내외에서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제주의소리
▲ 제주시 광양로터리 인근에 위치한 (주)제주쇼코아르 건물 전경 ⓒ제주의소리

정말 그랬다. 제주쇼코아르의 로고에 새겨진 것은 마치 제주해녀가 카카오열매를 머리에 짊어지고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녀가 만든 프리미엄 수제 초콜릿이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육지부 대도시로 회사를 진출하자는 유혹도 여러 차례 받지만 (주)제주쇼코아르의 본점을 제주에 고집하는 것도 모두 고향 제주를 통해 한국을 알리고 싶은 그녀의 변하지 않는 철학이다.

유럽의 고급 초콜릿 브랜드처럼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에 제주도 천연재료를 접목시킨 이른바 ‘제주초콜릿’ 상품개발에 끊임없이 매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소립종 땅콩인 ‘우도 땅콩’을 재료로 사용한 ‘우도땅콩 쇼콜라’와 제주 비자림 숲에서 채취한 비자열매를 넣은 ‘비자 쇼콜라’를 탄생시켰다.

 “앞으로도 꾸준히 제주 땅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가지고 프리미엄 초콜릿을 만들고 싶어요. 초콜릿 고유의 맛은 살리고, 거기에다 제주의 색을 입힌 초콜릿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제주를 대표하는 초콜릿을 꾸준히 만들 생각입니다”

그녀는 이 때문에 제주의 젊은이들 중 제주에 애정을 가진 친구들이 더 많이 제주쇼코아르에서 함께 일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특히 (주)제주쇼코아르가 제주한라대학의 벤처사업체로 지난 2006년 10월 설립된 만큼 제주한라대 출신들이 그 자리에 더 많이 서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주)제주쇼코아르 김우실 대표이사가 만들어낸 수제 프리미엄 초콜릿에는 우도땅콩이나 비자열매 같은 제주의 천연재료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녀가 고집스럽게 초컬릿회사 이름에 '제주'를 붙이는 것은 제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초콜릿을 만들어내겠다는 각오이기도 하다. 쇼코아르 쇼콜라 카페에 전시된 쇼코아르의 수제 초콜릿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주)제주쇼코아르 김우실 대표이사는 자신의 삶도 갓 볶아낸 커피처럼 풍미가 깊은 삶을 닮으려 한다 . 로스팅·초콜릿전문점 '쇼코아르 쇼콜라'의 신선한 드립커피들도 맛이 깊어 인기가 높다. ⓒ제주의소리

 세계적 여행가이드 북 ‘미쉐린’도 주목한 그 곳

제주쇼코아르의 이름 앞에는 항상 ‘제주한라대 가족회사’ 타이틀도 수식어처럼 따라 붙는다. 현재 5명의 한라대 재학생·졸업생이 쇼코아르와 직영카페의 직원으로 몸담고 있다.

그녀의 초콜릿에 대한 열정은 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인 여행가이드 북 ‘미쉐린 그린가이드’에서도 지난 2011년 한국판을 발간하면서 ‘제주쇼코아르’를 한국의 맛 집으로 선정하고 소개할 만큼 주목받고 있다.

초콜릿을 먹으면 사랑이 샘솟는 다고 한다. 밸런타인데이가 아니어도 좋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영화 초콜릿 속의 비안느처럼 김 대표가 만든 신비한 초콜릿을 가족에게 선물해 사랑이 차고 넘칠 수 있다면 이야….

하루 24시간을 누구보다 바쁘게 사는 김우실 대표. 대학(제주한라대학) 교수로, 회사 CEO로, 제주 초콜릿 연구 등으로, 24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살아도 부족하다. 초콜릿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쇼콜라티에(chocolatier)의 삶을 사는 김우실 대표. 늘 초콜릿과 사랑에 빠져 있는 그녀는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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