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서 배우는 블랙푸드](2) 몸국(모자반국)과 괴기반(고기반)

2013년 문화관광형시장 제주서문공설시장이 건강밥상인 ‘제주 블랙푸드’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서문시장이 예전부터 제주한우, 제주흑돼지, 제주전통순대, 둠비(제주식 두부) 등 소위 ‘블랙푸드’로 유명했던 점에 착안, 올해 문관형시장 선정 이후 시장활성화를 위해 ‘블랙푸드’를 중심으로 한 제주전통음식·잔치음식 요리강좌를 열었다. 제주 블랙푸드이자 건강밥상 메뉴 중 약 50여 가지 음식이 소개되는 이번 강좌 중 주요 강의를 총 10회에 걸쳐 기획·연재 한다. [편집자]

제주에선 전통적으로 잔치나 상(喪) 등 경조사 시 손님상에 빠지지 않던 대표적인 행사용 음식이 ‘몸국’이다.

‘몸’이란 해초 ‘모자반’을 부르는 제주어로서, 몸국은 모자반을 끓여낸 국이다.

지난 20일 서문시장 요리체험관에서 열린 ‘제주 잔치음식 요리강좌’에선 ‘몸국’과 ‘괴기반’ 등이 소개됐다.

제주에선 집안에 경조사가 생기면 마당에 가마솥을 걸고, 우선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삶아낸 뒤 내장과 순대까지 삶아낸다.

진국이 된 국물에 모자반을 듬뿍 집어넣고 장간막 등 자투리 고기와 내장을 넣고 하루 종일 푹 끓여낸다.
 
이 과정에서 모자반이 돼지의 지방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여기에다 메밀가루를 묽게 풀어 넣으면 더욱 진한 식감을 내게 된다. 먹기 직전에 신김치를 다져 넣으면 더욱 맛이 개운해진다.

제주의 집안 경조사에서 또하나 빠지지 않는 것이 ‘괴기반’이다. 집안 대소사에 찾아온 손님 누구에게나 똑같은 내용과 분량의 음식 한 접시를 제공하는데 이를 ‘반(盤)’이라 한다.

특히 경조사와 같은 특별한 행사 때가 아니면 구경하기 힘들었던 돼지고기를 크고 푸짐하게 썰어서 보통 세점을 접시에 올려놓고 전통순대인 ‘수애’ 한 점도 함께 올려놓는다.

여기에다 쉽게 상하지 않도록 수분을 많이 뺀 ‘둠비(마른두부)’ 한점까지 같이 넣어서 이를 ‘괴기반(고기반)’이라 불렀다.

괴기반을 먹을 때는 초간장을 만들어서 곁들여 먹는데, 이는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것이다.  

▲ 몸국  / 사진 = 양용진 ⓒ 제주의소리

◆ 몸국 재료
돼지고기 삶은 국물, 소금, 김치 2줄기, 후추, 몸(모자반) 100g, 메밀가루 1큰술, 보리가루, 밀가루, 미역귀 100g, 장간막, 마늘 다진 것 1큰술

◆몸국 조리법
우선 돼지고기를 삶고 난 육수에 미역귀(장간막), 모자반, 김치도 약간 넣고 끓이면서 간을 한다.
다 끓여지면 메밀가루를 풀어 넣는다. 다만 모자반은 말린 것을 사용하는데 제철일때는 데쳐서 사용하기도 한다. 제철이 아닐 때는 바구니에 넣어 씻겨 말려야 한다.

▲ 괴기반  / 사진 = 양용진 ⓒ 제주의소리

◆ 괴기반 재료

돼지수육 3점, 순대 1점, 두부 1점

◆ 괴기반 조리법
돼지고기 수육은 일단 두께가 5cm 이하로 얇게 썰어두고, 순대도 둥근 모양대로 썬다. 둠비(제주식 마른두부)도 납작하게 썬다. 접시에 돼지고기 수육 3점과 순대, 두부 1점씩을 다모 초간장을 곁들여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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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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