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한동주, 특정 학연 '패권주의' 이용...우발적 아닌 치밀한 준비, 하위직 줄세우기

▲ 한동주 서귀포시장이 지난 8월14일 취임하는 모습
한동주 서귀포시장이 재경 서귀포고 동창회 모임에 참석한 발언으로 제주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우근민 지사와 '매관매직' 거래설과 노골적 지지 발언 유도, 그리고 특정 학교 출신 인사 우대 등 발언 하나 하나가 메가톤급 폭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는 '특정학교 학연'을 이용해서 하위직 공무원까지 줄세우기와 편가르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한 시장은 지난 11월29일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내 뮤지엄웨딩홀에서 열린 '2013 재경 서고인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에 참석해 듣는 사람의 귀를 의심케 할 정도의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서귀포고등학교 2회 출신인 한 시장은 또박또박 '우근민 지사'의 이름을 거명한 한 시장은 내년 6월에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자신의 임기도 그때까지라고 말한 뒤 우 지사가 자신에게 "내가 당선되면 네가 서귀포시장을 더 해라. 그러면 네가 서귀포고등학교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게 아니냐"고 했다며 "솔직히 (우 지사와)이런 내면적인 거래를 하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 시장은 "우리 시청 내에도 6급 이상 서귀고 출신이 50명 있다. 우리보다 16년 이상 연륜을 가진 남주고등학교는 6급 이상이 35명 뿐이다. 그리고 서귀포산과고 15명, 서귀포여고 25명 정도, 삼성여고 5명 정도...6급 이상 만이다"며 "(7급이하)직원까지 하면 서귀고 250명, 남주고(16년이상 연륜 많은 고교) 150명"이라고 서귀포지역 여러 고교 출신들의 직원수까지 구체적으로 헤아렸다. 

이어 한 시장은 "그런데 제가 와서 보니까 서귀고가 모든 인사에 있어서 밀려 있었다. 제가 더 해야 이 친구들을 다 제자리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서귀포고 패권주의를 암시했다.

▲ 한동주 서귀포시장이 지난 8월14일 취임하는 모습
한마디로 한 시장은 서귀포고 출신들을 적극 등용하고, 반대로 타 학교 출신은 배제하겠다는 것을 축사에서 밝힌 것이다.

한 시장의 발언은 우발적인 게 아니다. 매우 치밀하게 준비한 발언인 것이다. 취임한 지 3개월 밖에 안된 시장이 6급과 7급 공무원 출신 고교별로 아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한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직적으로 하위직 공무원 명단을 빼내 출신고교 별로 관리하고 있다는 말이다.

강문상 공무원노조 서귀포시지부장은 "서귀포시 공직자의 구체적인 고교 출신 분석 대목은 경악을 금치 못할 수준"이라며 "7급 공무원까지 구체적인 출신 고교별로 알고 있다는 것은 누군가 인사파일 자료를 시장에게 넘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지부장은 "시장이 누구로부터 인사파일 자료를 받았던 지 간에 하위직 공무원도 선거에 이용할 목적인 것 같다"며 "특정학교 패권주의와 하위직 공무원도 편가르기, 줄세우기 등을 하려고 한 것 같다"고 분노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교고 총동창회 관계자는 "특정 학교 학연을 이용해 서귀포시 사회를 노골적으로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려고 했다"며 "그 주체가 시정 책임자인 서귀포시장이였다는 게 아연실색할 따름"이라고 허탈해 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동주 시장이 우근민 지사를 향한 단순한 충성심에서 한 게 아니라 우 지사와 시장직을 놓고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거개입 공직자들을 엄단해야 할 시정책임자와 도정 책임자가 당선되기 위해 공조직과 학연 등을 이용하는 모습에 치가 떨린다"고 분노했다.

한 시장은 지난 8월14일 취임사에서 "현장에서 확인하고 소통하는 시장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며 "주민들의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주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한 시장은 취임 3개월만에 특정 학연을 무기로 서귀포시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다 결국 경질됐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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