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감사위원회, ‘한동주 게이트’ 관련 “뒷북 감찰” 지적에 엄정한 조사·처리 약속

제주도감사위원회 염차배 위원장이 최근 제주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은 ‘한동주 게이트’와 관련해 “한마디로 경악할 일”이라며 ‘공직자 선거개입’ 행위에 대한 엄단 방침을 천명했다.

▲ 염차배 감사위원장. ⓒ제주의소리
염차배 위원장은 3일 오전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김용범)의 2014년도 예산안 심사에 앞서 이뤄진 정책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예산심사는 초반 분위기부터 심상치 않았다. 지난 주말 제주사회를 충격에 몰아 넣은 이른바 ‘한동주 게이트’로 인해 고위공직자의 노골적인 사전선거운동의 민낯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언은 “우 지사가 당선되면 내가 서귀포시장을 더 해서 서귀고를 발전시킬 수 있다. 이런 내면적인 거래를 하고 이 자리에 왔다. 도와주시기 바란다”는 게 요지다.

감사위원회는 바로 특별감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지만, ‘뒷북 감찰’이란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날 박원철 의원(한림, 민주당)은 “감사위원장이 임명된 지 2년 지났는데, 아무 연고도 없이 제자리로 돌릴 적임자라고 판단해 의회도 흔쾌히 임명에 동의했다”면서 “하지만 위원장이 온 후에 공직비리가 잇따르고 있고, 고위공직자들의 행태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 감사위가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데 화가 나고 분노가 치민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의원은 “(한동주 전 시장이) 공개 자리에서 특혜사업을 주겠다고 하고 특정인맥을 승진시키겠다고 했다”면서 ‘한동주 게이트’를 도마에 올린 뒤 “감사위원회의 존재 의미가 뭐냐.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고 따져 물었다.

이에 염차배 위원장은 “이번 사안은 말 그대로 경악할 사안이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고 기가 차다. 공직자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면서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노력도 했지만 (이번 일이 발생했다.) 안타깝다”고 ‘한동주 게이트’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위원장께서 사견으로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엄단 의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도민사회에서 공무원 징계수위를 솜방망이라고 지적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감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일반적인 감사만 하다보니까 공직자들이 줄이나 서려고 하는 행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대도민담화를 발표하거나, TV에라도 직접 출연해서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훼손에 대해서는 좌시하게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할 것”을 주문했다.

염 위원장은 “지금 말씀한 대로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고, 처리하겠다”며 공직자의 선거개입 행위에 대한 엄단 방침을 재확인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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