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대, 힘내라 가족회사] (9) 꼬마 해녀 '몽니' 만든 IT/CT 기업 아트피큐

지역대학과 지역기업이 ‘동반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산·학 협력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산업체는 대학으로부터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제공받고, 대학은 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형 우수 인재를 취업시키는 상생모델로서 지역대학과 지역기업 간의 네트워크인 ‘가족회사’ 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다. <제주의소리>가 지난해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 전문대학으로 선정된 제주한라대학교와 업무제휴를 맺고 대학 가족회사들을 집중 소개함으로서 지역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산학협력 선순환 환경 조성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오태헌 아트피큐 대표이사. ⓒ제주의소리

2012년 12월 제주해녀가 시리즈물로 공중파를 탔다. 꼬마 해녀를 캐릭터화한 ‘아이엠 몽니’가 7개월간 SBS에서 방영된 것이다. 올 초부터는 케이블 애니메이션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고 오는 4월부터는 태국, 대만, 홍콩과 중국에서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광동지역에 방영될 예정이다.

제주의 기업이 제주의 문화를 소재로 만든 콘텐츠가 전국과 세계에서 소위 ‘히트’를 친 것은 지역사회에 주는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그것이 제주에서는 더더욱 하기 힘들 거라고 했던 문화 컨텐츠 사업을 통해 이뤄진 것이기에 의미는 남다르다.

이 ‘몽니’를 만들어낸 주인공 (주)아트피큐의 오태헌 대표이사(42)를 직접 만나 여기까지 오는 과정을 들어봤다.

그는 최근 제작된 게임 관련된 얘기부터 풀어놓았다. 이미 페이스북(www.facebook.com/Mongniland)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SNS 게임 ‘몽니랜드(Mongniland)’ 역시 아트피큐의 작품이다. 소셜네트워크 요소를 가미한 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건물을 짓고 자원을 생산하며 다른 유저들과 서로 협력해 몬스터들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이 주 스토리다. 2012년 9월 이후 현재까지 누적 가입자만 2만6000명이 넘는다.

이미 최근 대형 IT 기업의 투자유치까지 받아냈고, 앞으로는 이를 업그레이드하고 모바일 버전도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해녀 캐릭터가 주인공인 제주도 최초의 SNS게임이 이제 서서히 빛을 보고 있는 셈이다.

아트피큐는 ‘지속가능한 컨텐츠’를 지향한다. 단순히 어떤 프로젝트 상 한 번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계속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내용물을 추구한다는 것.

오 대표는 “만들고 없어지는 컨텐츠가 아니라 상용화 모델을 갖는 컨텐츠를 도내 최초로 시도하고 하다보니 나름 많은 노하우들이 생기게됐다”고 말했다.

사실 2000년 문을 연 이 회사의 주종목은 SI(System Integration). 즉 홈페이지 제작·관리 같은 전산시스템 구축이다. 제주도내 주요 관광서를 비롯해 재래시장이나 관련 기관 홈페이지까지 관리하고 있다. 아트피큐가 구축한 제주도 관광홈페이지는 전국 지자체 관광홈페이지 평가에서 최우수로 인정받았고, 제주넷(도청) 홈페이지 역시 행정안전부 웹 접근성 평가에서 97.2점을 획득해 최상위 그룹으로 분류됐다.

▲ 제주해녀 '몽니'를 캐릭터로 한 SNS게임 '몽니랜드(Mongni Land)'.
▲ '몽니' 캐릭터 제품들. ⓒ아트피큐

이들에게서 ‘몽니’라는 보물이 탄생한 것은 지난 2005년. 지역특성상품발굴 차원에서 제주만의 색깔을 내는 기념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뛰어들게 됐다.

“제주의 많은 기념품들을 보면 진짜 제주만의 것이 부족했잖아요. 여기서 기념품 디자인을 하다가 캐릭터를 한 번 넣어서 만들어봤던 게 해녀 캐릭터의 시초였죠. 물론 처음엔 캐릭터 자체로 접근했던 부분이 아니어서 엉성했죠. 그러다가 캐릭터페어를 가게 됐는데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캐릭터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하게 사업들을 할 수 있구나’하구요. 그래서 재밌겠다는 메리트에 끌려서 상품의 디자인으로 봤던 캐릭터를 캐릭터 중심에서 생각해보게 됐죠”

그렇게 도내 최초로 홍콩, 영국, 태국, 브라질 등에 라이센싱 수출을 했고 제주CGV에 몽니를 주제로 한 키즈카페도 열었다. 몽니를 주제로 한 악세서리와 상품들도 만들어졌고 공중파 애니메이션으로도 진출했다. 지역 중소기업으로서는 단기간에 상당한 성과를 낸 셈이다.

물론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는 아니었다. 애니메이션 그 자체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 인프라와 인력이 충분하게 준비되지 않은 여건도 있고 해외 진출을 위해 하는 현지화 작업에서도 고충은 많았다.

지역산업을 동시에 고민하는 아트피큐가 제주한라대 가족회사로 함께하기로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분야에서 꾸준한 인력양성만큼 경쟁력을 담보하는 것이 없는데, 이 가족회사 시스템이 그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졸업해서 취업하려는 학생들을 보면 도내 기업들을 잘 모른다는 점이에요. IT나 CT 쪽 인력을 보면 학생들은 취업을 할 기업이 없다고 하고 기업에서는 채용할만한 인재가 없다고 합니다. 이것은 기업에 대해 잘 모르고 얘기하는 부분이 많죠. 사실 학생들이 큰 회사에 대해서도 이름만 알고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제주도내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 이름도 모른다는 거죠. 그래서 취업할 데가 없다고 하는데 사실 찾아보면 훌륭한 기업들이 많습니다”

▲ 오태헌 아트피큐 대표이사. ⓒ제주의소리

그가 기대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인프라나 인력에 있어서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힘든 만큼 그 연결고리가 되어줬으면 하는 가능성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채용한 사람이 신규 프로젝트에 바로 투입돼 일을 할만한 상황이 안 되고 트레이닝 과정이 길어지다보면 인력누수 현상이 생기거든요. 신규인력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이유도 그런 부분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준비를 대학에서 하고 졸업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커리큘럼 자체가 기업에서 필요한 과정으로 인재가 양성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론적인 부분보다는 ‘실습위주의 교육이 필요하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지속가능한 컨텐츠를 만들려는 아트피큐는 함께 고민할 젊은이들을 찾고 있다고 했다. 오 대표는 제주한라대 LINC 사업단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비롯해 제주 청춘들에게도 말을 건넸다.

“그 동안 웹 SI분야를 꾸준하게 일궈왔고 이제 도내에서는 그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게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CT같은 경우에도 도내에서 상용화 모델로 만들어 수출까지 하는 최초의 사례를 많이 만들어냈죠. 앞으론 좀 더 대중적인 컨텐츠 개발을 생각하고 있어요. SI분야도 신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도 계속 하겠지만 CT 분야도 여기서 머무르는 캐릭터가 아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많은 컨텐츠가 필요해요.

그래서 앞으로 할 일도 정말 많아요. 그러다보니 그런 미래를 같이 고민해 줄 수 있는 인재들이 필요합니다”

▲ 제주해녀 '몽니'. ⓒ아트피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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