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대, 힘내라 가족회사] (18) 제주여행업계 변신 꿈꾸는 가인여행사  

지역대학과 지역기업이 ‘동반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산·학 협력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산업체는 대학으로부터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제공받고, 대학은 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형 우수 인재를 취업시키는 상생모델로서 지역대학과 지역기업 간의 네트워크인 ‘가족회사’ 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다. <제주의소리>가 지난해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 전문대학으로 선정된 제주한라대학교와 업무제휴를 맺고 대학 가족회사들을 집중 소개함으로서 지역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산학협력 선순환 환경 조성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편집자 주> 

 

▲ 강성훈 가인여행사 대표. ⓒ제주의소리

잘 알려진 대형여행사에서 근무하던 그가 새로운 회사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2011년. 비교적 편한 길을 놔두고 그가 뛰쳐나간 이유는 ‘제주 관광업계를 바꾸고 싶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속칭 ‘랜드사’라는 방식으로 육지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돼 돌아가는 제주 여행사들의 운영 패턴.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싸구려 관광. ‘이 문제를 해소하고 진짜 좋은 여행을 시켜주는 게 나의 임무’라는 생각이었다.

이 주인공은 강성훈(40)씨. 지금은 가인여행사 대표다. 조그마한 건물에 입주한 중소업체지만 짧은 기간 동안 꽤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1년에 60개나 되는 학교가 제주 수학여행을 위해 이 여행사를 이용한다. 그 상대 고객이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이다. 대형 여행사들의 틈새를 뚫고 제주라는 엄한 곳(?)에서 온 이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그는 학교마다 실시하는 수학여행 공개입찰의 핵심 과정인 ‘설명회’에 온 힘을 쏟아부은 것이 답이었다고 말한다.

“잠재적 고객인 그들이 제주에 좋은 이미지 느껴야 성인이 됐을 때 좋은 생각에 제주를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숙소, 한 끼를 먹더라도 제대로 된 식사. 투어를 하더라도 복잡한 투어보다 좀 간략하면서도 제대로 구경을 할 수 있는 여행. 저가가 아닌 여행이죠. 제가 입찰되는 학교는 총 가격보다 이처럼 가격에 대한 질적 어필을 하죠. 그러면 학부모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 아주 칭찬을 합니다. 또 여행 후 평가에서도 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죠.”

초심에 맞게 당장 큰 이익은 못 내더라도 ‘정말 제대로 된 제주여행 한 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가격은 다소 높았지만 콘텐츠만큼은 자신있었다. 그렇게 서서히 입소문을 타면서 이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강 대표 스스로가 말했듯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성장하고 있었다.

 

▲ 강성훈 가인여행사 대표. ⓒ제주의소리

물론 여기에 이르기까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서울이라는 지역이 여행업계가 한 두 개 있는 상황도 아니고 제주도에 있는 미약한 사람이 서울에 가서 영업을 한다는 게 굉장히 힘들었죠. 그래도 저의 철학이 ‘오신 손님은 절대 남한테 못 가게 만든다’라는 거에요. 고객이 나에게 오면 좋은 걸 보여주고 좋은 음식 소개해줘서 그 손님을 꼭 잡는다는 결심을 갖고 일해왔던 게 서울에서 들여먹혔습니다.”

그 ‘질 좋은 관광’이 어떤 것인지 자세히 물어봤다. 실제 수학여행 코스를 보여줬다. 우선 지질공원으로 퇴적층을 볼 수 있는 자연과학의 실습장 수월봉, 일제시대의 격납고와 흔적이 있는 역사의 장소 알뜨르비행장 등 그 어떤 테마파크 보다 더 ‘진짜 제주’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올레도 포함돼 있다.

이왕 학생들에게 작은 해방감을 선물할 겸 제주바다 위에서 고급요트를 탈 수 있는 순서도 포함했다. 뷔페 식사와 바비큐 파티도 열린다. 강 대표는 “대부분의 학교가 안해본 것을 추천한다”며 “이게 들어먹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패키지를 되도록 지양한다고 했다. 대형 여행사들의 패키지 관광으로 인해 제주에서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 강성훈 가인여행사 대표. ⓒ제주의소리

“사실 결제관계에 대한 불공정 계약이 많죠. 가격도 제대로 못 받고. 그러다보면 모든 게 다 손님들에게 돌아갑니다. 그게 제주의 현실이죠. 현재 제주지역에 800여개의 여행사가 있다. 제주 지역에 물론 랜드사라는 그런 개념으로 일을 처리를 하고 있죠.

여행업계가 80년대처럼 하는 것보다, 지금 현재 공부를 좀 더 해서 우리 제주도를 더 알릴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세우신다면 대형여행사 못지 않게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90년대 중반부터 이 분야에 있는 그인 만큼 이 판을 바라보는 시각도 넓다. 질 높은 여행을 추구하는 그이지만 현실적으로 저가형 여행이 사라지는 건 불가능하다고 전한다. 저가형 여행 수요가 50% 이상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갑과 을의 관계에서 을만 희생당하는 상황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수학여행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그가 제주한라대 중국관광어과와 산학협력을 맺고 매년 2개월에서 6개월까지 걸쳐 실제 현장실습을 받는 이유는 미래를 대비한 전략이다. 중국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나 더 있다. 가인여행사를 완전한 레저회사로서 여행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키우려는 꿈이다. “제주에 교통회사, 렌터카, 버스회사가 임대가 아니라 함께, 오로지 내가 직접 투자를 해서 창립이 된다면 우리 고객들이 편안하지 않겠나 생각해요.

   

제주에 와서 좋은 숙소에 모이고 저렴한 렌터카와 좋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는게 저희 가인 여행사의 포부입니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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