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대, 힘내라 가족회사] (21) ‘신뢰와 공유의 건축’ 꿈꾸는 토펙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지역대학과 지역기업이 ‘동반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산·학 협력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산업체는 대학으로부터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제공받고, 대학은 산업체가 요구하는 맞춤형 우수 인재를 취업시키는 상생모델로서 지역대학과 지역기업 간의 네트워크인 ‘가족회사’ 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다. <제주의소리>가 지난해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 전문대학으로 선정된 제주한라대학교와 업무제휴를 맺고 대학 가족회사들을 집중 소개함으로서 지역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산학협력 선순환 환경 조성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편집자 주>

 

▲ 현군출 토펙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대표. ⓒ제주의소리

1993년 설립된 토펙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는 원래 서울에 있던 유명 건축업체 중 하나다. 국내 대형 사업부터 중국부터 라오스,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해외시장에서도 줄곧 승승장구하던 이 회사는 2009년 갑자기 제주행을 택한다.

김희철 회장(68)의 고향이 제주였던 것과도 무관하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제주국제자유도시로서의 발전가능성’이었다. 제주로 터전을 옮긴 ‘다음’과 같은 회사의 사례를 보더라도 전국적, 세계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장기간 내부 논의 끝에 본사를 제주로 옮긴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현군출(50) 대표는 지난 5년을 혁신과 도전의 시기라고 말한다. 

“감리가 품질만을 얘기한다면 건설사업관리(CM)는 공사기간, 비용, 품질 그리고 시공부터 사후과정까지 모두 관리하는 개념인데, 제주에서는 이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요즘에 와서는 다행히 CM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데 제주한라대 금호미래관이 제주에서 CM을 처음으로 시행한 것이었죠”

그 인연 때문이었는지 대학과의 산학협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매년 현장실습으로 그들의 회사의 문을 열었다. 기본적인 도면 작업 시 모델링 작업에도 참여하도록 했다.

물론 건축 관련 분야 졸업생들의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현 대표의 표현에 따르면 ‘걸출한 능력을 가진 친구들’이 분명 있었다.

“회사입장에서는 더 많은 수를 뽑아서 그 친구들에게 기술을 전해줄 수 있는 교육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자란 학생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제주출신으로 서울에 갔다 내려온 학생의 능력을 발휘시켜주는 데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 이주 기업으로서 전국구의 명성을 유지하는 일은 현재진행형이다. 제주 이주 후에도 부산합동청사, 수지 문화복지종합청사, 부천 오정레포츠센터 등 대규모 건축물의 종합감리를 맡았다. 제주에서도 항공우주박물관, NXC 업무시설과 컴퓨터박물관, 한라대 금호세계관 등 큰 건설의 CM을 도맡고 있다.

제주에 와서도 CM 실적은 높아지고 있다. 전국 주요 건축업체의 CM실적을 따져보니 토펙엔지니어링은 2010년 10위, 2011년 8위, 2012년에는 5위에 오를 정도다. 말그대로 ‘유수의 회사’ 중 하나인 셈이다.

 

▲ 토펙의 작품들. 설계감리를 맡은 김만덕 기념관 건립공사(왼쪽 위)와 제주한라대 금호세계교육관(왼쪽 아래), 감리를 진행중인 제주항국제여객터미널(오른쪽). <토펙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제공>

토펙이 꿈꾸는 건축은? ‘건축물의 공공적 성격 잊지 말아야’

토펙엔지니어링의 사훈은 ‘신뢰’다. ‘신뢰를 받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단순히 발주자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도 밀접한 얘기다. 이들이 매달 사회복지시설에 봉사활동을 가고 제주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는 이유도 그 지점에 있다.

그렇다면 현 대표가 꿈꾸는 건축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우리’라는 단어를 먼저 꺼낸다.

“건축이라는 게 개인이 짓기 때문에 사유화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하는데, 물론 개인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지어지긴 하지만 건축은 ‘우리’라는 개념을 벗어날 수 없다고 봅니다. 건축은 집을 짓는 것이고 그 집은 우리 사회와 공유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보면 제주에 사실 많은 투자사업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투자자와 제주도민의 생각이 다를 수 있겠죠. 저희는 그 중간 입장에 서서 제주도를 위한 제주도에 어떤 기여할 수 있는 건축물들을 계획하고 만들 수 있는 회사로 계속해서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가 젊은 건축학도들에게 건네는 조언도 이와 밀접하다. 그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으로 기술이 뛰어난 것도 좋지만 긍정적인 마인드와 함께 ‘건축가로서의 의식’을 강조했다.

“개인에게 오더를 받고 일을 하지만 그 결과물은 사회에 공유할 수 있는 건축물이 돼야 한다 는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이 분야가 어렵고 힘든 직업이란 생각만 갖지 말고, 기술을 가지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게 개인적인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그런 마인드를 갖고 사무실에 들어온다면 정말로 환영합니다”

 

▲ 현군출 토펙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대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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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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