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탑동 노숙자 방문에 봉사자·노숙자 고충 토로

"어려운 이들을 위한 정책적 지원에 힘 써 주세요!"
"길에서 지내시는 분들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형식적인 방문은 바라지 않습니다"

▲ 김태환 지사는 19일 노숙자 급식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탑동 임시파출소를 방문했다.
19일 오전 11시40분께 노숙자와 독거노인 등에게 무료급식이 이뤄지고 있는 탑동 임시파출소에 김태환 지사가 방문, 봉사자들의 고충을 듣고 이들을 격려했다.

자원봉사자 장원화씨(제주시 외도1동)는 "잠시나마 이곳 임시파출소를 급식장소로 이용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파출소에서 이곳 사용을 허락해 주기 전인 지난해 12월말까지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배식과 식사가 모두 밖에서 이뤄졌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장씨는 "앞으로 길에서 생활하는 분들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식사 한끼라도 마음 편히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태환 지사는 "당분간은 이곳을 활용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겠다"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과 소외된 이웃들에게 보다 큰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김 지사의 이날 탑동 방문은 설을 앞두고 노숙 실태를 확인하고 소외받는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주위의 관심과 사랑을 당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일부 노숙자들은 김 지사와 함께 들이닥친(?) 취재진들이 불쾌했는지 "형식적으로 우루루 몰려 왔다 삽시간에 돌아가버리는 그런 관심은 바라지도 않는다"며 "우리가 비록 길에서 생활하고 여기서 한끼 식사를 해결하고 있지만 인간적인 모욕을 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비난했다.

또 방문 후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리를 뜨는 김 지사와 관계자들을 보며 "5~10분 이곳을 방문하고 우리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냐"며 "의례 때가 되면 한차례 몰려 왔다 이후에는 관심도 갖지 않는 보여주기 위한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구세군 제주교회는 매일 오전 11시30분 제주시 탑동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는데 하루 평균 60~70명이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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