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동굴연구소, '지네발'형 동굴 첫 실측공개
21개 출입구 도내 최대로 파악

복성화산(이중분화구)으로 알려진 송악산 제1차 분화구의 외륜산(外輪山) 능선에 출입구가 무려 22개에 이른 '지네발' 형태의 일본군 진지동굴이 구축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이는 총길이면에서는 셋알오름(진지동굴 출입구 6개), 가마오름(진지동굴 출입구 9개)에 이어 세번째의 대형 진지동굴이며 출입구 수로는 가장 많은 규모다.

   
▲ 송악산 제1차 분화구 외륜산내 진지동굴 위치도

(사)제주도동굴연구소(소장 손인석)은 22일 '송악산 제1차 화구호 외륜산에 구축된 일본군진지동굴 조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실측된 동굴의 총 길이는 1,022m로서 도내에서는 3번째로 큰 대형동굴이라고 밝혔다.

총길이 1,022m...'셋알오름'과 '가마오름'에 이어 세번째 규모

보고서에 따르면 송악산 제1차분화구의 외륜산 능선 지하를 따라 구축된 일본군 진지동굴의 규모는 주굴의 길이 702m, 가지굴 320 m로 총길이는 1,022m이며 출입구가 22개,  폭이 1-2m, 천장의 높이 0.5m-1.5m로 실측됐다.

   
▲ 송악산 제1분화구 외륜산에 무려 22개 진지동굴 출입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제주도동굴연구소

   
▲ 송악산 2차 분화구에서 본 1차 분화구 외륜산에 구축된 진지동굴 계략적인 입구 위치 현황(제1입구~제22입구)

총 길이 면에서의 규모는 셋알오름진지동굴 총길이 1.220m, 가마오름진지동굴1,197m`(1,2,3구역+4구역140m합산:4구역은 이격되어 있음)과의 비교할 때 제주도내에서는 3번째의 대형 진지동굴인 것으로 측량결과 확인됐다.

또 송악산 제1차분화구 진지동굴출입구는 모두 22개로서 이는 출입구 수만 비교했을 때 셋알오름 진지동굴 6개, 가마오름 진지동굴 9개, 수월봉(한장내)진지동굴 4개, 성산일출봉 진지동굴 3개, 서우봉 진지동굴2개, 어승생악 진지동굴 1개 등으로 조사된 바 있어 제주도 최대의 출입구를 구축한 일본군 진지동굴로 평가되고 있다.

전체적으로의 구조는 활(弓)모양의 형태이나  *자형, ⊕자형, ┻자형,  ㄱ자형,  ㄷ자형등 복합적으로 구축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태에서는 주굴은 지네의 몸통형이며 지굴(출입구)은 지네의발 형태이다. 이러한 형태와 구조는 송악산 제1차분화구의 외륜산을 따라 본 동굴이 구축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송악산 제1차 분화구 외륜산내에는 그 동안 일본군 진지동굴이 구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진입이 어려워 동굴 내부 구조와 규모, 구체적인 유형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다.

   
▲ 제2입구에서 본 동굴 내부 ⓒ제주도동굴연구소

동굴연구소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제1차 분화구의 외륜산에 구축된 일본군 진지동굴의 용도는 송악산 주변의 일본군 군사시설(비행장, 탄약고, 격납고, 해안절벽진지동굴, 셋알오름진지동굴등) 경비는 물론 연안으로부터 적(미군)이 상륙 할 것을 예상하고 그 대비책으로 구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단일 오름내 '대형진지'와 '소형진지'가 동시 구축 특징...송악산 '유일'

송악산 외륜산(外輪山:학명)이란?

제주도 남제주군 상모리(산이수동) 산 2번지 일대에 위치한 송악산은 제1차분화구(응회환)와 제2차분화구(분석구)의 복식화산체인 이중 화구로 유명하다.

제1차 분화구는 직경 약 500m(둘레: 약 1.7km), 화산체의 높이 약 60-80m(외륜산)에 이르며, 제2차 분화구는 화산체의 높이 50-60m, 둘레 약 400-450m, 경사 70-90°인 특성을 보인다.

모슬포에서 남동방향으로 약 4.5km지점에 위치하고 주변에는 동알오름, 셋알오름, 섯알오름 , 모슬봉, 단산, 산방산, 월라봉, 광해악, 가시악, 농남봉등의 기생화산등이 분포하고 있다.

복식화산(이중화산)은 '외륜산(外輪山)', '호구구', '칼테라(용암랜드)'를 포함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송악산의 외륜산은 별도의 산(山)을 일컫는 지명이 아니라 이중화구에서 지워지는 학명이다.

복성 화산(複成火山)은 화구(火口)나 칼데라 안에 다른 분화구가 또 생긴 화산으로 '복식 화산', '복화산'이라고도 한다.

이와함께 동굴연구소는 송악산 제1차분화구의 진지동굴은 송악산체의 해안절벽에 15개가 구축이 되어 있으며 유형은 일자(一)형, H자형, ㄷ자형이며 자살공격용 소형 선박의 은페, 엄페용이며 3번 H자형동굴은 지휘부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외 전망대 부근에는 천연동굴을 변형한 진지동굴이 2개, 송악산 능선도로에 관측소 2개 등 송악산 제1차 분화구 해안절벽에 모두 19개소가 구축이 되어 있고, 외륜산에는 2개 등 모두 21개의 진지동굴이 구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까지의 단일 오름(단성화산, 기생화산)에 대형진지동굴과 소규모의 진지동굴을 구축된 곳은 송악산이 유일하다. 

이와관련 동굴연구소는 송악산 제1차 분화구의 외륜산에 구축된 진지동굴을 시급히 근대문화유산 및 제주도 문화재로 지정, 보존하고 역사 교육현장으로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일본군 잔존 시설물 400여 곳 확인

진지동굴 및 요새 6~700개 추정...보존대책 시급

현재까지 제주도동굴연구소가 일본군 잔존 시설물을 조사, 발굴한 곳은 400여 곳에 이른다.

특히 사단이나 여단 사령부 혹은 주력부대 진지와 같이 증언 및 관련 자료에 의해 대형 진지동굴로  판단되는 곳은 매몰된 입구와 내부 함몰부에 대한 발굴 조사와 원형 복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제주도동굴연구소는 제주도 전 지역에 일본군 진지동굴 및 요새지가 600-700여개가 구축이 된 것으로 추정 된다며 이곳에 구축된 이유, 용도 등에 대한 역사적인 규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사)제주도동굴연구소 손인석 소장은 "제주도에는 송악산해안절벽 진지동굴일대, 송악산 제1차분화구 외륜산진지동굴, 알뜨르비행장, 셋알오름, 섯알오름양민학살터, 모슬봉의 지하방카 및 통신시설, 삼의악(산천단)일대, 사라봉일대, 서우봉일대, 어승생일대, 성산일출봉일대, 가마오름진지동굴 등은 잠정적인 전쟁근대문화유산임에 틀림이 없다"며 "이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학술조사를 통해 그 결과에 따라 근대문화유산의 전쟁문화유적지(戰爭文化遺跡地), 전쟁문화유산요지(戰爭文化遺産要地) 등으로 구분해 나아가 국가지정 또는 지방기념물로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 동굴내부ⓒ제주도동굴연구소

 

   
▲ ⓒ제주도동굴연구소

   
▲ ⓒ제주도동굴연구소
   
▲ ⓒ제주도동굴연구소
   
▲ 제11입구에서 바라본 동굴 내부 ⓒ제주도동굴연구소
   
▲ 송악산 서쪽 절벽으로 구축된 관측용 입구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제22입구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제주도동굴연구소
   
▲ 제1입구가 표시된 송악산 제1분화구 외륜산 능선 ⓒ제주도동굴연구소
   
▲ 송악산 제1분화구 외륜산내 진지동굴 측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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