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26일 한라산리조트 통합환경영향평가 심의
희귀동식물·지하수·곶자왈보호 올 최대 환경 이슈

생태계의 보고로 확인된 조천읍 교래 곶자왈에 들어서는 한라산리조트개발에 따른 통합환경영향평가 심의가 이틀(26일) 앞으로 다가와 통합환경영형평가 심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도내 환경단체들은 한라산리조트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올 한해 총력적인 저지운동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제주도 당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도는 26일 오후 2시 한라산리조트 조성사업에 따른 통합환경영향평가 회의를 연다.

경기도 용인에서 한국민속촌을 운영하는 (주)더원이 계획하는 한라산리조트는 조천읍 대흘리 100만평 부지에 3678억원을 들여 2010년까지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616실 규모의 호텔과 콘도미니엄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 한해 도내 환경단체들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쟁점은 크게 3가지로 이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한라산리조트 개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 쟁점 1 : 위기멸종·희귀 동식물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 한라산리조트 개발예정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인 애기뿔소똥구리
첫번째는 한라산리조트 개발부지에서 발견된 희귀동식물을 어떻게 평가하고 또 이를 보호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냐는 문제이다.

지난해 10월 KBS환경스페셜팀이 이 곳에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 곤충인 '애기뿔소똥구리'가 발견되면서 이를 둘러싼 환경단체와 제주도, 그리고 사업자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도와 사업자는 "애기뿔소똥구리가 육지부에서는 멸종위기종일지 몰라도 제주에서는 중산간 소 방목지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애기뿔소똥구리가 서식할 수 있는 서식지를 별도로 조성하면 될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사업자는 또 통합환경영향평가서 보완보고서에도 이를 반영해 놓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에서는 골프장 한 가운데 별도의 서식지를 만든다고 해서 애기뿔소똥구리가 제대로 서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에서는 환경부가 이곳을 실태조사한 후 지난해 12월 내놓은 대책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부는 사흘동안 현지조사를 통해 개발예정지 소똥 무더기 14곳 중 7곳에서 애기뿔소똥구리 4~5개체를 확인한 후 "이들 종의 정확한 분포지역 및 개체수 크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동면이 지난 5월 이후에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부는 "다만 애기뿔소똥구리 서식지는 자연적으로 조성되기 보다는 초지에 소를 방목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서식환경에서 생성된  것인 점을 감안, 제주도 차원의 보전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환경부차원 보다는 지방정부차원에서 대책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환경단체는 이 같은 환경부의 의견에 따라 애기뿔소똥구리의 정확한 서식실태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통합환경영향평가가 올 5월 이후 실시돼야 하며, 그 이전까지는 통합영향평가 심의 자체를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은 또 이 곳에서 발견된 제주특산식물로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상 보전자원 지정대상으로 보호받고 있는 '가시딸기' 군락지와 국내에서는 제주 곶자왈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돼 양치식물인 '큰톱지네고사리' 등 희귀식물 보호문제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사업자는 당초 최초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제주도 당국역시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 "가시딸기가 아니라 검은딸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 왔으나 최근 제주도가 식물전문가와 합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시딸기'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이 내려진 상태이다.

환경단체는 애기뿔소똥구리와 가시딸기, 큰톱지네고사리 등 멸종위기·희귀 동식물이 자생하면서 생태계의 보고인 교래곶자왈에 대규모 위락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제주도민의 허파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쟁점 2 : 삼다수 지하수 취수량 3배나 달하는 지하수를 과연 허용할 것인가

▲ 조천지역 농민회와 여성농민회등 단체에서는 지하수 문제 때문이라고 한라산리조트 개발을 억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하나는 지하수 문제이다.

한라산리조트는 사업계획서에서 지하수 사용량을 6개 관정에서 1일 2600톤을 뽑아 올릴 것을 계획하고 있다. 한라산리조트가 계획하고 있는 2600톤은 현재 제주도지방개발공사가 삼다수를 판매하기 위해 하루에 뽑아 쓰는 866톤의 3배 이자, 1500톤으로 증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규모의 1.73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공기업으로 판매수익금이 고스란히 제주도로 환원되는 개발공사의 지하수 증산요청도 지하수자원 고갈과 오염우려, 그리고 도민의 여론을 감한해 '보류' 입장을 정리한 상황에서 골프장과 호텔에 하루 2600톤의 지하수를 허가해 줄 경우 향후 지하수 관리에 적지 많은 문제점이 야기될 상황에 처해 있다.

26일 열리는 통합영향평가심의위가 지하수 취수량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없이 지하수 취수에 따른 지하수 오염문제만 다루는 것도 문제이다. 지하수 취수 여부는 수자원관리본부의 제주도지하수관리심의위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만약 통합영향평가심의위가 한라산리조트에 대한 영향평가를 의결할 경우 수자원관리본부에서 지하수 문제를 재론할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 쟁점 3 : 곶자왈 선조사 후 심의냐, 아니면 먼저 심의한 후 조사해야 하나

▲ 한라산리조트가 들어서는 교래곶자왈은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되고 있다.
마지막으론 최근 조사결과가 나온 곶자왈에 대한 근본적인 관리방안에 대한 논쟁이다.

제주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는 지난 22일 발표한 '제주도 곶자왈의 특성조사를 통한 체계적 관리방안 연구'를 통해 도내 곶자왈 지대에 모두 472종의 자생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중 한경-안덕지대의 저지곶과 산양곶, 애월지대의 노꼬메오름과 납읍 금산공원, 조천-함덕지대의 서검은이오름 선흘곶 교래송당곶, 구좌-성산지대의 동검은이오름 등은 대표적 곶자왈로 생태계보존 등급을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 놓고 있다.

환경기술개발센터의 지적대로 교래곶자왈에 대한 생태계보전 등급을 상향 조정할 경우 한라산리조트의 개발은 힘들어지게 된다. 제주도는 2007년말까지 곶자왈에 대한 실태조사와 등급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도의 방침대로라면 한라산리조트는 이미 사업승인이 나간 후 재조정하게 되는 셈이다.

환경단체는 환경기술개발센터 등에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우선 급한대로 교래곶자왈에 대해서만이라도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해 그에 따른 개발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통합환경영향평가 심의자체를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제주참여환경연대, 곶자왈 사람들은 26일 열리는 통합영향평사 심의를 제주도의 환경정책의 기준점으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들 환경단체에서는 25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환경영향평가 실시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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