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대학생아카데미] (5) 구범준 세바시 PD가 말한 소중한 가치들은?  

탄생 2년 6개월만에 3억뷰 이상의 조회수. 9개 채널을 통해 서비스. 하루 30만뷰 이상. 구독자 7만4000명. CBS 60년 역사상 타 방송사에 정규편성된 최초의 프로그램. 한국 강연 프로그램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의 성적표다.

31일 오후 4시 제주대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리는 JDC대학생아카데미 2014학년도 1학기 다섯 번째 강연에 이 ‘세바시’를 탄생시킨 구범준 CBS PD가 강사로 섰다.

구PD는 성공담을 늘어놓는 대신 세바시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된 비법, 이를 통해 그가 나누고자 한 소중한 가치들을 차분히 설명했다.

▲ 1일 JDC대학생아카데미 무대에 선 구범준 CBS '세바시' PD. ⓒ제주의소리

그는 ‘WHY’, ‘CONFIDENCE’, ‘INTERGRITY’ 세 단어를 내걸었다.

그는 성공적인 리더쉽은 What→How→Why가 아니라 반대라고 말했다. Why는 곧 Value(가치)를 인식하는 것인데, 사람이 먼저 가치에 대해서 공감을 하면 나머지는 따라서 온다는 설명이다.

가령 자동차 광고를 예로 들면, 과거의 경우 자동차의 훌륭한 기능과 스펙(What)을 내세우는데, 요즘 광고는 ‘이 자동차를 구입하는 당신의 꿈을 응원한다’는 식의 가치(Why)부터 내세운다는 것. 스티븐잡스의 ‘애플’도 예로 들었다. ‘완벽한 컴퓨터’라는 식이 아니라 슬로건으로 ‘Think Different’라고 말한 것. 방법이 아닌 가치를 먼저 얘기한 또 다른 사례였다. 

그는 두 번째로 자신감, 자기존중감(Confidence)을 설명하며 ‘화난 원숭이 실험’을 예로 들었다.

원숭이 10마리를 계속 굶겨놓고 철장에 바나나 하나를 매달아 놓는다. 그리고 원숭이들이 바나나를 먹으려 할 때마다 천장에서 강한 물폭탄 세례를 퍼붓는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바나나 먹기를 포기하게 된다. 그 와중에 우리 밖에 있던 원숭이 한 마리와 안에 있던 자포자기한 원숭이들 중 한 마리를 교체한다. 그럼 그 원숭이는 자연스레 그 바나나를 먹으려 애쓰지만, 다른 원숭이들이 이를 만류한다.

이런식으로 열마리를 모두 교체하면, 단 한 번도 물폭탄을 맞아본 적이 없는 원숭이들로 우리가 들어차지만 정작 아무도 바나나를 먹으려 하지 않는다. 무기력이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에 대한 설명이다.  

구PD는 “가령 대학교 4학년 선배들이 ‘야야 하지마, 안돼’ 이렇게 후배들에게 얘기한다. 무기력이 세대를 거쳐서 학습이 되는 것”이라며 “무기력의 다른 이름은 포기, 좌절, 무관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도 물폭탄을 맞는다고 말해도 그걸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바나나를 먹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며 “이 자신감을 갖고 사회인이 되면 어떤 프로젝트의 실패나 성공을 떠나서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고 강조했다.

 

▲ 1일 JDC대학생아카데미 무대에 선 구범준 CBS '세바시' PD. ⓒ제주의소리

 

▲ 1일 JDC대학생아카데미. ⓒ제주의소리

이는 세바시의 탄생과도 밀접하다. 2011년 3월 25일. 그는 세바시를 만들고 싶다는 구상을 사내에서 밝힌다. ‘기독교 전문 콘텐츠를 만들지 않고, SD가 아닌 HD로 만들고, 케이블TV가  아닌 웹 모바일을 타깃으로, 그리고 공짜로 배포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당연히 동료들은 안된다고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감을 가진 원숭이가 되기로 맘 먹었고 이리저리 발로 뛰어다닌 끝에 현재 명성을 가진 세바시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내적인 ‘INTERGRITY(진실성, 열정)’이 이 과정을 지속적으로 이끄는 힘이 됐다.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겨우겨우 전화를 돌려 객석 절반을 채우고, 사람들이 생소해하던 세바시는 시간이 흐르자 모든 강연자들이 서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가 됐다.

하지만 그 유명세보다 더 소중했던 건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수형자, 자살을 시도했던 고등학생, 감동을 받았다고 전해오는 외국인들. 또 한 가지 선물은 ‘사람들 사이의 연결’이 더 큰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깨달음이었다.

구 PD는 “창의성은 내 안에 있는 것도, 당신 안에 있는 것도 아니”라며 “창의성은 ‘우리’ 사이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시도는 늘 누군가의 만남으로 큰 가능성을 만난다는 것.

그는 “세바시 플랫폼이 지향하는 것은 ‘커넥션’”이라며 “관심의 주체들이 연결돼서 서로에게 좋은 무언가를 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바시를 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본 사람은 바로 나”라고 덧붙였다.

구PD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세바시의 비전도 밝혔다.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학습콘텐츠이자 ‘Life Resource’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는 것. 그는 “세바시 강연을 보고 사람들의 삶의 모델을 찾거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삶의 재료가 됐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1일 JDC대학생아카데미 무대에 선 구범준 CBS '세바시' PD.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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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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