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가격폭락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멀쩡한 농산물 폐기해야 할 판”

 

▲ 4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밭작물 가격폭락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제주의소리

제주 밭작물 농가들이 최근 가격 폭락이 못 견딜 정도에 이르렀다며 거리로 나왔다.

전국농민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연합 제주도연합은 4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에서 밭작물 가격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월도채소 가격 폭락에 이어 봄에 수확해야 할 농작물 값도 끝없는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며 “오죽하면 농민들이 출하를 포기하고 갈아엎거나 제초제를 뿌리고 싶다고 말할 정도냐”고 말했다.

특히 양파, 마늘, 쪽파 생산 농가의 경우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김창준 전농 제주 부의장은 “한창 수확이 이뤄져야 할 쪽파는 생산비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폭락해 밭에서 썩고 있다며 ”인건비도 건지지 못해 수확을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양파의 경우 “올해 생산 예상량은 작년보다 14% 많은 5만400톤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작년 제주산 저장양파와 조생양파 물량이 조속히 처리되지 않을 경우 연쇄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한데도 제주도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향후 수확될 마늘 상황도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2013년산 전국 마늘 저장물량은 수요보다 2만1000톤이 초과된 5만1000톤”이라며 “이들 물량이 햇마늘과 비슷한 시기에 시장에 출하될 경우 가격 폭락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 4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밭작물 가격폭락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농민들은 "채소값이 똥값이 됐다"고 외치며 생산 농산물을 거리에 내동댕이쳤다. ⓒ제주의소리

또 “제주지역 일부 농협은 국내 소비량보다 초과된 2만 톤의 마늘을 처리하느라 120억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는 수입산 마늘이 시장에 대거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성용 전농 제주 의장은 “도에서 가격 대폭락과 관련해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것도 제대로 해결 못하면서 한중FTA를 하면 어떻게 할 참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귀포 안덕에서 쪽파를 생산하는 박태관 전 의장은 “수입산 농산물은 소비되고 있는데 왜 우리 것은 폐기해야만 하는 처지냐”며 “들판이 온통 파랗게 썩어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양파, 마늘 생산 농가 역시 “워낙 가격이 낮아져서 눈 앞이 캄캄하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 날 전농과 전여농 제주는 정부와 제주도를 향해 가격 폭락에 대한 정부수매, 이전 해 양파 저장물량에 대한 특단의 대책, 가격 안정 방안 마련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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