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미생물과 차이 뚜렷, 국제학술지 게재... ʻ베리박터 곶자왈엔시스’ 명명

 

▲ 베리박터 곶자왈엔시스(Variibacter gotjawalensis)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왼쪽)과 투과전자현미경 사진. 세포의 모양이 주름진 표면을 가지고 있으며 타원형, 짧은 막대 또는 막대 모양으로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어서, 그 특징에 따라 베리박터(Variibacter)란 속명을 붙였다.

생태계의 보고(寶庫)인 제주 곶자왈의 진가가 또 드러났다.

한라산연구소(소장 양영환)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오태광) 미생물자원센터 이정숙 박사팀과 함께 곶자왈에서 새로운 속(屬, Genus)의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생물의 분류단위 중 하나인 속은 종(種) 보다 높고 과(科) 그룹 다음에 오는 계급을 말한다.

이번 연구결과(논문명 : Variibacter gotjawalensis gen. nov., sp. nov., isolated from soil of a lava forest)는 미생물 분야 국제학술지 ‘안톤 반 레벤후크’(Antonie
      van Leeuwenhoek) 3월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수풀이 우거진 곳을 일컫는 ‘자왈’이 합쳐진 제주 고유어다. 섬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화산활동이 만들어낸 암괴상 및 용암류 위에 형성된 식생지역을 의미한다.

이러한 생태적 중요성으로 인해 그동안 곶자왈에서는 동.식물, 토양 등 다양한 생물자원에 대한 조사가 꾸준히 이뤄져왔으나, 곶자왈에서 새로운 미생물을 발견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곶자왈 토양 시료에서 미생물을 분리하고 계통분류학적 분석을 통해 기존에 알려진 미생물과는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어 형태학적, 화학분류학적, 분자분류학적 실험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 미생물이 새로운 속임을 확인했다.

이 미생물은 근연관계에 있는 다른 미생물들과 형태나 생리생화학적 면에서 차이를 보였으며, 계통수(phylogenetic tree)에서도 근연관계의 다른 속 미생물들과는 확연히 구분됐다.

연구팀은 새롭게 발견된 미생물의 학명을 독특한 형태학적 특성과 곶자왈에서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해 ʻ베리박터 곶자왈엔시스(Variibacter gotjawalensis)’로 명명했다.

'형태가 변하는 막대모양’이라는 뜻을 지닌 ʻ베리박터’라는 단어를 속명으로, 곶자왈이라는 제주 고유어를 적용해 ʻ곶자왈엔시스’라는 단어를 종명으로 채택했다.

앞으로 연구팀은 베리박터 곶자왈엔시스의 주요 기능 및 역할 등 후속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한라산연구소는 “곶자왈의 미생물 다양성을 연구하고 새로운 유용 미생물을 확보하는 것은 고유생물자원의 국가자산화, 국제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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