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홍의 세상사는 이야기 ⑥] 장일홍 극작가

필자는 지난 번 칼럼(쓰리웨어 사고(思考)로 사고(事故)를 막자, 4.22) 에서 “쓰리웨어 사고(思考)로 사고(事故)를 막자”고 제안한 바 있다. 세월호 참사는 한 마디로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실이 총체적 난국을 초래한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한국의 후진성이 안에서 곪다가 밖으로 터져나온 상징적 사건이다. 그러니까 이게 한국인의 현주소요, 자화상이라고 보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 개조론’은 총체적 부실을 고치고 총체적 난국을 풀어갈 해법을 제시하는 것인데,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게 핵심과제다. 여기에도 쓰리웨어 사고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국가개조론은 한 나라의 세 기둥인 ‘물질적, 기술적, 정신적 토대’를 새롭게 바꾸는 일이다. 물질적 토대(하드웨어)는 우선 법과 제도, 조직을 바꿔야 한다. 그 원칙은 현실에 맞게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21세기형의 조직과 제도로 바꾼다.

기술적 토대(소프트웨어)는 첫째가 법·제도·조직을 운용하는 사람을 부리는 일, 곧 인사(人事)다. ‘인사가 만사다’는 사람을 잘 쓰고, 관리를 잘 하면 만사형통이라는 말이다. 예컨대 공무원의 퇴직 후 업무관련 기관·단체 재취업 금지를 법제화해야 한다.

둘째는 법·제도·조직을 운용하는 방법을 기술적으로 바꾼다. 예를 들면 민방위훈련을 재난대비훈련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정신적 토대(휴먼웨어)는 물질적·기술적 토대를 바꾸려면 사람의 정신(의식)부터 달라져야 한다. 모든 개혁은 의식개혁과 제도개혁을 병행해야 성공할 수 있다. 효율적인 국민정신교육, 자발적인 시민운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민의식을 높여나가야 한다. 그 내용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윤리·도덕의식 뿐 아니라 자유민주정신, 생명평화정신, 공동체정신 등을 포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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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일홍 극작가.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혁명은 상대를 무력으로 제압하는 힘만 있으면 되지만, 개혁은 반대파를 아우르면서 가야 하니까 더 어려운 거다. 아무튼 이번 사고는 부실정부+부실기업+부실인간의 합작품이지만 이를 감시·견제·문책하지 못한 정치권·사법부·언론계의 무책임도 일조했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까 이번 일을 거울 삼아 전 국민이 대오각성하고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한국은 또 다시 세계의 웃음거리, 조롱거리가 되고 선진국으로의 진입은커녕 구제불능의 후진국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이번 사고를 국가개조와 국민의식의 대변혁을 이끄는 전기로 삼아 전 국민이 일치된 단합과 결기를 보여준다면 국운 융성의 기폭제를 승화시킬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장일홍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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