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본 6.4선거] 대학생이 만난 후보/문준영 기자·제주대 언론홍보학과

6.4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각자의 공약을 내걸고 선거 운동에 한창이다. 하지만 후보들의 공약들 대부분이 두루뭉술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도지사에 출마하는 후보에게 직접 인터뷰를 청하기로 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대학생으로, 후보들의 청년 정책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로 미루어 유력하다고 꼽히는 원희룡(새누리당), 신구범(새정치민주연합) 두 후보를 추렸다.

원 후보의 선거캠프에 연락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세 차례의 독촉 끝에 후보의 일정관계상 서면인터뷰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하는 수 없이 질문지를 보냈고, 일주일 만에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신 후보도 마찬가지로 접촉했다. 직접 인터뷰에 응한다고 해서 그의 선거사무실에서 40분가량 만났다.

원 후보는 일자리 정책으로 미래첨단산업, 풍력산업 육성과 제주에너지 자립을 통한 신성장 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신성장 산업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청년들을 위한 정책으로는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 담당 부서 기능 강화, 일자리 통합 구축 관리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다. 인터뷰 끝에는 “인생 1등이 되는 삶을 살 것”이란 당부도 덧붙였다.

원 후보 인터뷰의 경우 서면이라 그런지 답변의 구체성에 한계가 있어 보였다. 대면 인터뷰였다면 추가 질문도 해볼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은 모든 후보가 내세우는 중요 공약이다. 하지만 대학생과 젊은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자리 정책은 부족해 보였다.

신 후보는 4조 원의 토종 자본을 통해 5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제주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정치가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무상 해외 유학 공약도 강조했다. 해외 유학을 가고 싶은 청년들을 모두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제주도지사, 제주도교육감, 대학교 총장이 직접 세계 100대 대학을 방문해 추진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장학금이 확보되지 못하면 제주도 1년 예산 3조 5,800억 원 중 300억 원과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300억 원을 기부 받아 청년 유학 자금을 조성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대학생이 해외 유학을 꿈꾸지만 돈 문제, 자신감 결여 등 많은 문제로 유학을 포기한다. 그런데 돈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하니 ‘나도 졸업 후에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하지만 동시에 의구심도 들었다.

과연 도지사가 100대 대학을 방문하는 게 가능할까. 정말 해외로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모두 공짜로 보내줄 수 있을까. 단순히 청년들의 표를 얻기 위한 공약이 아닐까.

두 후보의 인터뷰 방식이 달라 누구의 공약이 더 좋고 나쁜지 비교할 수 없었다. 다만 인터뷰 방식에 대한 내용의 질은 확연히 달랐다. 분명한 건 청년정책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어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원희룡 후보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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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후보 선거캠프의 요청으로 지난 5월4일자 [제주의소리]에 실린 원 후보의 사진을 게재했다. <제주의소리DB>
1. 핵심 공약 중 미래형 첨단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미래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에너지 자립의 초석을 닦을 예정이다. 먼저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자동차를 기반으로 저탄소 녹색도시 건설을 추진하겠습니다. 지역기업이 참여하는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을 추진하고, 전기자동차 인프라도 대폭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또 도민참여를 전제로 풍력산업을 육성해 제주의 에너지 자립을 앞당기겠습니다. 이 밖에 용암해수산업을 식품이나 화장품 등과 융합시켜 신성장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제주형 말산업 단지를 조성하는 등 제주의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확실히 만들겁니다.”

2. 현재 도에서는 청년과 관련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혹시 원희룡 후보가 생각하는 청년 관련 정책이 있다면?

“청년 관련 정책의 최우선으로 일자리 만들기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에요. 청년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어야 하죠. 청년들이 어디에서나 당당하게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질 높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중소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다. 대학 등 관련 기관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을 연계하고 맞춤형 일자리 창출 담당 전담부서의 기능을 강화하겠다. 아울러 일자리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일자리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겠습니다.”


3. 마지막으로 제주도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생 1등이 되는 삶을 살 것을 당부하고 싶어요. 여러분은 위대한 제주의 아들, 딸로서 향후 제주의 100년을 책임져야 할 핵심 주체입니다. 물론 취업과 진로문제를 두고 고민이 많을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하루하루 배우고 도전하며 혁신하는, ‘일취월장’의 자세를 유지한다면 인생 1등도 어렵지 않을 겁니다. 오늘의 나보다 더 발전한 내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전진해야 하죠. 저 역시 오늘보다 더 좋은 제주를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신구범 후보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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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구범 후보 선거캠프에서 인터뷰하며 직접 찍은 사진. ⓒ제주의소리 문준영 대학생 기자.
1. 핵심 공약 중 경제 활성화를 1순위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두 가지죠. 하나는 일자리 문제고, 또 하나는 일자리 질 입니다. 대개 제주도의 실업률은 1.8%내외에요. 대략 6천 명 정도입니다. 제주도가 2012년도에 5.3%의 경제 성장을 했는데 1%의 성장을 하면 대략 900~1,000개 정도의 일자리가 생깁니다. 5퍼센트면 4천개 정도가 생기는데 이걸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우선 목적이 5천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우리 학생들 일자리를 해결해 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일자리 질입니다. 일자리 질이란 건 일 자체도 있지만 급여 수준도 들 수 있는데, 우리나라 전국 근로자 평균 연봉이 2960만 원 입니다. 근데 제주도는 2450만원. 벌써 전국 평균과 500만원 차이가 나요. 울산이 제일 높고 서울 경기. 이 세 곳은 제주도와 급여차이가 1000만원 차이가 납니다. 이러한 2가지 문제를 풀어내는 게 정치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자리도 만들어야 하지만 급여 수준을 포함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2. 현재 도에서는 청년과 관련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혹시 신구범 후보가 생각하는 청년 관련 정책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무상 해외 공약입니다. 작년 11월에 새누리당 여의도 연구소에서 113개 대학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게 있습니다. 설문을 보면 학생들의 평소 생각을 알 수가 있다. 취업을 걱정하는 학생들이 60%가 넘습니다. 반면에 창업을 원하는 학생 비율은 매우 낮게 나타났습니다. 창업보다는 취업을 생각한다는 겁니다. 결국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대학생들이 공부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제주 학생들은 다른 지방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적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 것이 대학을 졸업한 다음에 외국을 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으면 전부 해외로 보내겠다는 겁니다.”


2-1. 전부 다 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가능한 방법을 제가 이야기 할게요. 제가 도지사가 된다면 도지사, 대학교총장, 교육감하고 손을 잡을 겁니다. 그리고 전 세계 100대 대학을 선정하고 노크해서 우리 아이들이 풀 스칼라십(full scholarship, 전액 장학금)으로 공부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거죠. 지원자가 3000명이건 4000명이건 다 보내는 겁니다. 장학금이 확보되지 못할 경우 도지사가 300억을 내는 겁니다. 거기에 JDC가 300억을 내고. 그러면 600억이 됩니다. 1년에 600억이면 유학을 몇 사람 보낼 것 같나요. 도지사가 내는 돈 300억이 큰 것 같나요? 제주도 1년 예산이 3조5800억입니다. 우리 젊은이들 위해서 그 정도 돈 못쓸까요? 1년에 600억입니다. 600억이라는 예산을 만들면 다 보낼 수 있습니다. 제주도 아이들을 전 세계에서 직접 보고 느끼며, 살다오게 하자는 겁니다. 이게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입니다.”


3. 마지막으로 제주도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죽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이면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가 W이론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사람이 서울에서 일류대학 나온 일단의 그룹과 지방대학 일단의 그룹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어요. 이들에게 똑같은 과제를 줬는데 그 과제를 더 잘 수행한 그룹이 일류대학 사람들이 아니라 지방대학 나온 사람들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 학생들이 기죽지 말아야 합니다. 스스로가 도전하고 스스로 기회를 찾으라는 겁니다. 제주 대학생들 수준이면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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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준영 대학생 기자.

건강한 아이를 하나 낳든, 한 뙈기의 밭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이 땅에 잠시 머물다 감으로써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Emerson, Ralph Waldo)의 시 ‘무엇이 성공인가’의 한 부분이다. 눈앞에 성공이 주가 되어버린 요즘, 나의 작은 소리가 보이지 않는 곳 누군가에게 도움과 희망이 되길 바란다.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09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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