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홍의 세상 사는 이야기 ⑩]

어제(9일) J일보의 스티븐 추 미국 UC버클리 교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번개처럼 스치는 생각은 물·바람·햇빛이 앞으로 천 년 동안 제주도를 먹여 살릴 보물이라는 눈부신 발상이다.

추 교수는 ‘창조적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의 혁신’ 국제심포지엄에 참석차 방한했는데, “지금보다 10년, 20년 뒤의 생존을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당장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라”고 제안하면서 “한국에 가장 적합한 신재생에너지는 삼면이 바다인 점을 활용한 해상풍력발전”이라고 조언했다.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가 신성장동력이요, 가장 각광받는 미래산업의 꽃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는 매장량이 아무리 많아도 미구에 소진될 제한적 자원이고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인 반면에 바람, 햇빛은 무해하고 무진장의 자원이기 때문일 것이다.

전력(電力)을 얻는 방법은 화력발전→풍력발전→원자력발전→태양광발전으로 진화해왔다. 현재 풍력발전 단가는 화력발전보다 낮아졌고 태양광발전 단가는 더 낮다. 추 교수가 한국에 적합하다는 해상풍력발전은 향후 육상풍력발전보다 비용을 더 낮출 수 있다. 무엇보다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은 말 많고 탈 많은 원자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다.

자, 이제 제주도의 현실로 눈길을 돌려보자. 제주도는 4면이 바다인데다 3多 (바람·여자·돌)의 섬으로 해상풍력발전의 최적지다. 제주도를 한반도 해상풍력발전의 전초기지로 육성해야 한다. (정치지도자라면 이쯤의 안목은 있어야 한다)

한편 태양광발전은 한국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인데 이를 선점하는 자가 혜택을 누릴 것이다. 제주도의 물은 이미 삼다수가 입증했듯이 세계적인 자원이다. 그러나 아직 프랑스의 에비앙 같은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세계 최고의 물산업 전문가를 제주개발공사의 CEO로 영입, 새로운 돌파구로 마련해야 한다.(이게 원 지사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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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일홍 극작가.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스마트폰 사업부진으로 작년 대비 15% 급감했다고 한다. 이를 ‘어닝 쇼크’라고 하면서 한국경제가 ‘삼성 쏠림’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지금 잘 나가는 삼성의 스마트폰도 언젠가 모토로라처럼 몰락의 때가 찾아온다. 죽기 전에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게 급선무다.

그래서 “100년 후에도 살아남고 싶다면 제주의 3보에 투자하라”고 삼성에게 제언하고 싶다.

기실 제주도가 ‘천혜의 땅’인 것은 청정 물·바람·햇빛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민들을 이처럼 고귀한 자원을 공짜로, 거저 주시는 신의 은총에 무한 감사해야 할 것이다. / 장일홍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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