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필의 제주전통목기] (12) 제주에서 쟁기를 ‘잠대’라 불렀다

'김동필의 제주전통목기'를 통해 30여년간 제주전통목기를 만들어 온 김동필 제주전통목기연구소장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당시 상황과 쓰임새를 설명하는 그의 그림들도 함께 싣는다. 중문 대포에서 어린 시절 농사를 지으며 보냈던 기억을 더듬어 만든 것들이다. 김 소장의 자세한 이야기는 그와의 인터뷰 기사(그가 나무에 미친 이유? “제주전통 지키려” )에서 확인 가능하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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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날 우리 조상님덜이 호건 살기위해 영 소용허단 여라 기맹덜 중에 젤 귀헌것중 그 호나가 요 잠대가 아닝가 헌다. 어느 누게 할 거 어시 밭이나 논을 파지 아녕은 먹을게 나올디가 어시난, 땅을 갈아사 씨도 빠곡, 메종덜도 싱그곡 할 거난, 싱그제 허민 골개로 서사곡, 싱겅 커가민 골갱이로 검질도 메곡,

몬 컹 익으민 비여서 헐거난 호미도 이서사 베곡, 빈거 장만하젠 허민 콩, 풋, 녹여, 유체, 모멀 고뜬건 막뗑이 고정도 털주마는, 산디 나릊, 조, 보리털을 막대기론 텀 어륩곡, 도깨나 텅투룽마께 이시민 쓰곡, 게나제나 잠대가 이성 밭 갈아사 용시허곡 살젠허민 잠대가 이서사 해서!

[해석] 옛날 우리 조상님들이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이렇게 사용하던 여러 기구들 중에 제일 귀중한 것 중 그 하나가 요 잠대가 아닌가 한다.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밭이나 논을 일구지 않으면은 먹을 수 있는 것이 나올 곳이 없으니, 땅을 갈고 엎어야 씨도 뿌리고 묘종들도 심고 할 건데, 심으려면 호미도 있어야 하고 심어 자라다보면 골개로 잡초도 제거하고,

다 자라 익으면 베어야 할거니 낫도 있어야 베어내고, 벤 것을 장만하려면 콩, 팟, 녹두, 유체, 메밀 같은 것은 막대기 가지고도 털어내지마는, 밭벼, 벼, 조, 보리들은 막대기 가지고는 알맹이 떨어내는게 어렵고, 도리깨나 텅두룽마께 있으면 쓰고, 이러나 저러나 잠대가 있어서 밭을 갈아야 농사하고 살려하면 잠대가 있어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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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대(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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