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눔 릴레이] (19) 위성곤 의원, ‘더불어 함께 행복한 제주’를 말하다

참가와 동시에 참가비의 일부가 자동 기부되는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사랑의 연탄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홀씨를 퍼뜨려온 [제주의소리]가 한국의 대표 사회적기업 ‘아름다운 가게’ 신제주점(매니저 김정민)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제주지역 명사(名士)는 물론 나눔행렬에 동참한 일반 시민들이 각자 사연이 깃든 소중한 물건을 기증하는 ‘아름다운 나눔릴레이’이다. 이 소중하고 특별한 물건의 판매 수익금은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를 통해 출산·육아 비용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 산모들에게 전달된다. [제주의소리]는 기증품에 얽힌 사연을 통해 나눔과 공유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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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곤 제주도의회 의원. ⓒ제주의소리

평일 오후 집무실에서 만난 위성곤 제주도의회 의원이 야구방망이 하나를 떡 하니 내밀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대표팀 우승 기념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200개만 한정 제작한 배트였다. 야구매니아였으면 눈이 확 뒤집어졌을 만한 기증품이다. 친필사인과 인증마크까지 박힌 방망이를 잠시 곁에 두고 서서히 그의 책꽂이로 시선을 돌렸다. 유독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책들이 눈에 띠었다.

3선인 제주도의회 위성곤 의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회적경제’다. 초선때만 해도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제주지역 386세대 리더와 같은 수식어가 붙었지만 이제는 자기만의 분명한 연구분야를 구축했다.

9대 의회부터 연구모임인 지속가능발전포럼을 통해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포럼에서는 작년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 조례안을 발의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는 ‘더불어 사는 제주’를 꿈꾼다고 했다.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와도 밀접하다. 더 이상 경쟁중심, 성장중심 적인 접근으로는 지속가능한 제주의 미래를 꿈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위 의원은 산남 지역구 답게 ‘균형발전’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단순히 시설을 유치하거나 개발하는 방식이 아닌 ‘유입되는 인구가 읍면지역에 더 많이 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인구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즐거워하고만 있을 게 아니’라는 그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꾸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화 중 유난히 ‘고민’이라는 단어가 계속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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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곤 의원은 아름다운 나눔 릴레이에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우승 기념으로 특별 제작된 배트를 내놓았다. ⓒ제주의소리

더불어 함께 행복한 제주, 지속가능함에 대한 고민부터”

- 언제부터인가 ‘위성곤이 사회적경제에 꽂혔다’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도의회 내에서 지속가능발전포럼으로 활발히 활동중이다. ‘사회적경제’에 왜 이리 관심을 가지게 됐나.

“사회적경제가 최근에 와서 주목되는 이유는 개발중심적, 성장중심적, 경쟁중심적인 패러다임으로는 더 이상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사회적경제가 ‘더불어 함께 행복한 제주’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실 사회적경제라는 게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다. 상호토론하고 공부하는 과정이 없으면 안된다. 과거는 땅만 열심히 파면됐는데 지금은 왜 땅을 파야하는지, 이 땅이 뭔지 모르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없다. 그래서 우리 지역에서 주민들의 학습모임과 기회가 좀 더 많아져야 한다.

학교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 경쟁중심 사회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떠들어도 사회적경제를 볼 이유가 없다. 학교에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 공유와 나눔, 배려에 대한 것이 실제 몸으로 느껴지지 않는데 사회에 나와서 그게 되겠나. 교육시스템 자체가 경쟁, 성적 중심에서 내 삶을 잘 바꾸는, 내 삶의 가치를 잘 만드는 그런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 세미나도 많이 하고, 관련 분야 종사자들, 학자들도 만나보니 나름 ‘전문가’가 됐을 법하다.

“대충 알고 있는 정도다(웃음). 지금 서울시 박원순 시장은 공유경제에 힘을 쏟고 있다. 이것들이 우리 지역에서도 중요하게 작용을 했으면 한다. 실제 사회적경제 분야의 사회서비스업이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통해서 만들어내야 한다는 말이다.

또 비즈니스 모델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그 공간에 일하고 계신 분들이 급여라던가 처우가 열악한 편이기 때문이다. 함께 협력하고 공유하고 학습을 통해서 같이 토론해야 한다.”

- 사회적경제가 제주의 미래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우리가 사회적경제와 관련해서 지원기관도 없고 연구집단도 없고 관련 전문가를 생산해내지도 않는다. 과거 지역 대학에도 제안을 했었는데... ‘사회적경제 관련 팀을 만들어서 육성을 하면 장학금을 주는 제도를 만들어보면 어떤가’라고 제시했는데 답이 없더라. 대학에 경제를 공부한 친구들이 나와서 실제 사회적경제 활동을 해야하는 거다. 활동가로서. 대학에서 공부하는 코스가 필요한데 사회적경제 활동하는 분들은 대부분 단기적으로 개인 스스로 공부를 해서 진출하고 있다. 이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제주지역 대학에 경제관련 학과가 있으면 일정 비율은 사회적경제 부분을 전공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렇게 되면 그 분들이 인턴으로 사회적기업에 들어간다거나 구체적으로 우리 지역에서 어떻게 사회적경제를 짤 것인가를 치밀하게 고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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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곤 제주도의회 의원. ⓒ제주의소리

- 지역균형발전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산남 의원인 만큼 깊게 고려하고 있는 것인가.

“제주인구가 60만 넘었다. 곧 61만이 되고 사람이 더 늘어난다는 데 이들은 어디에서 살아야 하는가. 현실적으로 제주도심 안에 머물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도시는 고도를 완화하고 건폐율과 용적율을 완화시킴으로서 수용하려고 할 거다. 그럼 그렇게 수용된 인구가 제주발전에 도움이 되겠느냐. 도움이 안된다는 거다. 결국 우리가 지금 고민해야 될 것은 인구가 늘어나니까 즐거운 게 아니라 인구가 늘어남으로서 발생할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인구가 읍면지역에 거주하게끔 하는 기본계획을 가져야 한다. 이게 산남일수도 있고 산북일수도 있다. 읍면지역에 머물 수 있는 전략과 전술 짜야한다. 웬만한 메리트를 주지 않으면 도심지역에 머물려던 인구가 오지 않는다. 그 사람들에게 어떤 메리트를 어떻게 줘야할 것인가를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 것이가를 고민하고,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

또 산업적으로 일자리 만들어야 한다 하는데 어디에서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거 같다. 결국은 제조업 부분을 늘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저는 식품산업을 좀 더 육성해야 한다 생각한다. 제조업 비중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

또 하나는 그런 거냐 창조적인 산업을 획기적으로 제안을 하고 이 지역에 오게끔 해야 한다. 서귀포에 CGI애니메이션 창조센터를 만드는데, 단순히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걸 산업으로 어떻게 전환시킬 것인가가 고민돼야 한다. 시설을 만드는데만 고민을 하면 안된다. 지금 당장 뿐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데 그런 고민이 부족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당장 하루하루만 살아가는 제주가 아니라 20년, 30년, 50년 후에 제주를 미리 고민했으면 한다.”

- 벌써 3선이다. 도민들에게 ‘이런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하는 소망도 있나.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의정활동 하는 것도 사실은 제가 자료를 보고 이런 면도 있지만 사실 많은 사람이 다가올 때, 그 분들의 말을 잘 듣고 상황을 해결하려 하다보면 그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이 보이더라.”

- 위 의원이 꿈꾸는 제주는 어떤 모습인가?

“더불어 함께 행복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만이 아니라 함께 서로의 아픔을 느끼고, 그 아픔을 서로 나눴으면 한다. 사실 제주에서의 개발을 행하는 자본은 매우 이기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이기적인 것들이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에 만들어지고 있다. 개발이 투자유치라는 이름으로.

여기에서 벗어나 좀 더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더불어 함께 산다는 건 공유하고 서로 협력하는 걸 얘기하는 거다. 이런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함께 행복한 제주를 어떻게 구현할 지 다양한 분야에서 고민해야 한다.”

고승화 회장의 그림 두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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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 아름다운 나눔 릴레이에 서양화 작품과 남경현 작가가 새긴 목판 등 2점을 보내왔다. 고 회장은 기증품과 함께 "좋은 일에 사용되길 바란다"는 말을 아름다운가게에 전했다.

[편집자 주] 위 의원과 고 회장이 기증한 작품은 아름다운가게 신제주점(064-749-0038)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각별한 사연이 깃든 소중한 물건, 남다른 의미를 가진 귀한 소장품을 이웃과 나누고 싶은 분들은 아름다운가게 신제주점이나 제주의소리(064-711-7021)로 연락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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