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도 않는 주식과 광산을 담보로 사기 은행 대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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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의 회장이자 설립자는 경제사범으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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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지난 12일,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제주도에 제1호 외국인 투자 영리병원으로 승인 검토중이라고 밝힌 중국 싼얼병원(北京善尔医院, 북경왕징신청병원)의 모회사가 사실상 부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싼얼 재단의 홈페이지와 중국 트위터라고 할 수 있는 웨이보, 그리고 중국 관영 신문등에 실린 기사 등을 토대로 중국 싼얼병원의 모회사인  CSC 헬스케어재단(Health Group(China Stem Cell Health Group))의 설립자이자, 회장 쟈이자화(翟家华)가 이미 지난해 7월 경제사범으로 구속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존재하지도 않은 주식과 광산을 담보로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였다. 중국 언론이 보도한 쟈이자화 산하의 한 회사 간부는 “쟈이자화 산하의 회사들은 대부분 유령회사로, 채무만 있고 채권은 없는 회사.”라고 밝히고 있다.

또, 중국언론에 따르면 싼얼병원의 최대 주주사인 시단무 싼얼 바이오 유한공사와 광성예 광업투자 유한공사는 설립자인 회장의 구속과 은행 대출금 상환문제로 지난해 8월문을 닫은 상태였다. 박근혜 정부가 제 1호 외국인 투자 영리병원으로 승인 검토 중이라던 병원의 모그룹이 이미 1년 전 부도 난 기업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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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싼얼병원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존재하지 않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있던 이 병원 계정도 지난해 3월을 끝으로 아무런 관련 소식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더 황당한 일은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 싼얼병원으로부터 505억원 가량을 투자 유치해 48병상 규모의 국내 제 1호 외국인 투자 영리병원을 설립 추진하겠다 홍보했던 보건복지부 역시 관련 사실을 알고도 이를 언론에 숨겨왔다는 이야기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중국신문에서 관련 보도가 있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공관을 통해서는 구속됐다던데 (싼얼 측은) 회장이 구속은 안됐다고 말했다”며  싼얼병원이 제주도에 따로 법인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모그룹 회장의 구속과 제주도 법인은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의료사업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온 박근혜 정부는 이번 6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서도 병원의 각종 수익사업을 추가로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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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형 의료숙박시설인 메디텔을 병원 안에서 운영할 수 있게 하고,병원이 건강기능식품도 개발 판매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병원이 직접 기술지주회사를 세워 버는 수익을 병원이나 학교 재단 밖으로 빼돌릴 수 있게 허용했다.

보건의료 관련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노골적으로 대형병원과 재벌등의 이익추구만을 용이하게 하고,환자들의 비용부담은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보건의료노동조합은 의료 민영화 정책 폐기를 요구하며 오는 28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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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뉴스타파'와의 협약에 의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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