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묵혀두던 것이 누군가에겐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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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눔 릴레이] (22) 현은자 아름다운가게 제주 공동대표

참가와 동시에 참가비의 일부가 자동 기부되는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사랑의 연탄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홀씨를 퍼뜨려온 [제주의소리]가 한국의 대표 사회적기업 ‘아름다운 가게’ 신제주점(매니저 김정민)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제주지역 명사(名士)는 물론 나눔행렬에 동참한 일반 시민들이 각자 사연이 깃든 소중한 물건을 기증하는 ‘아름다운 나눔릴레이’이다. 이 소중하고 특별한 물건의 판매 수익금은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를 통해 출산·육아 비용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 산모들에게 전달된다. [제주의소리]는 기증품에 얽힌 사연을 통해 나눔과 공유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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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은자 아름다운가게 제주 공동대표. ⓒ제주의소리

현은자(63) 아름다운가게 제주 공동대표가 이 한국 대표 사회적기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올해가 9년째. ‘나눔과 순환’, ‘지속가능함의 실천’과 같은 가치에 깊이 공감하고는 적극 뛰어들었다. 시민들이 기증한 물품을 가게 매장에서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각종 사회공헌이 진행되고 세상이 더 밝아진다는 게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평일 오전 시내 외곽의 한 카페에서 만난 현 대표는 평온한 표정으로 그 동안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면서도 매장 내에서 물건을 손질하고 판매하고 관리하는 봉사단인 ‘활동천사’로도 활동했던 그다. 애정이 넘친다.

이제는 아름다운가게 곳곳에 진열된 물건들에게서 ‘두 번째 주인에게 잘 보이려는 표정’이 읽힌단다.

9년간 새로운 시도에 동참했던 현 대표가 ‘꿈꾸는 제주’가 어떤 모습이냐고 물었더니 ‘배려하며 이웃끼리 서로 나누며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범하면서도 우리가 늘 놓치고 마는 소소한 진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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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은자 아름다운가게 제주 공동대표. ⓒ제주의소리

“두 번째 주인이 진짜 주인 아닌가요?”

- 기증품 하나는 70권짜리 ‘세계를 이끄는 사람들’이라는 위인전 시리즈, 또 하나는 고급스런 접시들로 보인다.

“다 은으로 된 귀한 그릇들이다. 선물 받았던 것을 안 쓰고 보관하고 있었지만,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면 정말 아름답게 쓸 수 있는 것들이다. 1인용 신설로도 있고, 초도 꽂을 수 있다.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서 잘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 아름다운가게 동문점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같이해왔다고 들었다.

“아름다운가게 동문점이 들어설 공간만 있고 다른 게 아무것도 준비가 안될 때였다. 인테리어 등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30~40명의 사람들이 모였을 때 동참했다. 그 때 아름다운가게에 애정을 갖고 싶다는 마음에 운영위원이면서 활동천사를 했다. 그러다보니 아름다운가게의 깊이를 알게 됐다.”

- 오랜 기간을 함께 지낸 만큼 많은 순간들이 기억에 남았을 것 같다.

“원래 필요한 물건을 못 가지다가 아름다운가게에서 발견하고는 기쁜 마음으로 사가는 사람들, 또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부담없는 선물을 구하는 사람들, 이 곳에 와서 서로 정을 주고 받는 모습들이 참 좋은 거 같다. 또 자세히 보면 너무 재미있는 물건이 많다. ‘세상에 이런 물건이 있었나’ 할 정도로 별의별 게 많다.

이런 생각이 든다. 두 번째 주인이 진짜 주인이라고. 원래 필요했던 걸 아름다운가게에서 찾았을 때의 기쁨은 정말 크다. 모든 게 풍족한 사람은 가졌을 때 행복을 모른다. 없을 때는 그거 하나 가졌을 때 기쁨이 크다. 아름다운가게에 진열된 물건들이 두 번째 물건이 주인에게 잘 보여서 뽑히려고 기다리는 그런 얼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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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은자 아름다운가게 제주 공동대표. ⓒ제주의소리

- 제주지역 공동대표인 만큼 앞으로의 계획이나 비전도 있을 거 같다.

“저는 아름다운가게가 동네에 하나씩 생겼으면 좋겠다. 그냥 버리고 말 물건들이 주인을 다시 찾는 게 정말 가치있다. 예전에 아프리카의 아동들이 나오는 TV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는데 제주 성안유치원이라고 적혀진 가방이 나오더라. 우리가 쓰레기통에 버릴 수도 있었지만 저 곳에 가면 정말 소중하게 쓰이는 거다. 옛날에도 구호물자가 오면 우리가 썼었다. 신성여중고를 다녔던 시절, 성당을 통해서 구호물자가 많이 왔었다. 수녀님들께 하나 달라고 졸라서 그 옷을 입게 되면 동네에서는 완전히 공주가 됐다. 그때 생각이 나더라. 우리나라 급격히 발전을 해서 너무 물건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도 같다.”

- 그렇다면 앞으로 현 대표가 꿈꾸는 제주는 어떤 모습인가.

“예전엔 제주도가 좋은 줄 몰랐다. 그런데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기숙사에 있다, 방학 때 친구들이 제주에 놀러오면 가이드를 했었다. 이 곳 저곳 데려가고 집에서도 재웠다. 그렇게 둘러보니 제주도가 정말 좋은거다. 세계의 보물섬이잖나. 모든 게 한 두시간 거리에 집약돼 있었다.

이 아름다운 섬에서 이웃끼리 서로 배려하는 태도가 있었으면 한다. 서로 배려하고 후배를 키우고 이런 모습들, 아름다운 섬에서 이웃끼리 정말 소박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져서 서로 배려하면서 살면 좋겠다.

특별하게 큰 꿈은 없다. 앞서 말했지만 조금 더 이웃을 사랑하고, 겸손하게 더불어 살아가고... 그랬으면 한다. 이제 제주도는 세계 어딜 가도 수준이 안 맞는데 가 없다. 최고인 거 같다. 이런 제주가 행복한 줄 알면서 이웃하고 나누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편집자 주] 현 대표의 기증품은 아름다운가게 신제주점(064-749-0038)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각별한 사연이 깃든 소중한 물건, 남다른 의미를 가진 귀한 소장품을 이웃과 나누고 싶은 분들은 아름다운가게 신제주점이나 제주의소리(064-711-7021)로 연락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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