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글로벌제상대회] “비 제주도민과의 융합, 中관광객 긍정적 활용 고민해야”


대한민국 공연 역사를 새로 쓴 ‘난타’의 성공신화 주인공 송승환. 제주에서도 난타 전용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제주가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하기 위해서 육지것(비 제주도민)들과 적극적으로 융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육지것'은 그동안 제주도민들이 4.3사건 등 험난한 아픔을 겪어오면서 비 제주도민을 경계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표현이다. 

제4회 글로벌제주상공인대회가 ‘더 큰 제주를 위한 도전과 준비’라는 주제 아래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제주롯데시티호텔과 제주일원에서 재외도민 상공인과 바이어, 도내 상공인 등 총 6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30일 열린 제주인포럼은 허향진 제주대총장의 좌장을 맡고 차인태 전 제주MBC 사장, 문경수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교수,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 현인택 고려대 교수(전 통일부 장관), 송승환 PMC프로덕션 회장이 발제자로 참여해 진행됐다. 
▲ 제4회 글로벌제상대회의 제주인포럼에서 발제자로 참여한 송승환 PMC프로덕션 회장. ⓒ제주의소리

제주인포럼에서 송승환 회장은 제주도에서 난타를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그 과정 속에 벌어졌던 다양한 사연을 재미있게 풀어내면서 융합·조화의 정신을 강조했다.

2000년 난타 전용극장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세운 이후, 두 번째로 제주도에 전용극장을 세울 생각을 가졌다고 회고했다.

“제주에서 만난 친구들이 밤에 데려가는 곳이 술집뿐이었다”고 웃으면서 제주에 문화예술 공연장이나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생각해 준비 끝에 2008년 난타전용극장을 제주에 만들었다고 말했다.

제주 난타공연장은 개관 이후 지금까지 제주에서만 3567회의 공연을 진행했고 144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관람할 만큼 대표적인 지역 관광상품으로 발돋움했지만, 크고 작은 사연도 상당히 많았다.

송 회장은 “전세계 50개국, 295개 도시에서 공연한 난타가 제주에서 공연을 시작하는 날 ‘난타 물러나라’는 내용의 성명서가 신문에 나온 도시는 유일하게 제주도뿐”이라고 말했다.

1년에 약 15일만 실험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을 활용해, 영화상영이 없는 날짜에 공연하기로 결정했지만, 오픈 당일 신문에 ‘제주도민 영상권 침해하는 난타 물러나라’는 시민단체 성명서가 나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난타 관람객을 태우러 온 전세버스 기사들이 세차비를 요구하는 등 그동안 보고 겪은 다양한 사연을 솔직하게 풀어낸 그는 “제주가 역사적으로 많은 아픔이 있었고 힘든 과정을 겪었지만 진정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융합하고 조화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송승환 PMC프로덕션 회장. ⓒ제주의소리
송 회장은 “제주도에 수많은 이야기 소재와 신화 등이 있지만 그것을 소재로 한 연극, 영화 한 편 없다. 공연 하나를 만들어도 작가, 연출가, 작곡가, 편곡가, 의상디자이너 등 수많은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제주도민들께서 육지것들을 잘 활용해서 제주의 좋은 컨텐츠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제주도가 문화를 기반으로 한 고급관광을 만들려면 외지사람들과 협력해 발전하는 여유로움과 지혜가 필요하다. 이것이 제주발전의 큰 힘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제주도에서는 관광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얕보거나 존중하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선진국에서는 국가산업 패러다임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넘어갈 만큼 인정받고 있다. 서비스업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 자본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지 않냐고 조언했다.

송 회장은 “중국관광객이 급증하는 것이 막을 수 없는 추세라면 들어오는 중국인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조화를 이뤄야 제주발전이 가능할 것인지 고민하는 긍정적인 자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내년에는 제주도에 난타만을 공연하는 전용극장을 건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육지것들이 제주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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