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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5회 전국체전 폐막식에서 각 시도 선수단 기가 입장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체전 결산] 최다 참가, 신기록 풍년...승마 개최지 변경, 경기 지연 '옥에 티'

12년만에 제주 곳곳에서 펼쳐진 제95회 전국체육대회가 화려한 막을 내렸다.  

17개 시도와 이북 5도 선수, 해외동포 선수가 1만8769명, 임원 6038명, 심판, 운영진 등을 포함하면 3만2510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이 참가했다.

47개 종목(정식종목 44개, 시범종목 3개) 선수들이 제주시와 서귀포시, 표선, 성산, 구좌, 한림, 한경, 대정 등에서 열띤 경쟁을 펼쳤으며, 이번 전국체전에서 세계신기록과 한국신기록, 대회신기록만 117개가 나왔다. 

제주는 금메달 52개, 은메달 54개, 동메달 61개로 167개 메달을 따 3만1861점으로 종합 11위를 달성했다. 

당초 계획했던 157개 메달, 종합 30000점, 종합 12위를 뛰어넘는 성적이다.

금메달 획득 성적만 보면 종합 9위로 제주 체육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대회였다.

이전까지 제주는 전국체전에서 만년 꼴찌였다가 지난 1998년 종합 14위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 2012년 세종시가 포함되면서 2년 연속 종합 16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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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도 역사를 새롭게 쓴 김수경.
이번 전국체전에서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제주 소속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제주 역도의 힘이자, 우리나라 여자 역도 간판 김수경(제주도청)은 이번 전국체전 역도 여자일반부 63kg급에 출전해 금메달 3개를 추가했다. 김수경이 전국체전에서 이제까지 딴 메달은 42개로 늘어났다.

유도 김재범(한국마사회)은 전국체전 유도 남자일반부 81kg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어 3연패했다. 세계 최강의 입지를 다시 각인 시키는 순간이었다.

또 제주 소속으로 유도에 출전한 여자 선수들은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도 경기에 나서 역기 무게를 이기지 못해 넘어지면서도 바벨을 놓치지 않아 많은 국민들의 눈시울을 자극했던 사재혁(제주도청)도 용상과 인상, 합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권도는 금메달 6개, 은메달 2개, 동메달 7개로 종목 종합 우승했다. 제주도에 태권도가 정식으로 자리 잡은 지 60년만에 처음이다.

제주 수영은 역시 효자 종목이었다. 수영에서만 30개의 메달이 나왔다.

종목별로 ▲육상(금3,은6,동4) ▲축구(동1) ▲테니스(금1,은1) ▲탁구(금2,은1) ▲핸드볼(동1) ▲역도(금14,은6,동5) ▲복싱(금1,은2,동5) ▲유도(금4,은11,동7) ▲체조(금2,동2) ▲농구(은1) ▲배구(은1) ▲씨름(금1,은1,동1) ▲레슬링(금3,은4,동8) ▲수영(금6,은15,동9) ▲검도(동1) ▲사격(은1) ▲태권도(금6,은2,동7) ▲볼링(금1,동1) ▲양궁(금1,은1,동4) ▲근대5종(금2,은1,동1) ▲보디빌딩(금1) ▲댄스스포츠(금3,동1) ▲스쿼시(동1) ▲펜싱(금1) ▲승마(동1) ▲럭비(동1)에서 메달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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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영전에 금메달을 바친 고운정.
가장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금메달도 나왔다.

레슬링 남자고등부 그레코로만형 76kg급 고운정은 지난달 28일 부친상을 당했고, 경기 출전 바로 전날인 지난 1일 아버지를 하늘로(발인) 올려 보냈다.

고운정은 출전 포기를 고민했지만, 주위 권유 등으로 참가를 결심했고, 아버지 영전에 금메달을 바쳤다.

최초로 e스포츠가 동호인 종목으로 전국체전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부터 2일간 제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는 8개 지역 75명의 선수가 참가해 일반부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스타크래프트2, 카트라이더, 대학부 피파 온라인3 총 4개 종목이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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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운 은메달을 기록한 농구 남자일반부 제주 대표 국군체육부대.

아쉬움도 남았다.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믿었던 양궁 오진혁이나 국군체육부대 농구 등 선수들이 제주 경기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제주도는 이번 전국체전을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제주 곳곳의 경기장을 개·보수했지만, 몇몇 선수들이 경기장 시설의 불편을 느꼈다고 밝혔다.

전용경기장이 아닌 이상 어쩔 수 없지만, 참가 선수들 중 대부분이 시설 미흡으로 인해 평소 기량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고 인터뷰했다.

단적인 예로 전국체전 승마대회 출전 선수들이 제주대학교 승마장 시설이 불만족스럽다며,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제주대 승마장은 정식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지만, 대한승마협회의 보이콧으로 결국 승마대회는 인천 드림파크승마장에서 열렸다.

제주 승마선수들은 승마대회 제주 개최 불발의 아픔을 딛고, 짜릿한 동메달 1개를 제주에 선사하기도 했다.

경기 지연도 많았다. 유도는 동시에 2경기만 열렸고, 태권도, 레슬링 등은 3경기가 최대였다.

동시에 경기를 여러개 치를수 없어 당초 예상했던 경기 시간을 넘어서기 일수였다. 성공적인 전국체전의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다.

제주도는 이번 전국체전을 계기로 직장운동경기부의 체질 개선을 목표했다.

전국체전으로 자리잡힌 체육 인프라를 통해 경기력 향상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초.중.고등학생 우수 체육 학생을 발굴, 육성할 계획이다.

이어 일반 실업팀과 연계해 전문체육선수를 육성하고, 생활체육을 발전을 도모할 예정이다.

제주 전국체전은 3일 오후 6시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대회 깃발을 강원도에 넘기며 1주일간 대장정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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