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문학 기자단 '와랑'] 표해록의 그 곳을 찾다/강민범 중문중 2학년

와랑.png
<표해록>을 쓴 장한철이 살았던 곳은 제주시 애월읍 한담리이다. 지금은 장한철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바위와 들꽃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되어 있었고, 거리도 길지 않아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장한철은 제주에 살던 평범한 선비였다. 조선의 여느 선비처럼 입신양명을 꿈꿔 과거를 보기 위해 1770년 12월 25일 조천을 출발했다. 적어도 여기까지는 평범한 선비의 프로필로 보인다.

그런데 그날 저녁, 문제가 생겼다. 바람이 매우 거세진 것이다. 장한철은 표류를 우려해 추자도에 정박하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아 폭풍에 빠져 표류하게 되었다. 장한철은 외연도로 가서 정박을 시도 했으나 실패하고, 해류에 따라 루큐로 가게 되었다. 루큐는 조선과 사이가 좋지 않아 위험한 곳이다.

장한철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을까. 왜구의 습격을 받고서 거의 모든 재산을 강탈 당했다. 다행히 다음 날에 안남의 상선에 구조되었다. 그곳에서 후한 대접을 받으며 제주도 근처까지 가게 되었다. 하지만 제주도 사람인 것이 들통 나서 쫓겨나게 된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과거 시험을 봤지만 낙방했다. 하지만 몇 년 뒤 과거에 합격해 대정현감을 지내기도 했다. 장한철이 걸었던 길을 걸으면 그가 떠오른다. 저 맑은 바다가 야수같이 휘몰아쳤을 것이다. 부드러웠던 바람이 칼날 같이 불었을 것이다.

근처에 해물라면집이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갔으나 손님이 너무 많아 자리가 없었다. 그들은 장한철을 알고 있을까. 식당을 찾다가 화덕 피자 가게에 들어갔다. 피자를 먹으며 바라보는 제주 바다는 푸르고 맑았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