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생태관광 이야기] (1) 생태관광으로 꿈꾸는 더 나은 제주의 미래

요즘 제주 관련 기사 제목을 보는 도민들은 불안합니다. ‘중국이 제주 먹여살려? '짬짜미' 현실 파헤쳐보니… ’ [중국 '왕서방'에 잠식된 제주도‧②] 중국인 ‘끼리끼리’ 유통되는 구조, < 2015 대한민국 갈등 리포트 > 中자본 ‘제주훼손’vs‘지역살릴 外資’..평행선 갈등, ‘제주도 땅값 치솟아 행복하십니까’ 등 다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월 9일 MBN의 ‘지금 한라산 중턱에서는 무슨 일이?’라는 뉴스에는 속임수에 분노한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가 보도됐습니다.  

외부투자, 투자이민, 작은 중국... 이런 단어와 문장이 난무하는 지금의 제주도가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불안의 원인은 현상대로 이어질 제주도의 미래가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래에 안정된 제주도를 위해 대안을 찾아 불안감을 없애고, 지금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내야함은 당연합니다.

환경을 보전하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주민의 행복까지 담보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찾아 계획하고, 현장에서 정착시켜 나가야 할 때입니다. 그 도구의 하나로 생태관광이 어떨까요.  

통계청이 발표한 지역 내 총생산(GRDP) 확정 추계결과(2013년 기준)에 의하면 제주특별자치도의 GRDP는 13조1000억 원입니다. 2012년 산업별 생산비중은 서비스업이 전체의 70.6%를 차지했고, 농림어업 16.1%, 건설업 8.0%, 제조업 3.4% 순이었는데, 2013년에는 제조업이 늘고 서비스업은 줄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 지역 총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이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는 직접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요? 그 수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아직까지 제주 마을 주민들의 생활기반은 여전히 ‘농림어업’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즉. 서비스업의 수입은 지역주민보다 개발업자나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추정을 할 수 있습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지금 형태로서의 관광수입은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지 않고 있거니와 미래 제주의 행복도 담보해 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이런 불합리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관광 중의 하나가 생태관광입니다. 세계생태관광학회(TIES)는 생태관광에 대하여 ‘환경보전과 지역주민의 복지 향상을 위하여 자연지역으로 떠나는 책임 여행’이라고 정의합니다. 크게는 지구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목적으로 하며, 작게는 지역주민들의 공동체 회복을 통한 복지향상이 생태관광의 궁극적 목표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이 목표를 위해 생태관광이 갖는 핵심 성질은 환경보전, 교육, 지역경제, 지속가능입니다.

지역의 잘 보전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을 보고, 관광의 소비가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은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면 주민들은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잘 보전해 나갈 것입니다. 이런 선순환이 가능할 때 제주도의 관광은 지속가능하며, 제주도의 현재와 미래는 안정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 환경보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매번 ‘경제이익’ 앞에서는 보전이 개발에 밀려 정당성을 못 찾아내고 있던 게 사실입니다. 허나 최근에는 자연보전이 갖는 미래 효과성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다수 발표되고 있으며, 과거 보전지역에 대한 규제 때문에 불편해하던 마을이 이제는 ‘이 보전된 자연이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믿고 보전과 활용을 시도해가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생물권보전지역 하례리와 저지리, 람사르 습지 지역 수망리와 선흘1리, 세계자연유산 지역 선흘2리가 생태관광을 주민 주체로 일궈가고 있는 주역들입니다. 

지금은 준비과정이지만 머지않아 그 효과들을 확인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마을들의 생태관광 성공 지표는 마을 주민의 공공복지에 두고 있음도 기대해야할 중요한 효과입니다.

생태관광의 시작은 1965년 헤츠(Hetzer)가 ‘관광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을 비평하는 글에서 생태적 관광(ecological tourism)을 제안하면서 출발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80년 후반부터 미국관광업계가 생태관광을 보급하기 시작했으며, 국제기구로는 처음으로 미주여행업협회(ASTA)가 1990년 6월 뉴욕에서 개최한 관광환경회의에서 ‘Ecotourism’ 이라는 용어를 공식적 사용했다고 합니다.

한국은 정확히 연도를 알 수 없으나 1990년대 초부터 생태관광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으며, 2002년 제주도에서 생태관광포럼이 열리면서 시민운동가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관광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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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
10여년의 걸음 덕에 제주도의 생태관광은 현장에서 단단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는 환경성, 지역성, 경제성, 지속가능성, 교육성 등에 대한 생태관광의 면면을 현장의 모습으로 써보려 합니다. 

함께 제주도의 행복한 미래를 가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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