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문학 기자단 '와랑'] 봄 마중

지난 22일에 이른 봄나들이를 했다. 제주 청소년 인문학 기자단 ‘와랑’의 청소년 기자들이 봄을 찾아 나섰다. 우리는 서귀포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비가 와서 걱정했으나 다행히 서귀포로 접어들자 날씨가 맑았다. 역시 남쪽 도시다운 느낌이었다.

미션을 정했다. 봄에 관한 사진을 찍고 짧은 느낌 쓰기. 학생들은 쑥스러워 하면서도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 계절의 의미는 물론이고 ‘나’에게 봄의 의미에 대한 느낌들을 모을 수 있었다. 이제 열네 살부터 열일곱 살의 어린 기자들, 그 모습 그 시간이 봄인 와랑 기자들. 그들에게 봄은 어떤 빛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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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근데 난 변한 게 없다. 큰일이다. 봄과 새 학기의 시작은 같으니까 봄이 와서 계절이 바뀌듯(변하듯)이 나도 좋은 쪽으로 바뀌면(변했으면)좋겠다. 새 학기도 봄처럼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김가현(제주서중학교 2학년)

화상으로 영어를 가르쳐주시는 필리핀 선생님은 한국에 사는 나를 부러워하신다. 그 이유는 한국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기 때문이다. 봄의 소중함을 가까이에서 느끼는 데도 불구하고 봄이 와도 설레지 않다. 봄은 겨울이 지나면 당연히 오는 계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제주도가 열대 기후로 바뀔 수 있다고 했다. 그 증거로 제주도 바다에서 열대 기후에서만 사는 해파리가 출몰했다고 했다. 이렇게 당연시되었던 봄이 사라진다는 가정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봄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하고 느껴야겠다. -서연주(서귀중앙여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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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핀 걸 보니 벌써 봄이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춥다춥다 했는데 이미 봄이 우리 옆에 다가와 있다. 봄이 되어 벚꽃이 활짝 피면 벚꽃축제에 가고 싶다. -강다윤(서귀중앙여중 2학년)

잠이 솔솔 몰려온다. 춘곤증의 계절, 봄. 봄날에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낮잠을 자고 싶다. 잠은 오는데 새 학기 준비를 해야 한다. 졸린 눈으로 새 학기 대비를 한다. -이달님(노형중학교 1학년)

봄은 따뜻함이다. 로이킴의 노래 ‘봄봄봄’이 떠오른다. -장효경(서귀여자중학교 2학년)

나는 봄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봄에는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예진(서귀여자중학교 1학년)

봄과 가을은 예술가가 좋아할 법한 계절이다. 봄이 화사하고 여성적인 로코코라면 가을은 처연하고 장엄한 바로크와 어울린다. -강민범(중문중학교 3학년)

봄은 항상 새로운 마음이 드는 계절이다. 조용하던 학교도 시끌벅적해진다. 봄은 새로운 출발이다. 학교에도 봄이 오면 아이들이 꽃처럼 밝게 웃는다. -서민성(서귀여자고등학교 1학년)

꽃이 핀 것을 보니 날이 차츰 따뜻해지고 있는 것 같다. 빨리 내 마음도 따뜻해지길…. -진서현(제주서중학교 2학년)

앞으로 ‘와랑’은 큰 행사 말고도 일상의 소소한 일들도 취재의 대상으로 삼을 계획이다. 생활 주변의 것들에 먼저 관심을 갖고서 사진을 찍으며 기사문으로 쓰기로 했다. ‘와랑’은 제주의소리와 제주문화포럼이 함께 지난해에 청소년 인문학 기자단을 만들어 1기 기자 20여 명이 활동 했었다. 오는 4월경에 2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문의=제주문화포럼(064-722-6914)

* 정리 = 김신숙 시인(제주문화포럼 청소년기획팀장 / 와랑 지도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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