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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현용행 성산일출봉조합장 당선인, 이정호 추자도수협조합장 당선인, 김종석 위미농협조합장 당선인, 한인용 제주시수협조합장 당선인.
현직 성산농협·추자수협 ‘수성’…전직 위미농협·제주시수협 ‘탈환’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전·현직 ‘리턴매치’의 희비가 엇갈렸다. 

11일 치러진 제주지역 31개 조합장선거에서 전직과 현직의 재대결이 펼쳐진 곳은 모두 4개 조합. 성산일출봉농협과 추자수협에선 현직 조합장이 수성에 성공해 웃었지만, 위미농협과 제주시수협에선 전직 조합장이 탈환에 성공해 후보자 간 표정이 엇갈렸다. 

제일 먼저 웃은 곳은 개표 직후부터 일찍 승기를 잡아 재선을 확정지은 추자수협의 이정호(64) 현 조합장이다. 

이 당선인은 3파전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165표(50.8%)를 얻어 112표(34.5%)와 48표(14.8%)를 획득한 김춘옥-강원복 후보를 가뿐히 누르고 승리했다.

추자지역 경제의 수산업 비중은 80%. 그만큼 수협조합장의 영향력은 어느 지역보다 막강하다. 그러나 조합원 평균연령 65세로 고령화 추세가 뚜렷하고, 누적된 적자, 참조기 위판량 감소 등 수산업 환경변화에 따른 경영정상화 등의 재임기간 그가 선결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할아버지 때부터 자신의 아들 대에 이르기까지 4대가 추자도에서 어업에 종사해온 누구보다 추자도와 추자바다를 잘 아는 그는 “혁신경영 실천과 마을어장 살리기, 어업어선 적극 지원, 양식어업 활성화 등 주요공약을 차질 없이 실천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뒤이어 서귀포시 위미농협조합장 자리를 탈환한 김종석(58) 전 조합장이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김 당선인은 지난 2010년 1월 선거에선 현 조합장인 당시 오동옥 도전자와의 초박빙 승부를 펼친 끝에 단 21표 차이로 무릎을 꿇었었다. 

그러나 김종석 당선인은 동갑내기 전·현직 조합장 간 벌인 이번 5년만의 리턴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했고, 2006년에서 2010년까지 추진한 사업들에 대한 지속적인 이행을 약속했다.

김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1591표(55.8%)를 얻어 1262표(44,2%)를 획득한 오 조합장을 눌러 재선에 성공했다. 

김 당선인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위미농협 조합장 재임 시 추진했던 사업을 완성시켜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세 번째’ 맞대결로 막판 과열 양상을 보였던 성산일출봉농협 선거에선 현직 현용행(57) 조합장이 김영진 전 조합장에 승리해 당선인 꽃다발을 가슴에 안았다. 

현 당선인은 ‘3선’ 도전인 이번 선거에서 1416표(51.4%)를 얻어 1340표(48.6%)에 그친 김 후보를 누르고 11대와 13대에 이은 제14대 조합장에 올라 3선 승리를 만끽했다. 

세 번째 맞대결인 만큼 선거 막판 치열한 승부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일기도 해 선거갈등을 해소하는 데도 당선인의 역량이 요구되는 곳이다. 

현 조합장은 “청정 성산일출봉 브랜드를 활용해 한중FTA시대 중국으로 친환경농산물을 역수출하는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며 “성산일출봉농협이 친환경농업의 중심이 돼 지역농민과 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명예회복이냐, 아니면 연승이냐에 시선이 쏠렸던 제주시수협조합장 선거에선 한인용(64) 전 조합장이 문태언 현 조합장을 크게 앞질러 ‘재선’과 ‘명예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1916년 5월 설립된 구좌면 어업조합이 뿌리인 제주시수협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제주시 우도면에서 애월읍에 이르기까지 도내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아우르는 조합이다. 

지난 선거에서 당선됐다가 금품제공 혐의로 벌금형(400만원)을 받아 당선무효로 불명예 하차했던 한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조합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음으로서 명예회복에 성공했단 평이다. 

한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2202표(62.8%)를 획득해 1307표(37.2%)에 그친 문 조합장을 누르고 재선고지에 올랐다. 

한 당선인은 “선원에 휘둘리는 선장은 선장이 아니다. 확실한 조직장악력을 통해 선진금융기법 도입과 카드공제대출 활성화로 적자를 해소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처음으로 전국 동시로 치러진 이번 조합장선거에서 쉽게 예측할 수 없었던 전·현직 재대결의 격전 끝에 수성과 탈환의 기쁨을 만끽한 조합장 당선인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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