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장 인근 벚꽃나무 이제야 막 꽃망울...“분위기 안 살아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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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제24회 제주왕벚꽃축제가 개막한 제주시 오라동 종합경기장 일원. ⓒ 제주의소리

제주 봄의 서막을 알리는 제24회 제주왕벚꽃축제가 개막한 27일 제주시 오라동 제주종합경기장 일대. 여느 해와 다름 없이 나들이를 즐기려는 도민과 관광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그런데 웬지 분위기가 어색하다. 벚꽃축제에 당연히 주인공으로 있어야 할 벚꽃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벚꽃이 이제야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시 아라동에서 축제장을 찾은 김모(54.여)씨는 “활짝 핀 벚꽃을 기대했지만 꽃들이 제대로 피지 않으면서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온대 낙엽수목인 벚꽃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그만한 기온이 필요하다.

이달 초 기상청은 올해 벚꽃 개화시기가 24일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하루 정도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3월 중순부터 기온이 올라 개화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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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제24회 제주왕벚꽃축제가 개막한 제주시 오라동 종합경기장 일원.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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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제주왕벚꽃축제의 모습. 활짝 핀 벚꽃들이 올해 축제와 명확히 대비된다. ⓒ 제주의소리DB

그러나 제주지방기상청에 식재된 표준 관측목 벚꽃이 개화한 것은 25일.

이날 기상청은 “벚꽃의 절정 시기가 개화 후 만개까지 일주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다음 주 중반(4월 1일)부터 활짝 핀 벚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축제기간에는 풍성한 벚꽃을 구경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결국 축제기간을 지난해보다 1주일 앞당긴 게 독이 됐다. 지난해에는 4월 4일부터 6일까지 축제가 진행됐다.

제주시는 왕벚꽃축제 날짜 정하는 것을 놓고 매년 골머리를 앓고 있을 정도다.

주말을 축제일로 정하는 동시에, 도민 정서상 4.3과 겹치지 말아야 하고, 미리 날짜를 확정해도 예상만큼 기온이 오르지 않으면 손 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벚꽃 주변에 군불을 때워 개화 시기를 앞당기거나, 거꾸로 꽃망울이 일찍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얼음덩어리를 나무 주위에 갖다놓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4.3 추념일을 피하고, 기상청 예보 등을 감안하면서 날짜를 조정하다보니 올해 다소 일찍 축제를 열게 됐다”며 “풍부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해 도민과 관광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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