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축산악취 진동해도 계기판엔 '0'...제주도, 뒤늦게 “다음달 센서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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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축산악취를 잡는다며 야심차게 도입한 감시시스템(자동악취포집기+모니터링 기기)이 몇 개월째 고장난 채 방치되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독자 제보로 24일 확인 결과, 제주시 한림읍 지역 등에 설치된 6대의 악취 감시시스템이 지난 겨울부터 약 5개월간 정상 가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원이 들어와 가동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코로는 악취가 확연히 느껴지는 데도 계기판은 사실상 악취가 전혀 없는 ‘0’또는 ‘1’에만 머물러 있는 것. 최소 '15'가 넘어야 악취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주도는 2013년 10월 전국 최초로 24시간 자동 축산분뇨 악취감시시스템을 구축했다. 한림읍 금악리와 애월읍 고성리 인근에 총 6대를 설치한 것. 암모니아, 황화수소,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농도·풍향·풍속·온도 등의 항목을 자동 측정하며, 악취 기준 초과시 주변 농가에 악취경보를 발령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구축에는 1억7500만원이 투입됐다.

당시 제주시는 “악취발생 지역에 대한 조기발견과 실시간 악취감시로 신속한 대응태세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악취 특성상 민원 발생 후 현장에 도착해보면 이미 악취물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있거나, 감지가 쉽지 않아 허탕을 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동악취포집기가 이상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작년 10월부터 1년간의 시운전 중에도 종종 실제 악취 수준보다 비정상적으로 수치가 높게 나와 한 차례 수리를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지난 겨울 재차 이상을 보인 것. 센서오염이 원인으로 추정만 할 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국은 몇 개월째 손을 놓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그 동안 불안정했던게 사실이다. 측정은 되고 있는데 계속 극히 낮은 값만 나오고 있다”고 오작동(?) 사실을 인정하며 “5월부터는 센서를 교체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동이 불안정하다는 걸 최근에 와서야 인지했다”며 “센서 교체는 수명이 다 됐는지 확인도 하고,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업체와 의논도 해야되는 만큼 빠르게 진행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한림읍 금악리에 거주하는 A씨는 “설치된 지 1년 6개월밖에 안됐는데 벌써 작동이 안되는 건 큰 문제가 아니냐”며 “수억원을 들여서 설치한 건데....이건 명백한 혈세낭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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