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 작

   
 
 
순이삼촌을 찾아서

김경훈

무수한 생명을 키울 그 생명의 대지에
수레멸망악심꽃 흩뿌려졌네
잡초처럼 무성한 떼죽음이 있었네

살은 썩어 흙이 되고
피는 흘러 물이 되고
열두신뻬 마디마디 흩어졌네

살아, 이승에서
죽은 자들의 목숨을 대신 연명하였네
그건 죽음의 연속이었네
삶의 기적이 아니었네

이제 나 죽어, 나누려네

살 오를 꽃
뻬 오를 꽃
피 오를 꽃 나누려네

그 생명을 살릴 생명의 땅에서
좋은 신체 좋은 얼굴 되살리려네
뼈를 맞추고 살을 붙여 피가 돌게 하여
죽은 자들의 생명의 시간을 되돌리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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