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여성후보 줄줄이 탈락 속 민주당 2명 공천
우리당 여성에 20% 가점…한나라당 '능력대로(?)'

▲ 여성 정치인들의 진출이 당 공천심사과정에서부터 장벽에 가로막히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제주YWCA 예비후보 서약식에 참가한 도의원 여성 예비후보들.
5.31 도의원 공천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여성의 정치적 진출'이라는 여성계의 과제가 또 다시 커다란 벽에 막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야 공천심사에 도전했던 여성 정치신인은 물론, 현역 도의원까지 줄줄이 탈락하면서 또 다시 여성의 몫은 '비례대표'로 한정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연희 국회의원의 성추행 파문을 계기로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여성할당제' '여성가산점제' 등을 내걸며 여성표심 잡기에 몸부림쳤던 정치권의 '구애'는 또 다시 '구두선(口頭禪)'에 그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번 5.31 도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져있거나 심사에서 탈락한 여성정치 예비후보는 열린우리당 고순생 부임춘, 한나라당 김영희 김순옥, 그리고 민주당에서 임기옥 강익자 등 모두 6명.

하지만 이중 한나라당 비례대표 김영희 현직 도의원이 당 공천심사에서 탈락한데 이어, 열린우리당 부임춘 예비후보도 자신이 신청한 지역구(연동 갑)가 후보영입지역으로 결정되면서 단독 신청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셨다. 

우리당에서는 제6선거구(삼도1·삼도2·오라동)에 출사표를 던진 고순생 힌국부인회 제주도회장,한나라당에서는 제18선거구(조천읍)에 도전장을 내민 김순옥 조천리장이 남성 전현직 도·군의원과 맞서 마지막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양 당은 이 두 곳 모두 여론조사를 통해 당 후보를 확정지을 방침이다. 여론조사 경선과 관련해서는 열린우리당이 비교적 여성에 우호적이다. 열린우리당은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자신의 얻은 비율대비 20% 가산점을 얹어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3월초 최연희 사무총장의 성추행 파문이 터지자 공천심사위 차원에서 '여성 최우선 배려'를 골자로 한 공천지침을 내 놓고 지방의원 후보는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우도록 하고 이 비율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비례대표 전원을 여성으로 공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으로 용두사미로 끝나 버렸다.

경쟁 후보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성 정치인에 대해 가장 우호적(?)인 곳은 결과적으로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두 차례 비례대표 도의원을 지낸 임기옥 의원을 제9선거구(삼양·봉개·아라동) 당 후보로 일찌감치 내정한 상태이며, 무소속에서 옮겨온 강익자 서귀포시축구연합회 부회장은 제22선거구(동홍동)에 공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비례대표 도의원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각 정당별로 1순위를 비롯해 홀수 순위를 여성에게 할당하도록 의무화 돼 있어 7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최소4명에서 최대 5명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동당은 당원 총투표를 통해 김혜자 여성위원장을 1순위로 결정한 상태며, 나머지 정당도 조만간 비례대표 선정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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