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를 초월해 '모바일'과의 접목이 트렌드로 자리잡은 시대. 관광도 예외일 수 없다. 제주의 토종 ICT기업 제주넷은 증강현실과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앱 '이야기속 제주'를 통해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색다르게 선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에서는 '이야기속 제주'의 콘텐츠를 매주 한 번씩 펼쳐놓는다.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알기쉽게 마주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이야기속 제주] (4) 수월봉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밑 바닷가 절벽에서는 녹고물이라는 샘이 솟아 흐른다. 이 샘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진다

지금으로부터 약 380여년 전 고산리에는 수월이라는 누나와 녹고라는 남동생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의좋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해 봄, 어머니가 몹쓸 병에 걸려 자리에 눕게 되었다. 수월이와 녹고는 지극 정성으로 어머니를 돌보았다. 하지만 어머니의 병은 호전되지 않았다.

어느 날, 스님이 집 앞을 지나다가 이를 가엾게 여겨 어머니의 병에 대한 처방으로 백 가지 약초를 구하도록 알려주었다. 수월과 녹고는 그날부터 이곳 저곳을 헤매 다니며 갖은 고생 끝에 아흔아홉 가지의 약초를 구했지만, 마지막 한 가지 약초를 안타깝게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하루, 절벽 중간에 자라고 있는 마지막 약초를 찾게 되었다. 수월이는 녹고의 한쪽 손을 잡고 한 발씩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녹고도 절벽 위에서 누나의 손을 잡고 이제 어머니가 병상에서 일어나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있는 힘을 다 내었다. 드디어 그 약초를 캐어 녹고에게 건네주었다. 그러나 그 순간 녹고의 손에 힘이 빠져 누나 수월이의 손을 그만 놓쳐 버렸다. 수월이는 여지 없이 그 험한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녹고는 누나의 죽음이 자신의 실수라는 자책감과 좌절감에 절벽 위에서 그 자리를 떠나지도 않고 한없이 울기만 하였다. 이 녹고의 샘은 녹고가 죽어서도 누나의 죽음을 애도하며 계속 흐르는 눈물이라 한다. / (주)제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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